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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찌 Apr 12. 2024

엄마 러너의 새로운 요가원

#바닥에 뿌리를 내리는 느낌

달리기 보강 운동을 위해 요가원을 등록했다. 새로 등록한 요가원의 수업은 독특하다. 루트, 코어, 하트, 플로우, 명상 하타, 인. 그중에서도 오늘은 루트 수업을 듣고 왔다. 개인적으로 요가를 하면서 처음에 어려웠던 게 균형을 잡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근육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깨달았다. 지면에 닿는 손바닥, 발바닥에 몸의 하중을 골고루 분산해 지면에 뿌리내리는 순간 몸의 균형이 저절로 따라온다는 걸. (아 물론 근육도 어느 정도 필요하지만) 그래서 이후 몸이 흔들리면 지면에 닿은 손바닥과 발바닥에 실린 힘을 느끼는 데 집중하곤 했다. 그래서 오늘 수업이 더 반가웠다. 하체의 단단한 그라운딩을 만들어 상체로 그 에너지가 뻗어나가 균형 있는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수업. 아이가 중심이 되어버려 나를 위해 쓰는 시간은 토막토막 쪼개져 있는 요즘. 균형을 잃지 않을 내면의 힘과 안정성이 필요한 나에게 너무 필요한 수업이었다.


#다정한 런저씨

예전에는 러닝메이트인 신랑과 항상 함께 달렸다. 런데이 훈련을 켜두더라도 둘이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며 달리곤 했다. 그런데 요즘은 러닝메이트 없이 혼자 달리다 보니 조금 외롭다. 게다가 평소에 조금 늦은 저녁에 인적이 드문 곳에서 조용히 달리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라 오늘도 고요한 어둠 속을 달리고 있는데 더욱더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런저씨 가이드가 라디오 디제이처럼 정겨워 더 집중해서 듣게 된다. (원래 런저씨 음성은 인터벌이나 가속주 훈련할 때 언제 걷고, 달리고, 언제 속도를 올려야 하는지만 참고하는 편이었는데) 오늘은 외로운 내 마음을 위로해 주는 것 같은 문장이 마음에 와닿았다. "지금 이 순간 수많은 러너가 여러분과 함께 달리고 있습니다" 달리기를 마쳤을 때 이 문장이 기억나지 않을까 봐 입으로 반복해서 되뇌었다. 흑백사진 같던 눈앞 풍경이 수채화로 물 든 것 같이 화사해졌다.


#페이스 체크

지난번 몸이 기억하는 페이스로 달렸다가 무릎이 아팠다. 오늘은 수시로 페이스를 체크했다. 몸이 기억하는 그 속도보다 1분은 더 늦게 달려야 한다. 느리게 달리니 이번에는 발을 자꾸 쿵쿵쿵 구르게 된다. 무릎을 조금만 낮게 들어 올려 경보 자세로 달려본다. 조금 낫다. 지금 나에게 무리 되지 않는 속도, 호흡, 자세를 찾는 과정이 지난할 것 같다. 그때까지 무릎이 잘 버텨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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