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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Apr 13. 2024

용인 모현읍 외대 뒷산 오르기

노고봉을 찾아서

토요일 낮 용인으로 진출했다. 안양역 앞에서 광역버스 1303번을 타니 2시간 15분 후에야 비로소 용인 한국외대 정문 앞에 도착했다. 평촌은 물론 판교며 분당을 다 돌다 보니 그렇게 오래 걸렸다. 외대 앞 중국집에서 짬뽕으로 점심을 한 뒤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몇 해 전 포곡읍 둔전리에서 출발해 정광산을 지나 외대로 내려온 적이 있었기에 낯설진 않았다. 이번엔 방향이 반대일 뿐이다. 외대에서 오르기 시작했다.


외대를 왼쪽에 두고 산등성이를 오르는데 얼마 가지 않아 임도가 나타났다. 임도를 무시하고 노고봉, 정광산으로 난 등산로를 치고 올라갔다. 서서히 가팔라졌다. 도중에 외대가 내려다 보이는 데서 캠퍼스를 굽어보는데 학교가 참 아늑한 산속에 자리잡았다. 푸른 숲속에 포근하게 안겨 있는 모습이다. 점점 고도가 높아지면서 기나긴 계단이 나타났다. 힘겹게 계단을 오르는데 기진맥진이다. 왜 이렇게 계단이 많은가 불평을 해 보지만 계단을 설치하지 않았다면 경사가 심해 그 역시 오르기가 여간 힘겹지 않았을 것이다.


드디어 더 올라갈 수 없는 곳에 이르렀다. 마침 전망대와 벤치가 마련돼 있었다. 저 멀리 경안천이 흐르고 있고 제법 도시가 펼쳐져 있었다. 산에는 벚꽃이 활짝 피어 있었고 진달래도 제법 군락을 형성하고 있었다. 갑자기 바로 아래에 스키장이 내려다 보였는데 곤지암스키장이었다. 철조망이 쳐져 있고 스키장 가는 길은 없었다. 정광산쪽으로 가는 걸 포기하고 되돌아섰다. 다만 궁금한 건 노고봉이 어딘지 하는 것이었다. 노고봉은 아직 더 가야 하나. 아니면 지나왔는데 표시가 없었나. 답을 얻지 못했다. 그리고 하산을 시작했다.


임도가 나타나자 이번엔 등산로를 택하지 않고 임도로 걸었다. 도중에 임도에서 다시 샛길이 있었다. 태교의숲으로 들어섰는데 참으로 아늑한 숲속 데크길이었다. 가파른 내리막 계단을 내려오다 보니 다시 임도와 만났고 그 후론 평탄한 임도를 걸어 외대 정문 앞에 이르렀다. 5시간 가량 걸은 듯하다. 슬겅슬겅 걷다 보니 그랬다. 나이도 먹었고...


용인 외대 뒷산은 노고봉, 정광산을 오르는 것도 좋지만 임도를 걷는 것도 좋겠다. 오늘 비록 임도의 일부 구간을 걸었지만 다음에는 임도 전체를 한번 걸어보고프다.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데 호젓한 임도가 있고 숲은 참 울창하다. 무엇보다 소음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게 여간 큰 즐거움이 아니다. 집으로 돌아올 땐 외대 앞에서 사당 오는 1500-2번 광역버스를 탔다. 버스에서 등받이를 살짝 뒤로 눕히고 눈을 붙였는데 깨보니 달래내고개를 넘고 있었다. 그래도 오늘 제법 빡센 산행을 했다. 노고봉은 해발 578m나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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