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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별 Oct 10. 2022

전엔 그랬었지 지금은 아니지만

 10대, 20대 땐 하고 싶은 일도 꿈도 많았다. 그때의 나는 열정이 가득했고 마치 타로카드 중 '태양'카드 같았다. 태양 카드는 생명의 원천과 젊음을 상징한다. 그 시절의 나는 태양 카드 속 어린아이의 모습처럼 매사 열정이 가득했다. 산전수전을 다 겪으며 30대가 됐다. 30대 중반이 된 지금, 예전만큼의 열정을 나 자신에게서 찾아보기가 어렵다. 무슨 일을 해도 시큰둥하다고나 할까. 


 과거에 하고 싶었던 일을 이미 성취했기 때문에 시큰둥한 걸 수도 있고, 계절성 우울일 수도 있다. 나는 변화한 내 모습이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예전엔 무슨 일을 하든 의욕이 넘쳤던 것만 같은데. 학창 시절엔 열심히 공부해서 명문 대학에 입학하고 대기업에 취업해 멋진 남자 만나서 결혼하는 것이 좋은 삶인 줄 알았다. 그런데 좋은 삶이란 그런 전제 조건을 달성하면 결과물처럼 따라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 아는 것이 전제 조건이었다. 어떤 성향을 갖고 있고, 어떤 일에 만족하고, 어떤 상황을 불편해하는 사람인지. 그리고 그러한 나의 성향은 경험에 의해서 얼마든지 또 바뀔 수 있는 것이어서 '항상성'있는 자료라고 보기에도 어려웠다.

 

 요즘은 누구 말을 믿고 따를 것인가도 인생에서 상당히 중요한 능력이구나, 어릴 때 이런 걸 배워두었으면 좋았을 걸!이라는 생각도 한다. 매사에 시큰둥한 내 모습이 좀 낯설기는 하지만 이런 시기도 있는 거라는 걸 배우고 있다. 지나치게 생각에 몰입하면 현재를 놓칠지도 모르니까 내버려 두기로 했다. 사춘기만 질풍노도가 있는 게 아니라 1년에 4계절이 있는 것처럼 언제든 질풍노도가 오는 날이 있는 거라는 것을 어느 정도 염두하고 있다. 


 지금 억지로 하고 싶은 일을 찾으라고 하고 싶지도 않고, 하고 있는 일이라도 잘하면 그거라도 칭찬을 해주기로 했다. 혹시나 생계가 어려워지거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면 그때 다시 생각해도 괜찮지 않을까. 20대처럼 진로 고민을 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대학 졸업 전에 반드시 찾아야 하는 사회적 압박감에 놓인 것도 아니고. 어쩌면 평생 굳이 하고 싶은 일 같은 건 찾을 필요가 없는 걸지도 모르겠다.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굳이 그걸 찾으려 들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몸이 먼저 움직이고 벌써 행동을 하고 있겠지.


 생각보다는 행동이 필요한 시기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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