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백지수 Dec 10. 2015

#013. 박미정의 우물 안에서 튀어나오기


"언니, 언니는 내가 본 사람들 중에 제일 열심히 공부하는 것 같아.

뭘 위해서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거야...?

학점? 취직?"


글쎄. 내가 공부를 열심히 하는 건 무엇을 위해서가 아니야.

'공부를 하는 것'

이것만으로도 나에게는 중요한 목표였거든.



우물 밖으로 튀어나오기



내가 살았던 울산에서는 내 주위의 어른들이나 또래 친구들을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생을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였어. 울산에서 태어나고, 공부하고, 취직하고 자리를 잡는 거지. 

그래서일까? 주위에 아무런 목표 없이 그냥 이끌리는 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어.

그런데 나는 그곳에서 너무 벗어나고 싶은 거야. 어릴 때부터 서울이라는 곳에서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싶었고, 의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정말 간절하게 가지고 있었거든. 나는 무언가를 이끄는 일을 하고 싶은데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수동적인 행동에 너무나도 익숙해져 있었지. 



흔히 하는 말들 중에 수능 공부하려면 삼박자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잖아. 할아버지의 재력, 엄마의 정보력, 아버지의 무관심. 나에게는 부모님의 무관심밖에 주어진 게 없었는데, 아무도 내 도전을 의미 있게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는 게 항상 아쉬웠어.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늘 미련이 남아있었지.

그렇게 나에게 첫 도전인 수능을 볼 때 까지 나는 '내가 가두어 버린 우물' 속에 갇혀있었고, 수능이 끝나면서 내 문제점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을 가졌어. 역시나 나는 아직도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뿐이더라고.

그래서 막연히 혼자 서울로 올라왔어. 어디서 살아야 할지, 어디에서 교육을 받아야 하는지 아무것도 모른 채로 ‘공부가 해보고 싶다’라는 마음만 가지고 우물 안 개구리가 우물 밖으로 튀어나왔지. 



서울에서 이런저런 고생을 해가면서 나는 혼자서 살아가는 알아갔어.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모든 일에 있어서 혼자 책임지려고 노력했고, 뭐랄까... 나에게 유일한 목표가 공부였기 때문에 ‘공부’라는 문제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열심히 치열하게 살았지.     

내가 지금 ‘공부’라는 목표를 갖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면서 내 스스로의 발전을 계속해서 하려는 건, 조금씩 더 나은 내가 되고 싶어서 라는 이유도 있지만, 내 자식에게 꿈을 심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이기도 해. 

나의 어린 시절에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이라도 나에게 ‘우물 밖에 또 다른 세상이 있어!’라고  이야기해줬다면.이라는 아쉬움이 많이 남거든. 

‘의사 집안’ 뭐 이런 거 있잖아. 그들에게 뛰어난 유전자가 존재하기 때문일까? 나는 그 사람들의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하거든.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나에 대해, 그리고 내가 겪을 세상에 대해 공부해. 미래에 내가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을 때, 넓은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거든.          




가슴과 머리의 외침



지수야. 

마음이 정말 하고 싶다고 말하는 일이 생겼는데, 머리에서 '안돼'라고 이야기하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알아?

절대.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아. 다시 말하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내가 공부를 하고 싶다 라는 가슴의 외침을 무시한 채 현실적으로 너무 힘들 거야 라는 생각을 했다면, 내가 뭔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을까?

뭔가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알기나 했을까?


나는 한 번도 안 해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해본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

꿈을 갖는 것도 마찬가지야. 사실 사람 일인지라, 꿈을 가지고 오늘을 살아도, 꿈을 갖지 않고 오늘을 대충 살아도 둘 다 후회는 존재해.  대신해본 사람은 덜 후회하는 선택을 하고, 덜 후회하기 위한 내일을 살아가는 거야.          

뭔가에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어.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삶을 살아가면서 내가 가장 무서웠던 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었어. 

오늘도, 어제도 뭔가를 했는데 내가 무엇을 위해서, 뭘 했는지 남는 게 하나도 없는 것.


그럴 때에는 멀리  내다봐. 

당장 오늘 뭐부터 할까? 이런 생각보다, 10년 뒤, 20년 뒤 어디에서 뭘 하고 싶은가에 대해 생각해봐.          





엽서형 일간 캘린더, [오늘도 두근거림]의 14번째 이야기, 박미정


**

[오늘도 두근거림]은

365명의 가슴 두근거리는 이야기를  0.1도씩 덜어내어 만든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36.5도의 달력입니다.

여러분의 꿈, 희망, 삶의 목표, 힘들었던 순간

그 어떤 이야기든 괜찮아요!

당신의 소중한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싶으신 분들은 편하게 댓글 또는 페이스북으로 신청 부탁드립니다.


페이스북 링크 : www.facebook.com/happyjisu

매거진의 이전글 #012. 정재환의 50대 5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