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이야기에
손가락에 얼기설기 설킨
한 줌의 미련을 채워놓는다
그 이야기엔
꿈을 꾸는 사람이 있었고
덩어리째 넘겨버린 과거가 있었으며
세 번째로 내쉬는 한숨이 있었다
그런 이야기들은 보통
씌여지고
바래지고
낡아가다 한 줌의 모습을 하고는
바람에 섞여 증발해버리곤 한다
미묘한 알갱이가 있는 바람이
손가락 사이로 모래가 흐르듯
슬슬 부드럽게 빠져나간다
그동안 바람이 흘려버린 이야기는
포슬포슬 먼지처럼 쌓여간다
그곳이 어디가 되었든 간에
그 먼지를 모아다 실을 짜낸다
반짝이는 실타래가 손에 그냥 쥐어진다
나는 그 실로 글을 짜낸다
이야기가 아름다워진다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그러니 어찌 미련을 보이지 않을 수 있을까
어찌 눈을 감지 않을 수 있을까
애틋한 바람이 불어오는 오늘 같은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