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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은비 May 13. 2020

2-2. 목적지향적 업무 환경 셋업을 위한 체크포인트

고뇌하던 2020년 1분기에 대한 회고

목적지향적 환경을 위해서 고민도 많이 하고, 이 회사에서 내가 뭘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1분기를 보냈다. 블로그에 글도 끄적이고 책도 읽어봐도 매일 답답하던 시간들이었는데. 답도 없는 고민 하는 것 같고 내가 뭐라고 이러나 싶고 하던 막막한 시기들이 흘러 흘러, 완벽하진 않지만 작게나마 노력하던 것들이 조금씩 보이고 있어서 중간 지점에서 블로그 모임의 벌금도 회피할 겸 기록을 남긴다.


1분기 목표지향적 환경을 위해 노력한 부분은 두 가지이다.



1. 명문화된 제품 목표

1,2월 달 프로젝트 진행과 함께 짬을 내서 제품의 방향성과 목표를 글로 정리하는 일을 진행했는데, 이유는 회사 내에서 어떤 것이 중요하다고 하는 이야기들은 많지만,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공기처럼 둥둥 떠다니며 그 어떤 것도 뾰족한 방향성을 갖고 있지 못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큰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조직원들의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라는 답답함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런 분들이 좀 있었다.

이 작업은 내가 매우 비저너리 한 사람이라 회사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떠다니는 이야기들을 잡아서 흰 바탕에 글자로 적어서 "자 분명한 무언가가 여기 있습니다" 해야겠다는 마음에서 시작한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의 마음고생은 굳이 적지는 않겠다.....)


어쨌든 어렵사리 어설프게나마 공감할법한 제품 비전과 목표가 문장으로 나왔다.



2. 구체화되어 가는 방향성을 자연스러우면서도 지속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환경

태생이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만드는 사람은 못되어, 시스템에 의존해야 한다. 그때까지 회사에서 이뤄지는 공유는 제품 개발과 관련된 구성원들이 참석해서 현재 진행 중 프로젝트의 일정을 공유하는 열린 방식의 미팅이었는데, 이 방식에는 문제가 좀 있었다.


1. 인원이 점점 늘면서 청자의 자유 발언이 부담스러워졌다.

2. 위와 비슷한 이유로 프로젝트 담당자가 프로젝트 컨텍스트나 현재의 이슈 등을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단순 일정 공유 현장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사실상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 외에, 남이 뭔가 하고 있다는 걸 확인하는 것 외에는 큰 의미가 없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1월에 목표 정리를 하며 새로운 회의체들을 구상했는데, 좋은 경험을 가진 분들의 피드백을 받아서 세 가지의 회의체로 분리했고, 그중 두 가지가 4월에 실행되었다.



아래는 새로 만든 세 개의 회의체이다.


1. 커피챗 : 프로덕트 관련 인원이 모두 모이는 것은 동일하나 한두 개의 프로젝트에 대해서 자세한 내용을 공유한다. 프로젝트 공유 주체는 해당 프로젝트의 담당자이다. 프로덕트 전반은 아니어도 일부 프로젝트에 대해 질적으로 좋은 정보를 제공해 프로덕트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시간으로 활용한다.

 > 실행 중! 미션 성공!! 참석자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2. 제품 주간 회의 :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 및 이슈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가능하면 어느 정도 빠른 결정까지 할 수 있는 책임자들이 모여서 매주 프로젝트의 일정을 공유한다. 질적으로 깊이 있는 정보는 아니지만, 우리가 나아가는 속도를 가늠할 수 있고, 프로젝트 간 디펜던시에 대해서 파악할 수 있다.

> 실행 중! 미션은 반쯤 성공. 회의 구성원이 적어져서 집중도는 올라갔지만, 질의와 같은 인터랙션이 좀 더 있어서 위에 적은 자잘한 의사결정들까지 빠르게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3. 마일스톤 회의 : 1~2달에 한번 하는 앞으로 1~2달간 무엇을 할까에 대한 회의. 경영진이 회사의 큰 방향을 결정하고 있다 보니 마일스톤 회의에서 격렬한 논쟁이라던지 큰 로드맵 변동이 있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적어도 그 결정의 배경에 대해서 깊이 있는 정보를 전달할 것으로 기대한다. 사실 알짜 정보는 정제된 문장이 아니라 컨텍스트 안에 있어서, 경쟁사 상황이나 시장 상황에 대해서 자주 접할 수밖에 없고 서로 논의를 많이 하는 경영진들의 이해도는 한마디로 어나더 레벨이다. 그 컨텍스트 안에 당연히 모두가 들어가 수는 없지만 최소한 판을 깔고 정제된 문장이라도 전달할 시간을 마련해야, 구성원들도 그 목적에 대해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 준비 중! 최근의 가장 큰 고민이다...



꽤 힘들었던 시간인데, 꾸역꾸역 오고 나서 뒤를 돌아보니 나름 뿌듯하다.

빨리 회의체 정착시키고 손 털고 프로젝트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라 2분기에는 과연 관련하여 쓸 말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1분기는 이렇게 스스로 뿌듯해하며 마무리하는 걸로! (라기에는 벌써 2분기도 반이 지났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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