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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호 Jan 18. 2024

진짜 인재의 조건

- 위기 때 그 사람을 찾는가?


인재를 나누는 기준은 늘 재미있습니다. 일은 사람이 한다는 말이 직장을 떠돕니다. 맞습니다. 일은 사람이 합니다. 좋은 사람을 얻어 그 사람과 일하는 것이 평범한 사람을 얻어 그를 교육시켜 활용하는 것에 비해 훨씬 비용이 적게 드는 효율적인 인력 운용 방식입니다. 그래서 동양이든 서양이든 여러 사람들이 인재의 유형을 나누고 어떤 인재를 활용하는 것이 좋은지를 끊임없이 논의해 왔던 것 같습니다. 


우연히 신문을 보다가 마이클 조던의 멘털 코치였던 팀 그로버라는 사람이 인재의 유형을 ‘쿨러’, ‘클로저’, ‘클리너’로 나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https://www.chosun.com/culture-life/book/2022/12/03/RNFXHSR7URARVACPYID6EZPD6A/?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이 칼럼에 관심이 갔던 이유는 팀 그로버라는 인물에 대한 한 줄의 설명 때문이었습니다. 마이클 조던이 그로버에게 그랬다지요. ‘당신에게 월급 주는 이유는 다른 선수를 코칭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라고요. 마치 ‘남들은 몰랐으면 하는 비법이 담긴 책'을 대하는 느낌이랄까요. 이렇게 저자에 대해 설명하니 관심을 안 가질 수가 없었습니다.  


그 그로버라는 사람이 <<멘탈리티>>라는 책에서 ‘쿨러'는 좋은 인재, ‘클로저'는 탁월한 인재, ‘클리너'는 불굴의 승부사로 분류했다고 합니다. 첫인상은 독특함이 잘 느껴지지 않는 분류였습니다. 그런데, ‘쿨러는 스포트라이트를 원하지만 막상 기회가 오면 어려워하고 클로저는 자신이 리더임을 드러내고자 앞으로 나서지만, 클리너는 다들 누가 진짜 리더이지 알기 때문에 굳이 앞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대목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 대목을 읽는 순간 제 머릿속에 쿨러와 클로저와 클리너로 분류할 만한 사람들이 스쳐 지나갔으니까요.

특히 클리너에 대한 설명이 마음에 많이 남았습니다. 워런 버핏이 그렇게 말했다고 하지요. ‘썰물이 되면 알게 된다. 누가 팬츠를 입지 않고 수영하고 있었는지를.’ 밀물, 즉 돈이 시중에 많이 풀려 빌리기 쉬울 때는 빚으로 쌓아 올린 자산을 자랑하는 사람이 넘쳐난다는 것이지요. 그러다 썰물이 되어 돈값이 오르고 대출 이자가 오르면 그제야 거품 위에 지은 집에서 빚으로 살고 있었던 사람이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회사에서도 평상시에는 쿨러와 클로저가 클리너인척 사람들을 현혹합니다. 하지만 비상사태가 터졌을 때 사람들은 누구를 찾아야 하는지, 누구를 믿어야 하는지를 잘 압니다. 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되지요. 그리고 그 사람에게 매혹됩니다. 그래서 결국 타인의 사랑과 인정을 얻기 위해 애쓸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가 쿨러나 클로저이든가, 아니면 그 둘 수준도 안 되는 사람이라면 후배 직원들을 퇴근 때 따로 불러내서 한우 고기가 아니라 황금 바른 고기를 사줘도 존경하고 따르지 않을 것입니다. 립서비스만을 받을 뿐이지요. 반면 만약에 우리가 클리너라면, 사람들은 우리가 그들에게 아무것도 베풀지 않아도 우리를 따를 것입니다. 


이렇게 적고 나니 조금 현타가 옵니다. 지난 시절을 돌아보면 저는 클리너는커녕, 쿨러나 클로저 축에도 끼지 못했던 것 같아서요. 하지만 지나간 날이야 어쨌든, 클리너이든 클리너가 아니든, 제게 필요한 일은 클리너인 것처럼 보이려고 노력하는 것보다는 내실을 키우는 일인 것 같습니다. 타인의 사랑과 인정은 그렇게 내실을 갖춘 자가 얻는 ‘덤'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인생은 짧은데 알아야 할 것은 참 많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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