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남들을 웃겨야 할때가 많다. 개그우먼은 아니지만, 방송에서 내가 하는 롤은 긴장을
풀어주고 누군가를 재미있게 해주는 일에 가깝다. 뼛속에는 개그우먼 피가 자라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인지 사람을 만나면 분위기가 싸하게 변하는 걸 보질 못한다. 계속 질문하고 말걸고 웃길려고 노력한다. 그러다보니 상대가 웃어주면 좋아서 어느새 내가 더 크게 웃고있다. 그렇게 일한지 20년이 넘어간다.
울때도 있지만 자연스런 내 포지션은 언제나 웃는 일이다.
더크게웃고 더크게 반응한다. 사람들을 만나면 말한다 " 너 떄문에 일년치 다웃었다" 난 그렇게 기분이 좋다. 그말에 힘을 얻어 더 웃기는 지 모른다. 반대로 그말을 한사람에게 슬픔이 느껴지기도 한다.
내가 뭐라고. 나때문에 일년치를 다 웃었다고? 그럼 정말 웃을일이 별로 없다고? 그래 맞다. 인생은 어쩌면
웃음기 없는 매일인지 모른다. 냉소적으로 살자고 생각하면 한없이 평생 웃을일이 없을 수도 있다. 나이들수록 의무는 많고 불안은 더해가니까. 그래서인지 나는 웃을 일을 만들어야 하는게 제일 중요하단 생각이 든다.
우리 이제 일은 할만큼 해봤고, 돈도 열심히 벌어봤다. 대충 인생에 대해서도 아는데, 웃을 것을 '일'로 만들지는 못했다. 왜 빨리 버는게 바빴으니까. 웃는 일은 너무너무 중요하다.
그것은 일거리보다 중요할 지 모른다. 난 의미없이 서로에게 릴스를 보내는 동생이 있다. 웃긴것만 찾아서 서로 질세라 보낸다. 서로에게 보낼때 만큼은 진지하다. 옛다 너 웃어라! 아니야 이게 더웃겨! 그러다보니 억지로라도 웃을일을 찾았다. 좋아하는 대상을 만들었다. 연예인이든, 작가든, 프로그램이든, 내가 이걸 보면 힐링이 되며 웃긴 포인트가 될수 있는 것을 찾았다.
나는 아들이 야구에 미쳐있어서 야구를 따라다녔다. 바쁘게 일하는 엄마니까, 주말에 놀아줄수 밖에 없는데 그때만큼은 아이가 원하는 걸 하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야구룰도 모르고 선수들도 모르지만 그냥 쫓아갔다. 재미없어도 계속 리액션을 해줬다. 덕분에 아들과 더 친해지는 계기가 됐다.
라디오 진행을 하고 있으니 음악을 정말 많이 듣는데 우연히 비투비에 빠져 이창섭 가수에게 매료 됐다.
본업은 잘하면서 평소에 웃기는 행동을 많이 하는 그를 보면 힐링 됐다가 박장대소 했다가 막 다양한 감정을 느낄수 있었다. 그런 대상이 생기니 웃고 싶을땐 비투비 노래를 많이 듣는다. 야구를 따라가줬더니, 아들도 비투비에 관심을 가져줬다. 이렇게 오고가는 마음은 또하나의 웃을 거리가 됐다.
웃기지 않는다 웃을일 없다 생각하면 진짜 한달 아니 일년도 못웃는게 인생이다. 소소하지만 작은것에 억지로라도 웃을일을 만들자. 뇌는 내가 진짜 웃는지 가짜로 웃는지 모른다고 한다. 그냥 하하하 해버리면 기쁨회로를 돌린단다. 그회로 돈주고 안해도 되는데 왜 못돌릴까. 에어콘, 보일러만 돌려도 전기세 폭탄인 요즘인데.
웃는 건 갈수록 더 중요하다. 사람을 만났을대 화가난 얼굴은 진정 살면서 웃어본적 없는 분들이 많다. 웃을일이 없었을수 있지만 늘 화가나 있거나 모든일에 예민하게 반응 했을것이다. 나이들어 내얼굴이, 내가 살아온걸 반영한다고 내인상이 내 세월이란 말을 많이 듣게 된다. 웃는 얼굴인 인상부터 다르니까. 결국 내 인상이 내 나머지 인생을 결정할거니까. 지금이라도 우리, 하찮은 것에 많이 웃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