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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찌 Apr 05. 2024

햇빛을 피해서

생후 110일 혼자 끙끙대며 이동하다

2024.03.16(토)


이사 후 계속 미뤄왔던 책장 정리를 하는 동안 거실 쪽이 조용해지더라. 그래서 낮잠을 자나 보다 하고 가보니 아빠는 소파에서 잠이 들어버렸고 아음이 너는 아기 체육관 위에서 조용히 놀고 있더라고. 그런데 아기 체육관 위 너의 위치가 뭔가 이상한데 싶어 자세히 들여다보니 딱 햇빛이 들어온 자리를 옆 그늘진 곳에 누워있는 게 아니겠니. 세상에 네가 햇빛이 싫어서 응차응차 엉덩이도 들었다 내렸다 허리를 돌려 옆으로 누웠다 등대고 누웠다 스스로 자리를 옮긴 거야.


최근에 뒤집기 연습을 열심히 하더니 이리저리 몸을 움직여 거기까지 갔다는 사실에 어찌나 기특하던지 궁디를 팡팡했다. 나중에 홈캠을 돌려보니 고리 장난감을 움켜쥐고 이리 저리 움직였더구나. 얼굴이 너무 고리 장난감 밑에 있다 싶어 자리를 옮겨주려고 했는데 네가 게 인형의 다리를 질겅질겅 씹고 있구나. 평소에 인형에는 관심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당겨서 입으로 넣을 수 없는 위치에 있어서 그랬던 건가 싶네. 하여간 요즘 구강기라 모든 게 입에 들어가네. 자기 전에 장난감 소독을 잘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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