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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환희 Jun 23. 2022

세 달을 기다린 휴가가 장마와 함께 온다

두 달 전 회사원 여행 메이트인 지인과 프리랜서인 나는 일정을 두어 번이나 바꿔가며 어렵게 이 숙소를 예약했다.

가평에 커피를 마시러 갔다가 이곳의 수영장을 우연히 보게 되었고 숙소도 운영한다는 걸 알게 됐다.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그러나 코로나로 꽤 오래 수영장 운영을 하지 않았고 올여름에 다시 개장한다고 해서 예약을 진행하게 됐다.

때는 여름이 과연 올까 싶은 4월경이었다. 숙소 측에 수영장 개장이 언제쯤이냐 물으니 정확한 일정은 알 수 없지만 작년 기준으로 6월 중순쯤을 예상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걸 감안해 안전하게 6월 마지막 주 주말을 택했다.

그리고 마치 세차를 한 다음 날 꼭 비가 오듯, 드디어 세 달을 기다린 휴가날이 이틀 후로 다가왔고 장마도 같이 왔다.

그에 맞춰 덴마크에서 주문한 튜브도 왔다.

이번 주 내내 가평 날씨를 들여다봤다. 날이 흐린 것까진 그렇다 쳐도 비만 안 왔음 하는 바람으로 매일을 보내고 있다.


프랑스에 살며 바캉스(여름 휴가)가 프랑스 사람들에게 지니는 의미, 어쩌면 1년 중 가장 중요한 기간임을 몸으로 경험한 바 있다.

9월 가을에 새 학기가 시작하는 사이클에서 여름을 어떻게 보내는지는 앞으로 다가올 가을의 시작을 준비하고 무료한 겨울을 버틸 수 있게 해 준다.

대략 2-3주 간의 휴가 동안 쉼과 충전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걸 몸소 경험했었다.


바캉스를 누구와 함께 할 것인가

는 어떤 대화를 나눌 것인가의 문제이므로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바캉스에 무엇을 가져갈 것인가

는 어떤 시간을 보낼 것인가와 직결된다.


프랑스에서처럼 연속으로 몇 주간의 바캉스를 보내지는 못하지만 다 다른 지인들과 띄엄띄엄 휴가 계획이 잡혀 있다.

긴 시간을 펼쳐서 보내는 대신 주말 정도 같이 보내게 될 테니 어쩌면 좀 더 밀도 있는 시간을 보낼 것 같아 기대가 된다.


자랑이나 상품들로 채워진 여행 브이로그는 셀럽이나 인플루언서의 멋진 영상을 보며 대리만족하는 걸로 충분하고 나는 내가 가치 있게 생각하는 주로 시간 위주인 여행기를 소개하려 한다. 예를 들어 휴가 가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의 중요성 이라던지..!

이번 여행을 함께 할 친구와 ‘우리가 나중에 돈을 훨씬 많이 벌면 하룻밤에 얼마인 숙소까지 갈 수 있을 것 같냐’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나는 전 세계의 에어비엔비를 가끔 들여다보는 취미가 있다. 100만 원을 호가하는 호주나 인도네시아의 정말 멋진 숙소들을 보면서 여기는 누구랑 누구랑 가고 싶다, 이런 음식들을 해 먹고 싶다 같은 걸 상상한다. 돈에 제한이 없다한들 수십만 원짜리 숙소를 가면 정말 좋을까? 뭐가 좋을까? 얼마나 좋을까? (사실 아직 못 가봐서 모르는 걸지도…)


이제 서울 경기권은 본격적으로 비가 퍼붓기 시작했지만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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