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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한 뜻

딸은 시집 잘 갔다

by 김세중

집사람은 생일을 음력으로 쇤다. 올해는 양력으로 12월 18일이다. 보름 남짓 남았다. 어제 토요일 낮에 딸한테서 집사람에게로 전화가 왔다. 몇 마디 대화를 나누더니 딸은 제 엄마에게 자기 남편을 바꾸어 주었다. 사위가 장모에게 뭔가 묻는 거 같았고 장모가 즉답하기 어려웠던지 한 시간쯤 후에 답하겠다고 사위에게 말했다. 통화가 끝나고서야 사위가 물은 내용이 뭔지 알게 되었다. 사위가 장모 생일을 전후해서 장인장모 모시고 해외여행을 가고 싶은데 장모가 어딜 가고 싶은지를 물었던 것이었다. 장모는 당장 가고 싶은 데가 떠오르지 않아 한 시간쯤 후에 답하겠다 한 것이고...


요즘 장모 생일이 되면 가족이 같이 식사 한 끼 하는 게 보통일 것이다. 그런데 사위는 뜻밖의 카드를 내밀었다. 한 끼 식사로는 약하고 며칠 여행을 다녀오는 게 어떤가 하고 말이다. 그것도 해외로! 이게 가능해진 것은 사위가 다니던 직장을 두어 달 전 뛰쳐나와 지금은 독립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사간의 구애를 안 받게 됐다. 직장에 다닐 때는 월화수목금금금이다시피 했는데 독립하니 그 점이 너무나 달라졌다. 1년에 두 번 여름과 겨울에 일주일쯤 쉬는 것 외에는 연중 내내 휴일도 없이 일해야 했는데 달라져도 여간 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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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편리하고 쉬운 한국어를 꿈꿉니다. '대한민국의 법은 아직도 1950년대입니다'(2024), '민법의 비문'(2022), '품격 있는 글쓰기'(2017)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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