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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디어가이 Jan 02. 2018

구글이 말하는 TV프로그램 트렌드

넷플릭스, 인도, 중남미

<이 글은 매일경제의 김조한의 넥스트 미디어의 기고된 글입니다>


한해에 구글 검색을 사용하는 유저들이 어떤 부분에 검색을 실행했는지를 분석하여, 2017년 통계를 공개하는 구글 트렌드가 어김없이 공개되었다. 
 


이미 여러 매체에서 관련 트렌드를 분석하였지만, 글로벌 TV시리즈에 관련된 트렌드 Top 10은 어떤 시사점을 줄 수 있는지 따로 분석해 보았다.
1. 글로벌 Top 10 중에 5개가 넷플릭스 작품
전 세계 1억 명이 넘는 가입자를 보유하고, 7조 이상을 콘텐츠를 수급하고, 제작하는 데 사용한다는 넷플릭스. 그들의 콘텐츠가 얼마나 사랑받는지 실제로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많이 검색한 TV시리즈라고 하면 이야기가 다를 것이다.
 

Figure 1 기묘한 이야기 시즌2(Stranger Things Season 2) 사진 제공 @넷플릭스


이미 작년에 1위를 기록했던 10월에 시즌2가 공개된 기묘한 이야기 (Stranger Things) 시리즈가 다시금 1위로 올라섰다. 전 시즌보다 못하다고 하지만 전 시즌이 워낙 대단했기 때문에 그렇지 다른 작품보다 화제성이 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평가받는다. 버즈라는 관점에서는 오히려 더 뛰어났다고도 볼 수 있다. 물론 시즌3도 이런 화제를 이어갈 수 있는 것에 대한 물음표가 붙어있다.  
2위는 올 상반기에 가장 트윗이 많이 된 콘텐츠로 유명한 동명 소설이 원작인 이 역시 넷플릭스 오리지널인 루머의 루머의 루머(13 Reasons Why)이다. 이 작품 또한 이런 큰 관심을 끌지는 몰랐으며, 상반기에 히트작이 많이 없었고 생각보다 아이언 피스트가 제 몫을 못해준 넷플릭스에 큰 힘이 되었다. 넷플릭스에게도 콘텐츠 부분에선 성공 방정식이란 없다.
5위는 재미와 욕을 동시에 먹은 시즌2가 어떤 의미론 기대가 큰 마블의 아이언 피스트(Iron Fist)가 선정되었다. 혹여나 이 글을 읽고 시작하진 마시길. 하지만 놀랍게도 동남에서는 큰 인기를 끌었다.
7위는 미국의 CW 채널에서 방영했지만 글로벌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공개된 청춘드라마 리버데일(Riverdale)이 선정되었다. CW(CBS와 워너브라더스의 합작 채널)은 넷플릭스와 독점 계약이 되어있는 방송사로 유명하다. 미국에서는 물론이고, 한국에서도 대부분의 CW의 드라마 시리즈 (애로우, 플래시, 레전드 오브 투마로우, 리버데일 등)등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젊은 세대들이 볼 수 있는 콘텐츠가 온라인에서는 쉽게 화제를 일으키기 좋은 듯하다. CW가 미국 내에서 흥행에 참패하더라도 계속 이런 콘텐츠를 만드는 이유는 전 세계에서 젊은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가 통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방송 시청률보다 글로벌 콘텐츠 공급의 유무가 더 콘텐츠 생명력에 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10위는 데이비드 핀쳐 감독이 하우스 오브 카드 이후로 넷플릭스와 다시 손잡은(전체를 제작하지는 않았다) 범죄 프로파일링 드라마 마인드 헌터(Mind Hunter)가 차지했다. 이 작품도 시즌2가 확정이 되었다.
넷플릭스의 스테디셀러가 있다면 마인드 헌터를 말해야 할 것이다. 많은 지역에서 사랑을 받았고 데이비드 핀쳐만의 연출이 돋보였다. 미술도 칭찬하고 싶은 작품 중 하나였다.
재미있는 것은 넷플릭스의 이 시리즈는 기묘한 이야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Newbie 즉 시즌1 콘텐츠라는 것이다. 2017년에 모두 새롭게 시작하였는데, 이런 콘텐츠가 인기를 받기는 무척이나 어렵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시즌제에 큰 의존을 하면서, 미국 관객들이 새로운 것을 기대하던 심리에 잘 대응한 것이 아닌가 싶다. 미디어에 정답은 없다. 그럼에도 넷플릭스는 좋은 총알을 확보하게 되었다. 모두 다음 시즌이 확정되어있는 상태이다. 작년과 올해처럼, 기묘한 이야기와 같은 폭발적인 관심은 못 끌더라도 70~80%의 시청자들은 다시 돌아올 테니 말이다.
2013년부터 넷플릭스를 이끌던 기존 오리지널들은 이제 뒤로 물러가는 느낌이다. 하지만 넷플릭스의 시대는 이제 시작인 듯하다.

2. HBO의 선방. 하지만 숙제가 남아있어
 

Figure 2 HBO의 최대 히트작.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


작년에 4위였던 왕좌의 게임은 그 자리를 유지했다. 작년에 이 차트에서 2위를 기록했던 웨스트 월드는 2018년에 시즌2가 공개될 예정이다. 왕좌의 게임 시즌7은 유료채널로는 최고의 성적인 1300만 시청자를 첫 에피소드에 기록하기도 했다. 유료방송 채널이자 독립 OTT로도 4백만 가입자를 유치한 그들은 넷플릭스에 대항하는 유료방송 채널들의 미래에 대한 길라잡이가 되고 있다. 최근 경쟁 플랫폼들(애플, 아마존)이 가장 많이 언급하는 것은 제2의 기묘한 이야기, 하우스 오브 카즈가 아닌 제2의 왕좌의 게임을 만들겠다는 것을 강조한다. 디즈니 x폭스와 같은 경쟁자들도 넷플릭스와 대항하기 위해 일단 HBO를 벤치마킹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즌8 이후로 시즌이 불투명한 그들에겐 이것은 상당한 위기가 될 수 있다. 웨스트 월드라는 걸출한 시리즈를 만들어 냈지만 넷플릭스와 경쟁하기엔 그들이 가진 총알이 여전히 부족하다. 앞으로 제2의 왕좌의 게임과 웨스트 월드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실리콘밸리는 재미있지만 너무 현실적이라 빅뱅이론이 되지 못하고 있다.
3. 중남미 시장은 누가 선점할 것인가? 빅 브라더 브라질 그리고 포맷 포맷 포맷
 

Figure 3 첫 시즌은 2002년에 시작되었다. 17 시즌, 15년째이다.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빅 브라더의 라이선스 프로그램인 빅 브라더 브라질 시즌17이 전 세계에서 3번째로 가장 많이 검색한 드라마로 선정되었다. 미국 프로그램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은 네덜란드가 시초였다. 브라질에선 이번 시즌이 왕좌의 게임의 아성을 눌러버렸으니 얼마나 큰 위력을 보였는지 예상할 수 있다. 빅 브라더는 다음에 이야기할 인도시장에서도 엄청난 선전을 했다. 6위를 기록한 빅보스(Bigg Boss)도 빅 브라더의 포맷 라이센싱 프로그램이다.
포맷 라이센싱은 한국에서 SNL, 탑기어 등을 생각하면 쉬울 듯하다. 해외 인기 있는 방송의 포맷(콘셉트)을 채용하여 브랜드를 유지하면서 방송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런닝맨, 아빠! 어디가? 등이 포맷 라이센싱으로 콘텐츠를 수출해서 재미를 보았다. 그리고 올해 유튜브 트렌딩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한 태국의 마스크 싱어(The Mask Singer)는 한국의 복면가왕이 포맷을 수출한 케이스이다.
중남미 시장의 선전이 무섭다고 하는데, 앞으로 미디어 시장에서 어떤 위세를 보일지 기대반 우려 반이다.
4. 아무리 이야기해도 모자란 인도. Bigg Boss 6위. 코미디 토크쇼인 카필 샤르마 쇼 9위 
 

Figure 4 BIGG BOSS (소니 픽쳐스 텔레비전 제공)


인구가 깡패라고 하지만, 그만큼 경쟁도 치열한 시장이 인도이다. 아마존이 전력을 다해서 시장을 가져오려는 나라이기도하다. 작년에 없던 콘텐츠가 2개나 나온 것은 간과해서는 안될 사항이다. 인도와는 어떻게든 협력을 하지 않으면 향후 글로벌 콘텐츠 지형에서 한국은 없을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든다. 인도의 약진은 이제 시작 일지도 모른다. K-Wave의 성장만큼 TV 방송에서 인도 방송 드라마가 성장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넷플릭스가 인도의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구매하는 것도 이유가 있다. 작년에 태양의 후예가 있던 자리에 인도 코미디 토크쇼가 들어간 것이다.

인도시장은 이미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5. 아메리칸 갓즈, 스타즈의 부활?

HBO와 함께 대표적인 유료 채널이면서 디지털 전략을 잘 이끌고 있는 스타즈(Starz)의 신작인 아메리칸 갓즈는 판타지 드라마이다. 한국 유료방송에서도 아직 소개가 된 적이 없다. 이것도 첫 시즌이 새롭게 시작되는 드라마이다. 새로운 시즌 드라마가 이렇게 큰 바이럴을 얻으면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방송 채널들에게 판매는 문제없을 수 있다. 다음 시즌을 제작해도 되는 그린라이트를 받았다고 보면 된다. 스타즈도 좋은 무기를 얻게 되었고,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군침을 흘릴만하다.


6. 넷플릭스, 포맷, 그리고 남미와 인도
넷플릭스와 포맷, 그리고 중남미, 인도로 올 한 해 방송 트렌드가 정리될 듯하다. CJ의 도깨비는 올해 초에 아시아의 트렌드를 이끌어 냈지만, 글로벌로는 그러지 못했다. 한국은 콘텐츠 수출과 더불어 인도와 중남미에 포맷을 수출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밉TV와 같은 콘텐츠 마켓에서도 두 시장이 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에게 시간은 많지 않은 듯하다. 방송은 결국 IP(지적 재산권) 싸움이 될 것이다. 디지털과 글로벌로 접목하기 쉬운 우리의 콘텐츠를 끊임없이 개발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다행인 것은 한국이 이 분야에서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온리는 아직 시기상조이다. 여전히 방송 채널과 디지털 전략을 같이 봐야 한다.
넷플릭스는 이제 오리지널 페이즈 2로 넘어간 듯하다. 올해 새롭게 소개된 콘텐츠를 통해서 지속적인 바이럴을 해야 한다. 더 이상 하우스 오브 카드,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을 통해서 힘을 얻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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