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녁을 바라보며 살지 말고 지금 내 옆사람을 보자.
오늘 아이들이랑 용마산에 갔다. 고라니를 보고싶어 산 구석구석 살피다 정말로 고라니를 찾았다. 무슨 숨은그림찾기도 아니고 보고싶다고 진짜 고라니를 찾다니! 너무 신기했고 아이들과 함께 즐거웠다.
하지만 내려오는 길엔 이제 고라니를 찾지 말아야지 생각했다. 오늘은 운이 좋았지만 남은 날의 대부분은 이런 행운이 따르지 않을 것이다. 고라니를 찾아 헤맨다면 매일 실패할 것이고, 아이들에게 산행은 재미 없어질 것이다.
대신 아이들이 산에서 발견하는 모든 것들을 사랑할 수 있게 해줘야지 다짐했다. 고라니를 찾아도 좋지만 산새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무당벌레만 만나도 까르르 웃을 수 있게. 산의 모든 것으로부터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그러는 편이 아이들이 조금 더 오래 아빠와 산에 가도록 만들어줄 것이다.
인생도 비슷하지 않을까? 내가 너무 고라니만 쫓는 삶을 살고 있는 건 아닐까? 과녁으로 돌진하는 화살같은 인생. 어쩐지 세월이 쏜살 같더라니. 이제 하루하루 즐기는 삶을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