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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lutionist Aug 21. 2019

그로잉 업_이유있는 차석용 매직

마케팅은 노동직이다

아내에게 아래 2권 중 한권을 주문해 달라고 했더니, '그로잉업'을 골랐다

그녀는 내 인생 최고로 날카로운 조련사다, 아직 쉬어갈 때가 아니란다


백 살까지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 어차피 살 거라면,

이근후 저 / | 메이븐 | 2019년 05월


그로잉 업 : LG생활건강 멈춤 없는 성장의 원리

홍성태 저 / | 북스톤 | 2019년 07월



그렇게 내 손에 들어오게 된 책은

친구와의 엇갈린 약속으로 생각보다 빨리 읽히게 된다

토요일 새벽 약속이 틀어지면서 읽을 수 있었던 책,

어쩌면 운명인지도 모르겠다 생각했다



기업가치 40배, 매출 17배 성장이라는 놀라운 숫자로 대변되는 CEO


기업가치 40배, 매출 17배 성장이라는 놀라운 숫자로 대변되는 CEO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500대 기업 상장사 중 

1년 이상 재임한 187곳의 전문경영인, CEO 227명의 재임기간 중 

회사 시가총액(7월31일 기준) 증가율을 조사한 결과,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재임기간인 14.6년 동안 

회사 시총이 4405.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5無(술, 담배, 골프, 회식, 의전) 경영으로 대변되는 정도를 걷는 CEO


5無(술, 담배, 골프, 회식, 의전) 경영으로 대변되는 정도를 걷는 CEO




오랫동안 그가 궁금했다, 현실이 암담하면 책에서 위안을 얻으려 한다


책을 읽는 내내 페이지의 귀퉁이를 접고 또 접었다,

다 읽고 내려놓으니 전체 페이지에서 절반은 접은 듯 하다

그만큼 현실의 답답함이 컸던 건 아닐까?


내가 공감했던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고자 한다



Simplicity = Core + Compact

바야흐로 누구나 Simple을 사모하는 시대다. 

하지만 심플을 이렇게 정리해본 적은 없었던 듯 하다. 

우선 쉽다. 핵심에 집중하자! 

마케팅, 제품개발뿐 아니라 보고서 하나를 작성할 때도

이 두 단어만 기억하면 되겠다. 

핵심적인 내용이 있는가? = Core

군더더기는 없는가? = Compact

그러나 이에는 용기와 문화가 동반될 필요가 있다. 

보고서 작성부터 그 허들이 시작된다.

보고서의 장표 수는 보고자가 결정할 수 없다, 

피 보고자의 이해도와 상황 파악 능력 아래서 결정된다.



장표를 만드는 것은 실행이 아니다

실제로 이런 사람들 많이 봤다. 아니 대부분이라 해도 무방하다.

차석용 부회장은 초간략 보고하라고 한다. 할 수 있을까?

보고자가 심플하게 보고하기 위해서는 피 보고자가 그에 동반된

백데이터나 상황 등 이른바 스키마에 빠삭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 그러기는 쉽지 않다, 내 경험으로도

해서 길어지고 난해해진다, 보고도, 상품도, 업무도

조직이 심플해지기 위해선 전체 조직이 한 방향을 위해 나아가겠다는

공통의 목표 설정과 핵심만 치고 나가도 무방하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이런 인식을 짧은 시간에 조직 전체에 뿌리내리게 한 것이

처석용 부회장의 가장 큰 업적 아닌가 생각했다.

실제로 그는 이런 심플한 의사 결정을 위해 굉장한 스피드로 일한다고 한다.

결재 하나 올리고 3-4일씩 기다려야 하는 회사에선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그러니 아래에서도 속도를 더 내고, 그러기 위해 심플해지지 않을까?



워라밸

90분 안에 골을 넣는 것을 목표로,

출근해서 커피 한잔 하고, 전날 실적 체크 후 담배 한대 피고.

점심 먹고 수다, 낮잠도 잠깐 잤다가, 웹서핑도 쇼핑도 좀씩 하고.

8시간 내내 집중해서 일하는 것 역시 문화다.

어차피 야근해야 하고, 야근하는 보여주기가 인사평가에 반영되니

낮시간 동안 집중해서 일할 필요가 없다.

워라밸이 망가지고 있다면 그건 쌍방과실이다, 7:3 정도의

누가 먼저 그 구습을 타파할 것인가? 쉽지 않은 문제는 항상 위에서 먼저 시작해야 한다.

90분 안에 골을 넣어라, 그래야 워라밸이 보장된다.

그 정도면 한번 치열하게 일해볼만 하지 않은가?

성과가 수치화되는 스포츠에는 가능한 일이 

사무직에서 불가능하다면, 평가를 위한 수치를 만들어내야 한다. 

프로야구 역시 WAR, BAPIP 등 

평가를 위한 수치를 꾸준히 만들어내고 있지 않은가?



솔직한 문화/고민 말하기

나쁜 소식은 24시간 내에 보고하라

이 역시 조직 문화의 일부라 생각한다, 

솔직하게 보고할 수 있는가?

그로 인해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가? 

직원들은 회사가 보내는 이런 메시지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실수를 이야기하면, 부정적인 의견을 내면, 고민을 이야기하면

그에 따른 반대 급부가 발생하지 않을까?

사원은 대리보다, 대리는 과장보다, 과장은 차장보다 말이 적다.

사실 반대여야 하지 않을까? 

과장이 모든 실무 현안을 체크하고 이해관계자와 접촉하긴 힘들다.

해서 현장에서 피부를 맞대고 일하는 사람들의 느낌과 이해도가

촘촘하게 전달될 수 있는 문화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망설이기 때문이리라, 

이럴 경우 Case를 통해 보여주고, 문화로 권장할 수밖에 없다.

이 어려운 일을 단시간에 해낸 것이다.



잽 마케팅/의사결정의 기준은 소비자

“한 방에 되는 사업은 없다” 

내가 요즘 가장 절실히 느끼는 한 문장이다. 

엘지생건은 단 번에 떠오르는 ‘한방’이 없는데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른바 ‘잽 마케팅’ 한방에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는 어퍼컷이나 훅은

상대에게도 위협적이지만, 공격하는 사람에게도 위기가 되곤 한다.

하여 엘지생건은 한방에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고,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하며 해당 사업을 키워간다.

아무도 모르지 않는가? 소비자가 무엇을 더 좋아할지? 왜 좋아하는지?

의사결정의 기준만 굳건히 ‘소비자’로 잡고, 꾸준히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대기업 조직에 걸맞지 않는 

‘민첩함’과 ‘유연함’을 장착했다고 한다.

이를 통해 빠른 의사결정을 하고, 진화시키자가 목표다.

사실 스타트업도 조금만 커지면 얻기 힘든 단어들이다.

조직 간의 이해득실이 달라지고, 의사결정 단계가 늘어나면

자연히 늦어지고 기회는 소멸된다.

그러고 보니, 이것 역시 문화라 하겠다. 

왜 실적이 이 모양이야 라고 책임전가하듯 던지지 않는다면,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 실행, 검토하며 진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한방에 무엇을 만들어내라는 요구는 서로에게 굉장히 큰 짐이다.

차 부회장은 오히려 한방에 올리는 영업을 경계한다고 까지 한다.

이유 없는 성장은 우리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 

소름 끼치게 솔직하고 냉정하다.



10개의 접시 돌리기

마케팅은 노동직이다.

실로 공감하는 말이며, 팀원들에게도 늘 하는 말이다.

하지만 아직 산업시대 초창기에 머물러 있는 마케팅, 광고, 프로모션에 대한 인식은

‘멋진 거 하나 만들어놓고 기다리면 되는 거 아냐’ 이다

낡은 생각이고 유효기간이 한참 지난 명제다.

1개 브랜드에 관련된 매체와 툴이 10개라면 담당자는 

이 10개의 접시가 떨어지지 않도록 매일 매일 체크하고 리뉴얼 해야 한다.

일례로 키워드광고 하나만 봐도 트렌드와 내부 프로모션에 따라 T&D를 바꾸고,

신제품 출시에 맞춰 신규 키워드 군을 추가하는 작업을 매일해야 한다.

브랜드가 10개라면 마케팅 임원을 10개의 브랜드 접시에

힘을 어떻게 배분할지 무엇을 더 돌리고 내려놓을지 결정하며

담당 팀장과 접시 하나하나의 체크 포인트를 논의해야 한다

현대의 마케팅 담당자는 누구보다 부지런 해야 하고 그래야 답이 나온다

심지어 담당하고 있는 브랜드의 네이버 키워드 검색도 안 하는 담당자가 있을 정도니

다들 한방에 무언가 하고 싶은 모양이다

꾸준히 차곡차곡 쌓아올라간 브랜드가 더 오래 견실히 간다는 믿음이, 좋다.



관객이 아닌 선수로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팀장도 임원도 심지어 CEO도 관객이나

훈수꾼이 아니라 PLAYER가 되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이해할 수가 없고, 장악할 수 없으며

결국 배는 산으로 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리더는 주장처럼 솔선하며 뛰어야 한다.

실행하지 않는 리더는 리더가 아니다, 

사원이 작성한 보고서를 임원에게 보고하는 팀장은 팀장 자격이 없다.

자기가 보고할 내용은 자신이 직접 작성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이 목표로 하는 뚜렷한 지점을 위에 설득할 수 있고

그 과정에 대해 이해하고 노력할 수 있다.

그게 없다면 리더가 아니라 그냥 선수로 쭉 뛰는 게 맞다.



좋은 리더는 좋은 선생님

해서 리더는 먼저 해 보이는 사람이어야 한다.

스승에 대한 명언 중 이 말을 좋아한다.

보통 스승은 지껄인다. 

좋은 스승은 가르친다. 

훌륭한 스승은 스스로 해 보인다. 

위대한 스승은 가슴에 불을 지른다.

좋은 스승이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 솔선하고 

결국 나처럼 생각하고 움직이도록 만들어야 한다

가슴에 불을 질러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잘못을 지적하고 혼 낼 때도

그의 입장에서 그의 미래를 위해서 해야 한다

차 부회장은 그걸 혼낼 때도 멘토링하듯이 하라고 한다

모든 의문에 빠짐없이 답한다 라는 명제도 중요하고

의사결정의 과정을 학습시킨다 도 빼놓기 힘들다

그 과정을 통해 자기사업처럼 생각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주인의식도 생기고, 가슴이 뜨거워 질 테니까.

주인의식은 주인이 될 가능성이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 주인이 되고 싶어야 한다.

그게 가능한 조직이라면 분명 좋은 리더가 있는 곳일 테고,

그러면 조직 내에도 훌륭한 레거시들이 쌓일 것이다.

그게 조직의 문화가 되고 자산이 되는 선순환 구조일 거다.



뉴욕타임스 룰

그러기 위해서는 의사결정을 하기 위한 룰이 있어야 할 테고

그걸 차 부회장은 뉴욕타임스 룰이라고 한다.

과하도록 바른 길.

내가 한 일이 뉴욕타임스 1면에 실려도 무방할 것.

이보다 더 명료한 룰이 있을까?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숏컷에 대한 어두운 경로에 대한 유혹을 끝없이 받게 된다.

그 순간 그 유혹을 이기게 할 무엇 하나

그것이 있고 없고는 정말 큰 차이인 것 같다.




차 부회장의 성공은 

결국 그를 포함한 사람과 그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문화에 기반한 거라 생각된다. 

경쟁사에 지금 없는 것,

경쟁사가 쉽게 따라할 수 없는 것

결국 사람과 문화 둘이 아닐까?



물론, 그에 대한 비판도 존재한다.

위와 같은 철칙을 준수하다 보니, 그는 관리자보다 실무자와 접촉하길 좋아한다.

해서 관리자는 소외되고 심지어 사람을 키우지 않는다는 비판까지 있다고 한다.

두고 봐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Post 차석용 시절의 엘지생건이 어떤 모습일지

그러나 나는 레거시를 남기는 리더라는 항목에서 

그 미래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거란 막연한 믿음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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