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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용남 Jul 17. 2017

빠르고 간결한 UX/UI 개발 제안서

개발자-기획자-디자이너가 가장 사이좋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방법.

지난번 UX/UI 개발 프로세스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는데, 나름대로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다.

그래서 이 글 속에서 언급한 우리 팀의 UX/UI 개발 제안서를 템플릿으로 만들어 많은 분들에게 공유하고자 한다. 이 템플릿이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


전문적으로 UX/UI 디자인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내가 이러한 프로세스를 고안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팀 커뮤니케이션 때문이었다. 아주 수직적인 회사라면 모르겠지만, 사실 디자이너가 개발자를 설득하기는 쉽지 않다. 디자이너와 개발자가 생각하는 로직 자체가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운 좋게 디자인과 개발과 모두 해볼 시간을 가질 수 있었는데, 이러한 과정 속에서 디자이너-개발자-기획자가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고안해낼 수 있었다. 가장 핵심 콘셉은 제품 개발팀이 서로 싸우지 않고 공통의 목표를 향해 자기 나름대로의 역량을 개발 또는 디자인에 쏟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개발자는 디자이너가 그저 '심미'적인 것에만 신경을 쓴다고 불만이고, 디자이너는 개발자가 지나친 '효율성'을 추구한다고 불만이다. 여기서 기획자는 자신이 프로젝트 매니저인 마냥 디자이너와 개발자에게 명령조로 이야기하니, 디자이너-개발자-기획자의 커뮤니케이션은 애초에 쉽지 않다.


애초에 두뇌구조가 다른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게 쉽지 않다.


해커톤과 같이 낯선 기획자-개발자-디자이너가 붙어서 단기간에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프로젝트에 합류해봤다면 이 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서로의 눈으로 봤을 때, 기획자는 방향만 겁나 바꾸는 최고 의사결정자, 디자이너는 높은 심미적 기준을 가진 스티브 잡스, 개발자는 거의 세상에서 제일 효율적이고 모듈화 된 것을 추구하는 로봇 같은 존재가 되어버린다. 이 때문에, 완전한 수평적 조직에서 제품 개발이 구조적으로 매우 더디게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는 어떻게 하면 이런 현상을 최소화하고, 빠르고 정확하게 제품 개발 사이클을 돌릴 수 있을까를 오랫동안 고민해왔다.

내가 생각한 해결책은 간단하다. 기획자와 디자이너가 UX/UI 개발에 따른 제안서를 만들어낸다. 이 제안서에는 콘셉과 고객의 이익에 대한 가설, 추구하는 목표, 시각화(디자인)가 논리적으로 설득력 있게 담겨있어야 한다. 이러한 로직은 개발자가 개발의 목적과 방향을 이해하고 함께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획자가 디자이너가 고객에게 감정을 이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치 고객의 마음속을 들여다본 것처럼 그들의 행동과 행동 기저의 심리를 상상해서 제안서에 기록해야 한다. '나'의 주관적인 선호도에서 벗어나 '고객(사용자)'라는 독립적인 페르소나가 우리 서비스를 통해 승리할 수 있게 만들어낸 혁신적인 디자인 또는 기능임을 강조하는 셈이다.


주관성에서 벗어나 논리적으로, 최대한 객관적으로 제안서를 만들고 콘셉을 만들어 목표를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겠다.


이 템플릿을 통해 작성된 비캔버스의 '포스트잇 기능'

이렇게 제안서를 작성하고 나면 기획자-디자이너는 작성 과정에서 제품 개발 목표와 사용자의 기대 반응을 완벽하게 설계해낼 수 있고, 개발자는 공통의 목표로 무엇에 포커스를 맞추고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애매모호하고 정성적이고 심미적으로 탐닉하는 기능과 디자인에서 벗어난 매우 논리적인 제안서를 통해 팀이 하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템플릿을 통해 제안서를 다 같이 작성해봐도 프로젝트를 한 사이클 돌리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수평적인 조직일수록 유독 이런 제품 개발에서 매우 약한 모습을 보인다. 사공이 많으면 배로 간다고, 수평적인 조직들이 매우 느리게 제품 기획을 하다가 와해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이 때문에 카리스마 있는 리더가 지휘하는 제품개발팀이 빠르게 개발 사이클을 돌려 제품을 론칭해낼 확률이 높은 것이다. 하지만, 수평적인 조직이 가진 여러 가지 장점들도 있기 때문에 그러한 장점만 살리고 문제가 되는 부분들(서로 말이 너무 많고, 실제로 착수하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것)을 개선할 수 있는 이런 방법론들을 시도해보 것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템플릿의 실제 활용 예시는 아래 링크에서 살펴볼 수 있다.

비캔버스의 '포스트잇 기능 개발/개선'을 위한 개발 기획서(제안서)다.

https://beecanvas.com/s/a0707e


그리고, 이 템플릿은 비캔버스에서 'UX/UI 개발 제안서' 커스텀 템플릿으로 공개되어 있어, 누구나 바로 만들어볼 수 있다. (얼마 전 공개해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사업계획서 템플릿 옆에 위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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