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_ 어느 고독한 사람의 이야기.
오늘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신이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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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눈이 아주 많이 내렸습니다.
그쪽은 한창 매미소리로 지겨울 여름이겠군요.
원래 추울수록 뜨거운 차나, 커피가 당길 텐데 이상하게 시원한 탄산수가 당기는 건 왜일까요.
아마도 답답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요즘 제 삶은 아주 지루하기 짝이 없습니다.
하늘색만 다른 매일 똑같은 바깥 풍경을 마주하기 때문일까요.
그래도 걷거나 동네 한 바퀴 가볍게 뛰면 내가 오늘 하루 뭐라도 했다 라는 생각에
나름 만족해서 잠이 듭니다만- 뭐라도 해내지 않으면 잠이 안 오니 이거 참 큰일입니다.
오늘은 카페 안에서 들려오는 시끌벅적한 소리가, 은은한 커피 향이 아주 많이 그리웠습니다.
제가 위가 안 좋아 커피를 즐겨 마시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 향만큼은 아주 사랑합니다.
사람을 만나지 않으니 기분이 왠지 울적해지는 건 저뿐일까요.
동시에 철저히 혼자가 되니 마음 한 구석에서 밀려오는 안도감은 무엇을 뜻할까요.
도대체 제 진짜 마음은 어느 쪽일까요?
이틀 전쯤 시킨 채소가 드디어 오늘 도착했습니다.
택배원의 얼굴을 본지도 참 오래된 것 같군요.
초인종 소리를 듣자마자 쏜살같이 내려가서 문을 열었더니 누군가 버려두고 간 듯한 종이 상자 하나만이 덩그러니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