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비트코인 열풍, 도대체 왜 계속 오를까?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은 시간이 지날 수록 더 커져가는 듯합니다. 지난주 방영된 그것이 알고 싶다 新쩐의 전쟁 - 비트코인 편이 나가기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이제 비트코인이 끝났구나, 그것이 알고 싶다가, 비트코인이 대국민 사기임을 밝혔냈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사람들이, 오히려 방송에서 8만 원으로 230억을 만든 23세 청년이 인터뷰를 진행하는 2시간 동안 30억이 증가하고 그중 일부를 현금화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온 것 같습니다. 지금이라도 막차라도 타야 하는지,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은 방송 전 보다 더 증가하였습니다.
사실 비트코인은 저와 같은 경영/경제 관련 글을 올리는 사람에게는 훌륭한 잔치상입니다. "비트코인"이라는 키워드만 넣어도 조회수가 다른 글보다 압도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죠. 실제로 지난번에 작성했던 "화폐의 모든 것, 현금부터 비트코인까지"는 현재 제가 썼던 글 중에 2번째로 높은 조회수와 가장 많은 라이크를 받기도 했습니다.
https://brunch.co.kr/@bzconomics/19
비트코인 관련하여 제가 2번째 글을 쓰는 이유는, 제가 이 글을 썼을 때만 해도 비트코인은 얼마 못 갈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저의 예상과 다르게 계속 강세를 이어갔고, 제가 놓친 부분이 무엇일까 찾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통해 그 내용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그렇다고 비트코인을 이제라도 투자해야한다는 주장은 아닙니다. 지난번에는 비트코인을 조금 부정적인 시각에서 봤다면, 이번글에서는 전에는 놓쳤던 긍정적인 측면(신뢰할 수 있는 측면)을 보자는 것이죠.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비트코인을 조금 더 깊게 보려고 합니다. 지난번에는 화폐의 종류, 비트코인의 역사 및 비트코인에 대한 전문가들의 입장을 다뤘다면, 이번 글에서는 화폐의 가치를 다시 한번 조명함으로써 비트코인의 미래를 전망해 보고자 합니다. 물론 비트코인 가격에 대한 전망은 아닙니다.
돈의 본질을 통해 비트코인을 알아보자
"자산"이 뭘까요? 자산은 현금, 부동산, 주식, 자동차, 채권 등이 있겠죠 자산의 사전적 정의는 "개인이나 법인이 소유하고 있는 경제적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재산"입니다. 그럼 여기서 말하는 경제적 가치는 무슨 뜻일까요? 경제적 가치는 "누군가 기꺼이 살 만한 물건"입니다. , 조금 달리 표현하면 미래 현금흐름을 창출 가능한 재화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재밌는 건 경제적 가치란 "내가 생각"하는 가치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치라는 점입니다. 가정하나 해보죠. 저희 아들이 태어나 처음으로 제가 그려준 그림은 저에게는 엄청난 감동이며 저는 천만 원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옆집 아주머니도 제 마음을 이해하고 제가 생각하는 가격에 동의해서 그 그림을 천만 원에 사줄까요? 그럴 리가 없죠. 다른 사람들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 그림은 경제적 의미에서는 자산 아닙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생각은 절대불변이 아닙니다.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만약, 저희 아들이 먼 훗날 세계적인 화가가 되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제게 그려준 그림은, 제 아들이 태어나서 처음 그린 그림입니다. 그렇다면 이 그림의 가격은 1억 원이 가뿐히 넘을 수도 있습니다. 상황이 변했기에, 사람들의 생각이 변했으며 그에 따라 가치가 변했습니다.
사람들은 가치가 물건을 더 비싼가격으로 기꺼이 구매를 합니다. 회사가 이익이 크게 날 것이라고 해서 주식을 구매하고, 학군이 좋아서 프리미엄을 주고 부동산을 사고, 입지가 좋아서 권리금을 주고 상가를 구매하죠. 하지만 이 가치는 절대불변이 아닙니다. 영업실적이 안 좋으면 주가는 떨어지고, 학교가 이전하면 부동산은 떨어지고 상권이 죽으면 상가 권리금은 사라지죠. 이렇듯 가치란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합니다.
돈이 가치 있는 이유는 신뢰성과 희소성
물론 돈의 가치도 변합니다. 하지만, 주식과 부동산에 비해서 돈의 가치 변화는 굉장히 안정적입니다. 사람들은 왜 돈이 가치 있다고 보는 것일까요? 내가 마트 가서 만 원어치 물건을 들고서 내 지갑 속에 돈이라는 종이를 주면 그 물건들을 가지고 나올 수 있다는 믿음의 근거는 무엇일까요?
돈이 가치 있는 이유는 첫째, 신뢰성입니다. 우리나라의 돈은 정부의 돈(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지고, 세금은 국민의 납세의무에 의해 보장받기 때문입니다. 즉 돈이 신뢰를 잃으려면 어느 날 대한민국 정부가 없어지거나, 국민이 어느 순간 사라지거나 국민들이 세금을 하나도 안내는 상태를 가정해야 하는데, 이런 일이 발생활 확률은 우리가 0%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돈을 신뢰할 수 있고,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국가와 국민이 사라지지 않아도, 돈이 가치를 잃는 경우는 또 있을 수 있습니다. 바로 희소성을 잃게 되는 경우죠. 만약, 중앙은행이 돈을 무한대로 발행한다면, 돈의 가치가 떨어지고 물가가 폭등할 것입니다. 과거 바이마르 공화국이나 짐바브웨의 경우인데요, 이 두 나라는 과거에 엄청난 양의 돈을 발행하여 돈의 가치가 폭락하는 바람에 빵 하나를 몇십억 원에 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중앙은행 설립법에는 최우선 순위로 국가의 물가안정에 이바지한다는 문구가 들어가 있습니다. 이 법률은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정치인과 국민, 정부에 의해 지켜집니다.
즉, 우리가 통화를 신뢰할 수 있는 근거는, 국가가 망하지 않는다는 믿음(신뢰성)과 민주주의가 유지된다는 믿음(희소성) 이 있기 때문 입니다.
비트코인의 신뢰성과 희소성은 어디서 오나?
이런 "돈"의 개념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비트코인은 엄청 혼란스러운 존재입니다. 비트코인은 디지털 신호로만 존재하며 실물은 없고, 그 무엇보다 "신뢰할 수 있는 기반"이 없습니다. 정부가 보증하는 것도, 국민이 보증하는 것도, 민주주의가 보증하는 것도 아니죠. 그렇기 때문에 "전통의 돈"으로 성공을 이룬 우리 시대의 지도층들은 비트코인이 곧 망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이런 터무니없는 것을 사고파는 국민들이 조금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정말, 그들의 말처럼 비트코인은 "신뢰할 수 있는 기반"이 없을까요?
비트코인은 "네트워크"가 신뢰할 수 있는 기반입니다. 자주 언급되는 블록체인이 바로 핵심기술이죠.
기존의 화폐는 국가(중앙정부)가 합니다. 이들 기관을 해킹으로 뚫는 것은 쉽지 않죠. 쉽지 않으나 불가능 한 것은 아닙니다. 확률이 0%에 가깝긴 하지만요.. 그에 반해 비트코인은 발행기관이 없고, 사용자들이 모든 거래원장을 나눠 가져갑니다. 즉, 해킹을 하려면 모든 사용자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거래장을 다 조작해야 하는데 그 모든 거래자의 컴퓨터를 다 해킹한다? 불가능합니다. 블록체인의 시스팀에 이 오히려 국가(중앙기관)에서 관리하는 것보다 신뢰성은 더 높습니다.
희소성 측면에서 전통의 돈은 민주주의와 법률에 의해 공급을 제한함으로써 가치를 안정적으로 지킬 수 있었습니다. 반면에 비트코인에서는 아예 공급량이 2,100만 개로 확정되어있습니다. 전통화폐는 공급량이 무제한이기 때문에 법률이나 민주주의를 통해 통화의 공급 안정을 확보하지만, 비트코인은 공급량이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에 애초에 법률이 필요 없습니다. 즉 비트코인은 신뢰성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잡초와 같은 비트코인, 밟을수록 강해진다
정부는 비트코인을 가만 히 둘 리가 없습니다. 암호화폐를 강하게 제재하고 더 나아가 불법화로 지정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암호화폐 불법화는 단순히 실거래에서 사용을 금지하는 수준이 아니라 일반 통화로 환전이나 보유 자체를 금지하는 규제 까지를 포함 합니다. 더 나아가 개인 소유의 가상화폐를 몰수하기까지 나갈 수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의 2가지입니다.
통화유통을 조절하는 힘은, 정부가 가진 가장 강력한 경제정책수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언론 및 금융기관이 한국은행의 금리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이죠. 만약 비트코인을 인정한다면, 정부는 자신들이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를 잃게 됩니다.
그뿐만 아니라, 암호화폐는 도박, 마약, 무기밀매, 매춘 등의 불법거래내역을 추적하기 어렵습니다. 북한이 비트코인에 엄청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동안 국가만이 가능했던 금전거래를 통제/감시할 수 있었던 엄청난 특권을 국가가 포기할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거래, 보유를 금지한다고 해서 암호화폐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전 세계 모든 국가가 동시에 거래를 금지하지 않는 이상은 거래가 가능한 다른 나라 통화로 환전한 후 이를 다시 우리나라 통화로 환전하면 되기 때문이죠. 만약 모든 나라가 금지하더라도 환전이 가능한 암시장이 존재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국가차원의 불법화는 오히려 가상 통화의 가치를 더욱 높일 우려마저 있고 이것이야말로 암호화 폐가 살아남을 수밖에 없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비트코인의 적은 내부에 있다.
지금까지 비트코인이 살아남을 수 없는 이유, 비트코인이 쉽게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드렸다면, 지금부터는 비트코인이 가지고 있는 위험요소를 말해볼까 합니다. 첫 번째 위험요소는 신규 화폐의 등장입니다.
비트코인의 총발행량은 2,100만 비트코인으로 공급량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한 신규 암호화폐는 계속 등장합니다. 비트코인의 공급량은 정해져 있지만, 암호화폐 발행량은 무한대이며, 이는 그 어떤 장치로도 관리되어지지 않습니다.
신규 암호화폐뿐만 아니라 파생된 신규 화폐도 등장합니다. "비트코인 캐시"가 그 예입니다. 10비트 코인을 가진 사람에게 5비트 코인 캐시를 지급하면서 새로운 암호화 폐가 만들어집니다. 이러한 무분별한 파생 암호화폐 및 신규 암호화 폐가 희소성에 심각한 타격을 주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위험이 있습니다.
결국 정리해 보자면 비트코인에 대한 전망은 아래와 같습니다. 정부는 비트코인에 대한 압박을 높일 것입니다. 불법 지정뿐만 아니라 관련 세금 추징 등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점이 비트코인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규제에도 비트코인은 굳건할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비트코인, 비트코인 캐시, 이더리움, 리플 등 수많은 암호화 폐가 존재하지만 결국 공급량 및 희소성을 유지하기 위해 1-2개만 남기고 다른 암호화폐는 사라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암호화폐, 미래시대의 선물일지 아니면 IT버블처럼 과거의 역사가 주는 교훈일지 두고 봐야 알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