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참 생소한 그 동네
익선동. 서울살이가 삼십 년이 넘어가는데도 처음 들어보는 낯선 이름이었다. 요즘 알만한 친구들은 다 안다는, SNS에서 그리도 핫하다는 그 동네. 까짓 거 나도 한번 가봐야 하지 않겠나 싶었다.
익숙한 종로 거리를 걸었다. 울퉁불퉁한 보도블록을 보며 툴툴거리다 오래된 상점들에 눈이 갔다. 일이십 년은 족히 되어 보이는 작은 음식점들과 여기저기 세월에 뜯겨 간 흔적들이 남아있는 가게들 사이로 어울리지 않는 옷차림의 사람들이 보였다. 회색빛 가득한 종로 속 알록달록한 청춘들이라니. 연신 휴대전화로 지도를 확인하는 몇몇 사람들을 보며 '아, 이 사람들만 따라가면 익선동이 나오겠구나'하는 확신이 들었다.
골목과 골목 사이, 그러니까 짐짓 그냥 지나칠지도 모를 그곳에서 익선동이 시작되고 있었다. 과거를 고스란히 간직한 현재의 종로와, 현대의 모습을 가득 안고 과거를 흉내 낸 종로의 만남이랄까. 방금전까지 인적이 드물었던 거리와 달리 그곳은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정말이지 핫한 그 동네에서 쓸쓸하고 추운 느낌이 들었던 건 왜일까. 솔직히 말하자면 조금 불편했던 그 거리. 그 거리에서 만났던 꽃들이 기억에 남아 끄적여 본다.
오늘자 '서툴지만 행복한' 매거진은 미드미가 주인공이 아닌 평범한 어느 날의 끄적임을 적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