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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디어가이 Jul 15. 2018

미국 TV, 영화사의 희망 : 넷플릭스

한국도 다를 바가 없다

CBS의 스타트렉 디스커버리, 반전에 성공하다


북미에서 작년에 공개된 스타트렉 디스커버리는 초기엔 성공한 콘텐츠가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초기의 임팩트를 주지 못한 콘텐츠는 형편없는 시청자들의 평가에 시달려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브레이킹 베드"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브레이킹베드는 시작 초기부터 인기를 끌었던 콘텐츠는 아닙니다 @AMC 제공

물론 편당 제작비가 80억이 넘는 콘텐츠의 성공 여부를 쉽게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스타트렉은 편당 $8M~8.5M 의 제작비로 15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억 2천만 불이 넘는 프로젝트로 왕좌의 게임의 제작비와 거의 흡사합니다.)

북미에서 OTT 서비스인 CBS All Access에서 공개된 후 CBS 채널을 통해 방영된 이 TV 시리즈는 CBS All Access의 역대급 가입자를 이끌기도 하였습니다. (CBS All Access와 Showtime 은 올 2월에 CEO인 5백만 가입자를 돌파했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스타트렉이 나온 시점이 9월 말입니다. 8월까지 그들의 가입자는 4백만 명이었습니다.)


우리는 스타트렉의 새로운 TV시리즈를 넷플릭스에서 시청했지만 북미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평단의 평가는 초기에 좋았음에도 팬들은 그러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IMDB, Rotten tomatoes와 함께 현실적인 평점 시스템으로 평가받는 메타크리틱 스코어는 4.7점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출처 : Metacritic.com 

좋지 않은 스코어를 기록하고 좋지 않은 바이럴이 나왔음에도 CBS는 방영 한 달 만에 시즌 연장을 결정했었습니다. CBS All Access라는 $5.99(약 6500원)의 유료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으면 볼 수 없는 제한적인 환경에서 큰 방향을 이루지도 못했습니다. 당시의 시청자들의 반응만 본다면, 마치 센스 8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했었죠.

하지만 시즌 막바지로 갈수록 재미있는 수치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스타트렉이 #1위를 차지한 북미 디멘드 차트, 스타트렉이 디지털+TV를 통틀어 1위를 기록 @ParrotAnalytics

 

바로 바이럴 스코어(Demand Score)들에서 방영이 끝난 후에 점점 더 많이 언급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왼쪽 차트를 보시면, 파란색은 디지털 오리지널(OTT용으로 나온 오리지널 콘텐츠), 아이보리색은 TV용 오리지널 콘텐츠입니다. 왼편의 종합 차트에서 스타트렉 디스커버리만이 유일하게 1위를 차지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가 자랑하는 다른 오리지널들은 셰임리스나 스타워즈 시리즈에도 못 미치는 것을 알 수 있죠.

5개월이 지난 시즌1이 끝난 지금 결과적으론 CBS의 선택은 옳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전장치가 없었다면 어땠을까요?


반전의 뒤에는 넷플릭스가 있다


어떻게 CBS는 이런 성공을 예측할 수 있었을까요? 사실 예측했다기보다는 리스크를 최소화했다는 말이 맞을 것입니다. CBS는 스타트렉 디스커버리가 공개되기 전에 넷플릭스(미국, 캐나다를 제외한 글로벌)와 벨 미디어(캐나다)와 계약을 맺게 됩니다. 넷플릭스가 제공한 금액만 에피소드당 6백만 달러입니다. 전체 예산의 약 70% 이상의 금액을 투자한 것이 됩니다. 캐나다의 벨도 적지 않은 금액으로 투자를 하였을 것이고요.

넷플릭스와 CBS는 두 가지 니즈가 있었던 것입니다. 넷플릭스는 HBO, CBS 수준의 질 높은 콘텐츠를 꾸준하게 만들 수 있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제작비를 효율적으로 쓰는 부분도 아직은 미지수입니다. 작년에 성공했다고 하는 넷플릭스의 오리지널인 지정 생존자(ABC), 리버데일(CW), 스타트렉 디스커버리(CBS), 아웃랜더(스타즈-Starz)등은 모두 미국 방송사에서 제작하고 방송을 했던 것입니다. 넷플릭스가 CES에서, 그리고 사이니지에서 엄청나게 광고를 하며 제작비만 1억 불 이상(1억 5천만 불이라는 소문도 있습니다)을 투입한 얼터드 카본(Altered Carbon)은 기묘한 이야기 수준의 인기를 이끌어내지는 못했습니다. 앞선 패럿의 자료를 봐도 CW의 10대 드라마인 플래시 보다도 바이럴 지수가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콘텐츠 퀄리티에 과연 좋은 영향을 줄까?


문제는 질 좋은 콘텐츠를 공급하고 싶은 넷플릭스와 리스크를 덜 가져가고 싶은 콘텐츠를 공급하고 싶은 방송사간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이 문제가 될 것입니다.

CW의 DC 히어로물 블랙 라이트닝. 미국내 반응이 형편없자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나오게 되었다.

위의 사진처럼, CW(CBS와 워너의 합작 채널)에서 야심 차게 준비한 블랙 라이트닝은 첫 방송이 공개되자마자 다른 국가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소개되었습니다. 


이런 케이스가 TV 드라마에만 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넷플릭스 고객들은 파라마운트의 영화를 앞으로 넷플릭스에서 미국 개봉 직후 혹은 바로 시청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올해 슈퍼볼 광고에서 해성같이 등장한 클로버필드 트릴로지의 마지막인 클로버필드 패러독스가 극장 개봉이 아닌 넷플릭스에 전 세계에 공개가 된 것입니다. 4천~4천5백만 불 정도의 제작비를 들인 이 영화를 5천만 달러에 구매를 했다고 합니다.

클로벌필드 파라독스는 파라마운트의 영화로 극장 개봉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탈리 포트먼 주연의 어나힐레이션(한국 제목 : 서던 리치 소멸의 땅)도 미국 개봉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3월 12일 넷플릭스에 공개가 될 예정입니다.

아마도, 현재 파라마운트의 안 좋은 상황들 특히 최근에 CEO도 폭스 쪽 인사로 교체가 되었는데 회사를 회생하기 위한 절차들을 밟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넷플릭스는 윌 스미스 주연의 브라이트가 아주 성공적이진 않았기 때문에 극장 개봉용으로 만든 파라마운트의 영화들이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을 것입니다. (브라이트는 넷플릭스 글로벌 가입자를 유치하는 데는 도움을 주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비급 아닌 비급 영화들, 드라마들이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채워진다는 것이 과연 좋은 시그널 일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장기적으로는 자신들의 잘 만든 콘텐츠로 채울려고 노력은 계속 할 것입니다.


한국도 과연 넷플릭스와 손을 잡는 것이 답이 될까?


미국 방송사도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것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워너(HBO 포함), 디즈니(ABC 포함)와는 달리 서로 멀리해야 할 파트너는 아닙니다. 특히 큰 예산이 들어간 작품의 경우 넷플릭스가 해외 배급을 책임져 준다면, 미국 현지만 신경 쓰면 되기 때문입니다. 오리지널에 대한 제작 능력이 안정화되면, 이런 트렌드가 없어질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론 이런 프레네 미(친구이기도 하고 적이기도 한) 관계는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도 제작사들이 넷플릭스와 손을 잡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JTBC, 스튜디오 드래곤, 넷플릭스와 손을 잡는다면, 글로벌로 편하게는 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만 신경 쓰면 됩니다. 하지만 그들이 최고의 계약을 제공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 산업에서 플랫폼 사업자로 살아남을 것이 아니라면, 넷플릭스와 경쟁할 수 있는 플랫폼에 콘텐츠를 투자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으로는 중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올인은 답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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