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어도 잡아둔 것들이
손아귀에서 팔딱거린다
죽은 생선의 뿌연 눈깔을 하고서,
물기 없이 해진 비늘을 달고서,
피부에 배어버린 비린내를 품고서.
그렇게 소용없는 손목에 힘을 단단히 주어가며
움직임을 죽여내고 있다.
그 움직임을 멈추는 일은
아직 우러나지 않아 싱거운 차를 들이켜는 것처럼
얼마간의 기다림을 필요로 한다
시간을 흡수해 쌉쌀해진 차의 뒷맛을 들이켜는 것이
내가 기억을 소모해 내는 방식과
얼추 비슷하다 할 수 있겠다.
더 이상의 움직임이 없어질 때 즈음이면
나는 혼자 중얼거리는 거다.
아쉬운 것들이 더 이상은 아쉽지가 않다고
그러니 얼마간의 자유를 얻었다고.
비린내가 아직도 가시지 않았지만
손아귀는 많이 느슨해져
아무렇게나 휘날리고 있다
이제 찻잔 바닥에 남겨진 차 찌꺼기를 보듯
비늘 조각들을 바라본다
충분히 쓸모없어진 아우성이
에코가 되어 근처를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