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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ilee Apr 07. 2020

이야기 2

26_흥미로운 글감. 

요즘 새로운 습관이 하나 생겼습니다.

머리를 이틀에 한 번씩 감는 습관.


딱히 나갈 일이 없으니 머리를 매일 감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틀에 한 번꼴로 머리를 감다 보니 그 패턴에 익숙해졌는지 하루 안 감았다고 해서 머리가 가렵거나, 기름지지도 않더군요. 그리고 한번 감을 때의 그 개운함이란... 이로 말할 수 없이 상쾌 하달 까요.

아무튼 그렇습니다. 


참 오랜만에 거울을 들여다봤습니다.

며칠 다듬지 않은 눈썹은 마치 잡초처럼 마구 자라나 있었습니다. 

자외선 차단제 이외에 그 이상의 무언가를 바른지도 참 오래된 것 같습니다. 

덕분에 제 피부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아지고 있습니다만.


사람들을 만나 특별한 장소에 가거나, 눈에 담기도 벅찬 플레이팅의 음식들을 보면 바로 사진 찍기 바빴는데, 요즘은 일상이 정말 일상이 된지라 

"내 눈에만 담으면 되었다."라는 아주 생소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얼마 전에는 제가 정말 즐겨하던 SNS 계정을 삭제하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아는 모든 사람들을 잃는 것 같아 크게 아쉬움이 남았지만 

그래도 금방 적응해 나갈 것을 알기에- 

연락 올 사람들은 꼭 SNS가 아니더라도 연락 올 것을 알기에

과감히 지워버렸습니다. 


과감하다는 표현을 쓰는 김에 한마디 덧붙이자면, 

이 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번지면서 뉴질랜드 총리도 '봉쇄령'이라는 과감한 선택을 했고,

그 덕분에 저 또한 평생 못 해볼 과감한 결정들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고독이라는 것은 고난의 동반자라고 항상 생각해왔는데 

굳이 괴롭지 않아도 고독을 체감할 수 있다는 게 참으로 놀라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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