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솥
할머니네 집에는 가마솥 방이 있다.
요리할 때에는 주방에 가스레인지가 있어 가마솥을 떼는 일은 별로 없지만 쓰레기를 태우거나, 많은 양의 물을 데울 때 사용하신다. 가마솥에는 할머니의 아픔도 있다. 나는 원래 이모 2명이 있었다고 한다. 이모들이 어릴 때, 가마솥 위에서 놀다가 가마솥 뚜껑이 뒤집어져 이모들이 끓는 뜨거운 물에 빠졌다. 다행히 지금 살아계신 이모는 위쪽에 있어 바로 건져 올려 올려서 살 수 있었다. 지금도 팔에 화상이 남아 있지만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작은 이모는 큰 이모보다 더 밑으로 빠져서 건져 올렸을 때는 이미 생을 다 했다고 한다.
나는 이야기만 전해 들었지만 왠지 무서운 마음에 가마솥 근처를 잘 가지 않았다. 할머니가 쓰레기를 태우시면서 물을 데운다고 오랜만에 가마솥에 불을 지피셨다. 금방 불이 붙어 불이 활활 타오른다.
할머니께서는 종이 쓰레기를 안으로 집어넣어 쓰레기를 태워 처분도 하시고, 물을 데운다.
아마도 이렇게 태워지는 불에 생기는 연기와 같이 할머니의 아픔도 점점 날아가지 않았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