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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호 Sep 30. 2023

흔해지지 말자!

- 가치를 올리는 법

“시시한 것을 가까이하지 말라. 쉽게 전염되는 질병이므로.” - 기욤 뮈소(소설가)


우리는 종종 많은 물건과, 정보와, 관계 속에서 길을 잃습니다. 


추석 연휴 동안 제 책상과 주변을 좀 정리하려고 둘러보았는데요. 서랍마다 그득하게 들어찬 잡동사니들에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세일을 핑계로 사들이면서 돈을 아꼈다고 뿌듯해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게 정말 싼 물건인지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아니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는데 말이지요. 그것들이 차지하고 있는 집안의 공간은 그 물건보다는 훨씬 비싸니까요. 사실 우리가 넓은 집에서 살고 싶어 하는 이유는 넓은 공간을 원하기 때문이잖아요? 그 소중한 공간들을 잡동사니가 차지하게 한 건 좀  어리석게 느껴집니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단 한 번도 쓰지 않을 것 같은 물건들도 꽤 되더라고요. 


게다가 서랍 속의 물건들 중에는 정말 마음에 들어서 꽤 큰돈을 주고 사들인 것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새인가 그건 처박아두고 같은 종류의 또 다른 물건을 인터넷에서 뒤적거리고 있더군요. 가지고 있는 물건보다 못한 것들인데도 말이지요. 


최근에 넷플릭스를 뒤적거리다가 ‘뭐 이렇게 볼 게 없어?’하며 디즈니 플러스로 옮겼습니다. 하지만 몇 편 보고 나서 금방 시큰둥해집니다.  


‘여기도 뭐 뻔하네.’


우리 마음의 셈법은 이토록 어리석습니다. 


흔하면 가치가 없습니다. 우리는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에서 가치를 느낄 수 없습니다. 매번 건네지는 감사나 칭찬은 가치가 떨어집니다. 가뭄에 콩 나듯 하는 ‘나쁜 남자'의 칭찬 한 마디가 애간장을 태우듯 소중한 것은 흔하지 않지요. 다이아몬드도 길 가다 발에 채일 정도면 가치가 돌멩이 수준이 될 것입니다. 


꽤 많은 물건을 버리고 서랍을 정리했는데도 일상은 그대로입니다. 불편한 점도 없습니다. 원래 삶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던 물건들이었나 봅니다. 적절하게 선택지가 줄었습니다. 아마도 제 물건들의 가치가 조금씩 상승했을 것입니다. 


물건만 그런 것은 아니겠지요. 사람도,

흔해지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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