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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뱅 Aug 08. 2022

[하루 글짓기] 내가 듣는 음악

cover image (c) vienna at the momnet by June.


오늘의 주제

:내가 듣는 음악



Music is the answer to your problem.


음악의 도시 빈이었던가.

한창 여름 맞이 세일을 하던 때였는데, 여행 중 망고에 들러 세일 중인 티셔츠들을 둘러보고 있었다.

흰 티에 앞에는 music is the answer 라고 적혀 있었고,

뒤판에 to your problem 이 써있었다.

단지 이 문구만 보고 티셔츠를 고르기에 충분했다.

티셔츠를 바로 집어들고 조금 둘러보다가 한 외국인이 말을 걸었다.


"너 이 티셔츠 오디서 발견했니?"

"저쪽에 티셔츠 무더기에서 발견했어"

"오 고마워. 멋진 문구다"

"그치? 나도 이 멘트가 마음에 들어서 골랐어"


그래, 역시 말은 잘 안통해도 음악은 통하지.

음악이 짱이야.



나의 음악 연대기는 대학교 시절부터 거슬러올라간다.

이때부터 내 취향의 음악을 찾아들었던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다.

대학 때는 인디밴드 음악을 주로 들었다.

혁오 병은 아니었지만, 내가 좋아하던 10cm도 옥상달빛도 듣다보니 다 이들이 유명해져서 메이저가 되었고, 그러면 새로운 인디를 찾아 다녔다.

이때부터 좋아한 인디밴드는 '전기뱀장어'.

혹시 전기뱀장어 좋아하는 분들 없나요..? 나 말고 좋아하는 사람을 본 적이 거의 없지만 진짜 오랫동안 활동하고 있는 인디밴드다. 코로나 전에 열린(2019년) 콘서트에도 갔으니까. 

내 지니 플레이리스트에는 가장 음원이 많은 뮤지션이 전기뱀장어다.

일단 락 기반의 멜로디가 좋고, 가사가 좋고, 보컬의 목소리가 좋다.

인디밴드를 좋아하고 나니, 음악을 하는, 기타를 치는 사람이 이상형이었던 적도 있었다.


그 다음 챕터는 첫직장을 다니기 시작한 시절.

나의 첫 직장은 기내지 였는데, 그곳에서 각종 자료 조사와 함께 나는 국내외 음악 소식 기사를 맡게 되었다.

사이먼 래틀도 샘 스미스도, 클린밴딧도, 후바 스탱크도, 구스타보 두다멜도 몰랐지만 매번 공부하면서 글을 쓰는 재미가 쏠쏠했다.

총 4개의 음악 소식을 쓰고 나면 4명의 아티스트의 정보를 알게 되었고, 좋아하는 음악도 4개 더 늘어났다.

이때는 나의 음악 전성기.

클래식, 팝, 뮤지컬, 오페라, 밴드 음악 등 안듣는 음악이 없을 만큼 정말 다양한 음악을 듣고, 공부했던 시절.

글쓰기 전 사전 공부의 중요성과 재미를 일깨워주었고, 매거진이 다룬 와인, 건축, 각종 엔터테인먼트 등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넓고 얕게 쌓게 해주었다.

고마운 잡지이자 많이 배웠던 시절.


그후 세번째 챕터는 아일랜드 시절.

하루에 기본 1시간을 걷고, 버스를 자주 타고, 비행기를 자주 타고 다니며 길에서 들었던 음악 중 기억에 남는 뮤지션은 잔나비.

서정적이고 레트로한 멜로디와 가사, 목소리는 유럽 갬성에 아주 제격이었다.

때론 외롭고, 때론 설레기도 했던 아일랜드 더블린 유학생에게 잔나비의 음악은 언제 들어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설렘을 증폭시켜주는 힘이 있었다.

그리고 영국 밴드 음악을 잔뜩 들었다.

같이 살았던 룸메 중에 일본인 아재가 있었는데, 음악을 엄청 좋아하는 애라서 둘이 음악 얘기를 자주 했다.

그 친구가 알려준 뮤지션도 꽤 많았고, 만난지 얼마 안됐을 때는 자기가 구웠다면서 cd를 줘서 '얘 뭐지?' 싶기도 했지만 다른 친구들에게도 다 줌ㅋㅋㅋㅋㅋ

근데 노트북에 cd 넣는 곳이 없어서 못 듣다가, 1년 반만에 한국에 돌아와 그것도 아빠 차에 있는 cd 플레이어로 들어본 음악은 대체로 다 좋았다.

우리는 윌코와 퀸, 보사노바 음악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이 친구가 퀸을 좋아해서 'love of my lfie'을 집에서 하루 종일 흥얼거려서 자동으로 나도 한참 흥얼거리고 다녔다는 이야기.

밤에 자고 싶은데 거실에서 자꾸 음악 얘기 좀 하자며 음악을 자꾸 추천해주던, 좋은 음악이 넘쳐나는 시절.



그리고 지금, 난 무슨 음악을 듣고 있나.

지금이야말로 취향이 사라진 잡식이자 생계형 음악을 찾아 듣고 있는 것 같다.

lp를 사고 팝과 sia 음악을 잔뜩 들었는데, 그것도 한때.

요즘은 유튜브에 플레이리스트 음악을 제일 많이 듣는다.

채널마다 추천해주는 음악이나 테마가 거의 비슷한 거 같아서 그냥 알고리즘으로 뜬 플레이리스트를 듣는 중.

한때 드라마를 잔뜩 보고는

<나의 해방일지>, <우리들의 블루스> ost를 자주 들었다.


나의 음악 전성기와 비교해 감상 취향과 좋은 음악을 찾아내고 싶은 정성이 사라진 요즘.

나의 예술적 감수성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나 되짚어 보는 밤.

나의 음악 연대기 끝.




매일 매일 쌓아가는 글짓기 연습답게

우다다 쏟아내는 글은 되돌아가서 고치기 없이 주르륵 써내려가고 있는 중.

오늘 주제는 재미있었다.


내일의 글쓰기 주제

:비오는 날


한국의 여름, 장마는 언제 끝나는 걸까요?

비를 싫어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데 인간적으로 너무 자주 오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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