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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arinsk Sep 12. 2016

Narcos

"나르코스"에 대한 이모저모 

당연히 "Narcos"가 현실 그대로 일리는 없겠다. 현실은 드라마보다 훨씬 심심했을 것이다. "Based on true story"의 묘미란 그런데 있는 것인데, 이 경우는 현실에 발목을 잡히기보다는 현실을 잘 써먹은 성공적인 사례다. 사실, 극이란 극이 중심이기 때문에 현실을 참조하는 수준이면 된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현실을 얼마나 반영했는지보다는, 극적 재미에 복무하도록 얼마나 잘 채웠는지에 더 관심이 있다. 

드라마의 제작은 초기에는 스페인어권 방송사인 Telemundo와 Netflix 사이의 계약을 통해 진행되었으며, 원안 및 뼈대는 브라질 감독 José Padilha가 만든 것이라고 한다. 이 사람이 누구냐? "City of God"와 더불어 브라질 영화를 세계에 알린 "Elite Squad"를 쓰고 감독하고 제작하신 분 되시겠다. 역시 강력한 작품 뒤에는 강력한 제작력이 버티고 있는 것이다. 진부한 말이지만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다. 다만, 누가 잘 먹는지 잘 알아보는 것도 쉽지 않다는 걸 "나르코스"는 새삼 알려준다. '변방'의 숨은 재능을 얻는 길은 언뜻 보이게 쉬운 것 같으면서도 전혀 쉽지 않다. 역설적으로 후발주자였던 Netflix는 영상업계에서 이 일을 가장 잘하는 회사가 되어가고 있다. 나는 플랫폼으로서의 능력보다는 넷플릭스의 이런 선구안을 더 높게 친다. 

 두 시즌 동안 (누가 뭐래도) 극의 중심이었던 파블로 에스코바 역의 Wagner Moura 역시 Elite Squad에 출연했던 브라질 배우다. 그리고 브라질은 스페인 어가 아니라 포르투갈 어를 쓰는 나라다. 스페인 어를 모르는 나에게 그의 연기는 몹시 뛰어난 것이었다. 하지만, 스페인의 뉘앙스까지 아는 사람들에게는 다를 수도 있겠다. 대체로 Moura 연기를 높게 평가하는 듯싶지만, 그의 어쩔 수 없는 포르투갈 어의 흔적을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다.  콜롬비아 현지에서는 극의 내용에 대한 불만 역시 당연하게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이 시리즈의 장점은 필요한 모든 장면을 현지 어(스페인 어)로 채운 것이 아닌가 한다. 보통 미국인들은 자막 보기를 싫어하고 그래서 외국 영화의 경우 [바보 같은] 더빙을 하거나 일종의 극적 관용을 통해 영어를 그냥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나르코스"의 성공을 보면 이게 넘을 수 없는 한계는 아니었던 듯싶다. 넷플릭스의 시대에는 리얼리티를 살리는 게 더 좋은 것이다!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에스코바의 아내와 두 자식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찾아보았다. 위키피디어에 따르면, 에스코바의 남은 가족들은 모잠비크를 거쳐 아르헨티나로 갔다고 한다. 에스꼬바에 대한 콜럼비아 인들의 애정은 여전했는지 에스꼬바의 각종 기념품으로 꽤 돈을 벌었다고 하며, 상표 등록 또한 수 차례 시도했다고 한다. 아들은 건축가가 되었고, "Narcos"에 이르기까지 아버지에 대한 여러 가지 입장 표명을 하고 있다고 한다. 

멕시코 마약 카르텔과의 지독한 투쟁의 연대기인 돈 윈슬로의 "개의 힘" 과 "카르텔" 역시 폭스에서 영화/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다. 독하기로 면 윈슬로의 소설들이 가장 독할 것 같은데, 과연 영상물로는 이미 선빵 제대로 날린 "Narcos"와 영화 "시카리오" 사이에서 뭘 더 보여줄 수 있을까 싶기는 하다. (그런데, "카르텔"은 번역 안 해주시나요...) 

에스꼬바를 끝까지 추적하는 미국 DEA 요원 페냐 역을 맡은 배우 페드로 파스칼은 "왕좌의 게임"에서 가장 허무하게 죽은 캐릭터였던 오베린 왕자의 그 배우다! ㅎ 


참고 

http://www.economist.com/blogs/prospero/2016/09/real-narcos?fsrc=scn/fb/te/bl/ed/

https://en.wikipedia.org/wiki/Sebasti%C3%A1n_Marroqu%C3%ADn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15/sep/17/narcos-netflix-colombian-acc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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