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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태영 Oct 09. 2021

#2-1. 깨끗한 물로 천만 명을 살린 남자를 만나다

<채리티: 워터> 한국어판 출간과 저자의 한국 방문 이야기

2019년 4월, 나는 세계적인 마케팅 전문가 게리 바이너척(Gary Vaynerchuk)의 책 <크러싱 잇! SNS로 부자가 된 사람들>을 한국에서 출간했다. 1인 출판사 "CNH북스" 설립 후 선보인 첫 책이었다.


(<크러싱 잇!>의 출판 과정은 1, 2, 3, 4편으로 나누어 브런치에 공개했다)


<크러싱 잇!> 책을 위해 추천사를 써주신 분 중 매튜 샴파인(Matt Shampine) 현 부동산 IT 기업 '동네(Dongnae)' 대표이자 세계 최대 규모 공유 오피스 브랜드 위워크(WeWork) 코리아 전 대표와는 2016년 뉴욕에서부터 인연을 이어왔다. 당시 위워크는 한국에 진출하기 전이었고, 뉴욕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었던 나는 초기 멤버였던 매튜 덕분에 위워크 뉴욕 본사도 몇 번 방문했었다. <크러싱 잇!> 책 출간을 준비하던 시기에 국내에서도 위워크가 큰 인기를 끌고 있었고, 국내 많은 스타트업 종사자분들께 게리의 이야기를 소개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거라 생각해 매튜에게 추천사를 부탁했었다.


책 출간 후 감사의 마음과 함께 책을 선물하고자, 매튜와 한남동 한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출간 과정부터 스타트업 업계 등 다양한 이야기를 하다가, 매튜가 혹시 출간할 다음 책을 찾고 있다면 소개해주고 싶은 책이 있다고 했다. 자신이 미국에서 '채리티: 워터 (charity: water)'라는 자선단체에 기부를 하는데, 그 단체의 대표 스캇 해리슨 (Scott Harrison)이 자신의 삶과 단체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 Thirst를 냈다고 알려줬다. 너무나 유별나고 감동적인 대표의 경험들이 담긴 이야기를 꼭 한국에 소개하고 싶은데, 만약 내가 책을 한국에 낸다면 스캇과 직접 연결해주고 최대한 도움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채리티: 워터 대표 스캇 해리슨.

자선, 비영리재단에 대한 이야기가 과연 한국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나의 의견을 전했지만, 꼭 한 번 읽어보라고 권유해서 일단 알겠다고 했다. 사실 나도 뉴욕에서 대학생활을 하며 채리티: 워터 단체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그 재단의 배경과 대표의 개인 이야기는 접한 적이 없었다. 마음속으로는 아마 출판 진행이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그래도 나의 첫 책에 도움을 준 감사한 인연의 추천이었기 때문에 일단 책을 구해서 읽어보기로 했다.



가능한 종이책을 고수하는 나는 아무리 찾아봐도 국내에 수입된 원서를 찾지 못해서, 컴퓨터에 아마존 킨들(Kindle) 앱을 다운로드하고 e북 파일을 구매해 읽기 시작했다. 그렇게 2019년 5월 어느 여름날, 나는 채리티: 워터와 스캇의 이야기에 빠져들어 첫 장을 읽기 시작한 밤 10시경부터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새벽 3시쯤까지 책 전체를 다 읽었다. 

스캇 해리슨 대표의 책 <Thirst>. 국내에서는 <채리티: 워터>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

채리티: 워터 이야기

1975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태어난 스캇 해리슨은 4살 때 집의 잘못된 수리로 인한 가스 누출로 일산화탄소 중독 피해를 입은 어머니를 보살피며 자랐다. 착한 외동아들의 생활을 어기지 않았든 스캇은 18살이 되며 대학 진학을 위해 뉴욕으로 떠났고, 밴드에 합류하며 나이트클럽의 세상에 눈을 뜨게 됐다. 그리고서 약 10년간 나이트클럽 프로모터로 술, 마약, 돈, 여자, 유흥에 빠져 살았다.

카메라에게 롤렉스 시계를 비추며 술을 마시는 게 인생의 전부였다는 스캇의 20대.

몸에서 마비 증상을 느끼기 시작한 어느 날, 인생의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살아야겠다는 마음과 함께 도망치듯 환락의 세계를 떠나 서아프리카로 향하는 민간 의료봉사 병원선 '머시쉽(Mercy Ships)'에 올라탔다. 2년 동안 사진작가로 봉사활동을 하며 그는 여인과 아이들이 씻고 마실 물을 얻기 위해 매일 왕복 7~8시간씩 걸어서 결코 사람이 먹을 수 없는 물을 떠 오는 광경을 목격하고, 그들이 앓고 있는 질병 대부분의 원인이 깨끗하지 못한 물을 마시는 것이란 현실을 발견했다. 인류의 10분의 1, 약 6억 6천만 명이 오염된 물을 마시며 살아간다는 사실을 배운 후, 스캇은 지구상 모든 사람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품고 뉴욕으로 돌아왔다.


스캇은 자신의 30번째 생일파티를 위해 지인에게 클럽 공간을 빌린 후, 놀러 온 친구들에게 술 비용 대신 입장료로 $20을 부탁하고 그 금액이 모두 깨끗한 물이 없는 동네에 우물을 파는 사업에 기부될 것이라고 공개했다. 그리고 모인 돈을 전액 우물 사업에 투자했고, 해당 우물이 어디에 있는지 구글 지도로 확인할 수 있게 파티에 참석해준 친구들에게 GPS 위치와 사진을 이메일로 보냈다. 


채리티: 워터(charity: water)는 그렇게 시작됐다.

우물 파는 사업 현지 직원들과 스캇 (왼쪽에서 두 번째).

2006년에 설립된 채리티: 워터는 현재 29개국에서 1,3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깨끗한 물을 제공하고 있다. 스캇 해리슨은 <포춘(Fortune)>의 '40세 이하 경영인 40인', <포브스(Forbes)>의 '전 세계 가장 영향력 있는 30인',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의 '가장 창의적인 기업인 100인' 등에 선정되었고, 채리티: 워터는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자선단체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기부자의 기부금 전액이 우물 사업에 투자되는 "100% 모델"로 비영리 세계를 사로잡았고, 멤버십 프로그램 "더 스프링"을 통해 안정적인 후원 모델을 구축했다. 코로나19라는 악재에도 탄탄한 브랜드와 사업 모델을 통해 지금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스캇 해리슨의 한국 방문, 그 여정의 시작

스캇 그리고 '채리티: 워터'에 대해 파고 들 수록 나의 관심은 커져갔고, 나이트클럽 프로모터로 10년을 살다 인생의 방향을 바꾸고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살리는 사업을 키워가는 이 인물의 이야기를 한국에 알리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 한국에서도 자선 단체에 대한 불신을 일으킬 안 좋은 뉴스가 여러 번 나왔었고, 기부에 대한 관심이 점점 줄어드는 듯했지만 나는 스캇의 이야기가 신선한 관점과 새로운 관심을 일으킬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루 만에 책을 끝낸 후, 채리티: 워터에 대해 처음 소개해준 매튜 샴파인 위워크 코리아 전 대표에게 제안을 했다. 내가 스캇의 책을 번역해 한국에 출간하면, 저자를 한국으로 초청해 한국에 여러 인물들을 만날 수 있게 도와달라 했다. 그는 나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고, 나와 스캇을 이메일로 연결시켜주었다. 


책 판권 확보 절차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책 출간 준비에 들어갔다. 번역 작업이 끝나갈 즈음에 나는 다른 본업을 위해 한국을 출국해 미국으로 향했지만, 채리티: 워터를 한국에 소개하는 여정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다음 글 보러가기:

#2-2. 2시간 저녁식사로 89억 원을 모금한 단체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자선 단체로 인정받은 '채리티: 워터'를 이끄는 대표,

스캇 해리슨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Thirst> (한국어 제목: <채리티: 워터>)의 한국어판 출간 과정을 공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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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물로 1,000만 명을 살린 남자의 영화 같은 이야기
술, 마약에 빠져 살던 나이트클럽 프로모터,
하룻밤에 86억을 모금하는 자선단체의 CEO가 되기까지!




'세계의 지혜를 소개하다'라는 미션과 함께

글로벌 베스트셀러 저자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한국에 소개하고 있는

출판사 CNH북스 대표 우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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