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_에고라는 적; 자부심과 용기 사이의 줄다리기

부서져야만 하는 순간들

by 혜인

『에고라는 적』은 스토아 철학과 고대 그리스 로마 사상가들로부터 영감을 받아 ‘에고를 어떻게 통제하는가?’라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담아낸 책이다. 저자 라이언 홀리데이는 저자이자 사업가로서 승승장구했지만 어느 날 참혹한 실패를 경험하고 방황한다. 그리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역사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자기의 ‘에고’를 어떻게 통제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라이언 홀리데이가 말하는 ‘에고’는 심리학적 의미보다 좀 더 포괄적인 의미를 뜻한다. 그가 정의한 에고는 자기 자신이 가장 중요하고 대단한 존재라는 잘못된 믿음이며, 무조건적으로 ‘나’에 매몰된 지나친 자의식에 가깝다. 에고는 내면의 자만심, 불필요한 경쟁을 부추김으로써 인생의 중요한 것들을 잊어버리게 만든다.

우리가 외부로부터 얻는 인정과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서 얻는 알량한 자부심에 취해서 에고를 살찌운다면 우리는 이성적인 분별력을 쉽게 잃어버릴 것이다. 자부심은 당당하고 좋아 보이지만 오만과 허세 그리고 답보 상태라는 그늘과 함께 있다. 이 함정을 피하기 위해서 우리는 기꺼이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자신을 직면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도대체 우리 안의 어떤 것이 우리에게 용기 대신 자부심을 선택하도록 유혹하는가에 대해서 깊이 있게 대화를 나누었다. 그리고 발견한 것은 타인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은 어린아이의 마음이었다. 우리는 이 마음을 꺼내고 쿨하게 인정했다. 그리고 이러한 직면과 인정의 태도가 용기라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꽤 오랫동안 사랑받았던『미움받을 용기』라는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는 어른이 되어서도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실수를 보일까 봐, 또한 타인에게 미움받을까 봐 우리의 외면과 주변을 치장하고 속으로는 두려워했던 것이다.

저자가 이야기한 대로 사실 인생의 많은 의미 있는 변화들은 우리가 있는 그대로의 우리를 목격하고 철저하게 부서지는 때, 다시 말해서 우리가 자신만만하며 당연히 여기던 것들이 오만이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순간들에서 비롯된다. 헤밍웨이는 젊은 시절에 바닥까지 추락한 뒤에 얻은 깨달음을 소설 『무기여 잘 있거라』에 남겼다고 한다. 그는 소설에 “세상은 모든 사람을 깨부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부서졌던 그 자리에서 한층 더 강해진다. 그러나 그렇게 깨지지 않았던 사람들은 죽고 만다.”라고 썼다. 철학자 니체도 "나를 죽이지 못한 것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들 뿐"이라고 했다.

기꺼이 새로운 것을 시도해야 하는 변동성 큰 요즘일수록 자기 확신이나 드높은 자신감을 지닌 사람보다 겸손함과 부지런함, 냉철한 자기 인식을 갖춘 인재가 더 귀하다. 타인으로부터 받는 인정이나 특정 지위에 신경을 쓰는 대신 무엇을 실천하고 공부할 것인지 고민하는 태도가 더 가치 있는 시대인 것이다. 자부심과의 줄다리기에서 승리한 용기는 불안, 분노, 욕망과 같은 모든 부정적인 감정을 오히려 도약의 기회로 삼는다. 나를 조금 더 빛내려는 자부심 속에서는 우리를 좌절하게 만들었던 장애물들이 용기를 지닌 자에게는 오히려 성취의 재료가 되는 것이다. 자부심의 껍데기를 벗어낸 용기 있는 자는 스스로를 빛낼 뿐 아니라 세상을 빛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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