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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 봄 라이딩

벚꽃 라이딩.

긴 겨울잠에서 깨어난 안장 위 친구들이 새벽부터 달려 나와 이곳 대청댐 주차장에서 하나둘 모였다. "겨우내 체중만 늘었다"는 둥, "완전히 리셋되어버렸다"는 둥, 라이더의 봄 인사가 그렇듯 다들 반가움에 너스레를 떨어본다.


올해 '시즌 온'을 알리는 첫 투어 라이딩은 이곳 "대청호"다. 봄 이슬을 머금은 아침 공기와 봄 햇살에 설레고 오늘 '시즌 온' 신고식이 너무 호되지는 않을까 또 설렌다. 벚꽃이 절정으로 피어오른 주말로부터 한 주를 놓쳤지만, 그런 탓에 오히려 조그만 바람결에도 벚꽃닢들이 흩날려 대청호로부터 대단한 환영이라도 받으며 달리는 기분이다.


시~작 !!!


대청호.


대청댐으로 조성된 인공호로 위로는 충주와 아래로는 대전의 식수원이기도 하단다. 호수변 도로가 그렇듯 이곳 대청호에서는 눈으로는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두 다리로는 다이내믹한 수변도로와 인근 산악지역을 넘나들며 업힐과 다운힐을 경험할 수 있다. 게다가 수변도로를 따라 늘어선 벚꽃 가로수길은 그 화려함에 자전거든 자동차이던 운전자의 시선이 자주 뺏겨버린다.


한 주 저물어가는 벚꽃길, 하지만 덕분에 라이딩 내내 흩날리는 벚꽃닢을 맞으며~ ^^




대청호 라이딩 코스는 약 81킬로미터 순환코스다.

기점인 "금강로하스 대청공원"을 시작으로 "대청 호반로", "회남 문의로", "상장인차로"와 "보청대로(25번 국도)"를 차례로 이어달리다 보면 첫 번째 고개인 피반령이다. 약 4킬로미터 길이의 5.5% 경사로이지만, 왕복 3차로의 잘 닦여진 도로여서인지 체감 경사가 완만하게 느껴진다.

피반령에서의 내리막은 "회남로"를 만난다. 그리고 차량이 많은 "신상로"의 짧은 구간만 지나면 "대청 호수로"로 다시 대청호 수변 도로로 진입할 수 있다. "대청 호수로"는 1.5킬로미터의 짧지만 대청호 코스의 가장 경사로가 높은 (7.1%) "칡즙 고개"를 지난다.

칡즙 고개를 마지막으로 거의 평지에 가까운 도로가 "대청로"까지 이어지며 출발 지점이었던 "금강로하스 대청공원"에 도착한다.



피반령


호수를 끼고도는 수변 도로답게 역동적인 커브길과 적당히 낮은 업힐과 다운힐로 이루어진 재미 넘치는 코스다.


봄 벚꽃 라이딩으로 유명한 "충주호" 코스와 자연스레 비교될 만한데, "대청호" 코스는 난이도가 더 낮으면서 호수와 자연을 더 많이 만끽할 수 있는 시골의 정겨움이 있다. 물론, 지척에 대전의 고층 아파트 숲과 대전의 많은 자전거 애호가들로 붐비는 오천 자전거도로의 풍경과는 멋진 대조를 이룬다.


회남대교. 시원하게 뻗은 대청호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회남대교에서 바라본 대청호


휴일의 시골마을 가족들과 대청호 마지막 벚꽃 구경을 나온 가족들로 가득 찬 시골 식당에선 돼지고기구이가 일품이다. "회남로" 라이딩 코스에서 "비야대정로(방아실길)"를 따라 살짝 벋어 나면 다다를 수 있는 이곳 마을의 가장 큰 정육점 겸 식당인데, 정오가 되기 전에 도착했음에도 20분 정도를 기다려야 했다. 라이더들이 얘기하는 맛집은 믿지 말라지만 ^^, 늘어선 대기줄만 봐도 이곳 돼지고기의 맛은 미루어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시골 돼지의 맛. 두둑히 채워서 오후 라이딩 채비


서울에서부터 아침 일찍 서두른 덕분이겠지만 여유롭다. 라이딩을 마무리하기 전에 오천 자전거길을 따라 대전으로 향하는 쪽으로 조금만 다가가면 대청호를 바라보는 좋은 카페들이 있어, 한 군데 자리를 잡았다. 맛있는 빵과 커피로 마무리.



지는 벚꽃이지만 대청호 주변의 복숭아 밭에서 한창 피어오른 복숭아꽃들이 그 빈틈을 메워주어 봄의 생생함은 그대로다. 오후의 봄볕이 한창 달아오른 즈음 대청댐의 근처 주차장으로 돌아왔는데 아침 일찍 한산했던 주변 공원과 주차장은 발 디딜 틈 없이 봄을 만끽하러 나온 계절에 민감한 이들로 가득하다. 벚꽃의 개화시기에 맞춰 꼭 다시 한번 와봐야겠다.    


다시 서울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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