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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ㄱ 자유로운 영혼 ㄴ Jun 12. 2020

친구가 남기고 간 사진 한장의 의미

마지막 선물

같은 시기에 미국으로 이민을 온 동갑나이의 한 녀석을 알게 되었다. 고등학교를 같이 다니고 힘든 미국 생활을 할때 서로에게 힘과 용기를 불어 넣어주는 좋은 친구였다. 서로 다른 성격의 사람이었지만 여러면에서 추구하는 성향이나 취향이 비슷했고 서로를 그대로 이해해주고 받아주는 친구사이가 되었다.


그 녀석과 제일 좋은 점은 말이 잘통했다. 서로의 고민거리, 감추고 있던 비밀들, 속깊은 이야기, 인생에 대한 생각, 좋아하는 음악, 관심있는 예술등등을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뭐든 편하게 이야기 할수 있는 친구였다. 흔희 말하는 그녀석과는 베스트 프렌드였다. 


친구와 10대 후반과 20대를 같이 보내며 많은 좋은 추억과 경험들을 같이 보냈다. 한번은 에미넴이라는 래퍼가 살았던 8마일 로드에 가고 싶다고 해서 미국에서 가장 험학하고 못사는 동네, 디트로이트에 같이 놀러 간적도 있었고 좋아하는 밴드를 본다고 14시간 쉬지 않고 운전해서 땡볕에 8시간 넘게 야외에서 기다려서 같이 보고 온적도 있었다. 그때, 그친구와의 젊은 시절이 그립게 가끔 회상이 된다.


그 녀석은 아트나 엔터테이먼트쪽에 관심이 많았다. 연기를 하고 싶었고 영화 감독도 꿈꾸던 큰 재능과 끼를 가지고 있던 젊은이였다. 어딜가다가도 예쁘게 생긴것에 관심이 많았고 일상속의 거리나 사람들의 표정들을 사진으로 담아내서 그걸 보면서 이야기하는 걸 좋아했다. 남다른 감각을 소지하고 태어난 녀석이었다. 암튼, 나 또한 사진쪽에 관심이 있어서 그친구와 자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서로에게 피드백이나 느낀 점들을 이야기 해주었다. 


사진과 영상으로 자기 세상을 담아 표현하기  좋아하는 친구는 어느 순간부터 자기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꺼리기 시작했다. 친구녀석과 찍은 사진이 찾기 힘들정도로 사진기 뒤에서만 거리, 풍경 아님 사람들만 담아냈다. 몇번 같이 찍자고 해보았지만 친구는 사진기로 나와 다른 친구를 찍는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난, 앞으로 이 친구와 사진을 찍을 날이 더 많으니, 언젠가는 찍으리라는 생각으로 그냥 넘어갔었다.


그리고, 어느날, 친구 녀석을 끌고 등산을 가게 되었다. 친구 기분 전환을 해줄꼄, 오랜만에 못다한 이야기나 할꼄, 그렇게 도착한 산자락 밑에 위치한 작은 폭포에 도착하게 되었다. 국립공원안에 위치한 그 폭포에 사진사 한분이 자리를 잡고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사진을 찍어 주고 있었다. 원래, 국립공원에서 돈을 받고 장사를 하는 행위는 불법인데 법을 어기고 장사를 하는 사람도 미국에서 처음 보았다. 


그날따라 이상한 일이 여러번 벌어진다고 생각할 무렵, 내 친구 녀석이 그 사진 기사에게 다가가 말을 걸고 있었다. 사진을 찍어달라는 말과 어떤 방법으로 사진을 받을지 묻고 있었다. 친구에게 내 사진기로 찍으면 된다고 했지만 전문가에게 찍고 싶다고 했다. 그래도 친구랑 같이 찍을 생각에 그냥 흔쾌히 찍자고 했다. 그렇게 친구와 난, 한 오후에 작은 폭포를 배경으로 어깨 동무를 하고 사진을 한방 찍었다. 


야속하게도 그 사진은 그 친구가 나에게 남기고 간 마지막 한장의 사진이다. 나에게 주고간 마지막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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