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_ 시간은 삶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뿐,
아무리 깊게 베인 상처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고들 이야기한다.
과연 그럴까? 어느 날 문득 스쳐간 생각이다.
오늘도 그의 상처는 시간이 지나 무뎌져 있었지 전혀 아물어 있지 않았고
겹겹이 쌓인 시간 속에 그의 자아는 방황하고 있었다.
고로 시간이 약이 된다기보다 그 무한한 시간이란 공간 속에서- 당시 왜 그는 그리 깊게 베일 수밖에 없었는지, 그 고통은 왜 그리 길어야만 했는지 스스로 자문하고 깨달아 가는 기회로 한참 지나간 시간을 돌이켜보았다.
물론 계속해서 흘러가는 시간이 함께하지 않았다면 그는 고통이란 무게에 치여 세상 빛 보기를 꺼려했을 수도. 이처럼 시간은 그를 한없이 더디게 만들기도- 한없이 정신없게 만들기도 했다.
결국 절대 아물지 않을 것 같던 상처를 기꺼이 받아들임으로 인생의 반환점을 맞이하게 되기도 새로운 방향성을 향해 나아가기도 한다. 상처와 후회. 좌절과 우울. 살아 숨 쉬는 동안 약이란 결과물은 시간보다도 어쩌면 그 상처를 기꺼이 보듬어 줄 수 있는- 언젠가 반드시 찾아올 사랑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