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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빛의 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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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나 Jan 22. 2024

그런 아침



한 땀 한 땀 차올라

불멸의 생을 거친다던

아쉬운 먼지를 남긴다던

그 유기체가

두껍고 차가운 비계 덩어리에 덮여

숨을 쉬고 있지 못한다더라.


그 소식을 전해 들은

앙다문 몸뚱이가

타의로 젖어버린 스펀지가 된 냥

바닥으로부터 무겁게 가라앉는다


언제 칠해야 할 색들일까?

언제 금해야 할 말들일까?

발목이 텁텁하다


오색의 찬란함이 있기 전

깊은 땅 속에서 흙으로 변해버린

목소리가 있었다

공기를 울리던 파동이

파삭거려 가루가 되고

먼지가 되어서.


회색빛에 살이 쓸려

지저분한 아픔을 이리도 남겨뒀으니

거품처럼 앓아 내는 것만이

주어진 운명이라

목소리를 벌써 잃어버린

그런 아침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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