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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작가 Aug 11. 2020

세 번의 퇴사와 한 번의 창업 (1)

벤처기업 직원에서 창업 멤버, 창업을 하기까지

아직은 창업 1년 차도 채 되지 않은, 정말  아기 창업가라고 할 수 있는 현재의 모습을 잠시 뒤돌아 보면

나의 사회 생활기는 참으로 겁도 없고, 참을성도 없었다.


대학에서 영양학을 전공한 나는 병원에서 일하는 것에 대한 꿈이 있었다.

평범한 영양사보다는 음식으로 아픈 사람들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겠노라고, 조금 더 그럴싸해보이는 직업을 꿈꿨다.


소위 알아주는 대학을 가지 못했다는 자격지심에 대학원 진학까지 고집했고, 대학원에 재학하며 긴 시간 실습 과정을 거쳤던 병원에 인턴으로 입사하게 되었다. 장기간의 실습 과정을 거쳤기에 인턴으로서 하는 업무는 크게 다르지 않았고, 매우 익숙한 일을 해 나아가는 과정이었다.


짧은 시간 병원에서 근무하며 반복적으로 입원하던 환자분을 서로 알아보게 되고, 처음보다는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고맙다고 손 잡아주던 분도 계셔서 뿌듯함은 이로 말할 수 없었지만, 병원이라는 조직의 문제인지 개인의 문제였는지 종종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발생하기도 했고, 원칙적이고 상하관계가 확실한 공간에서의 내 성향이 잘 안 맞다는 걸 알게 되었다.


대학병원, 종합병원에서의 영양사는 TO가 많지 않아 어차피 인턴 끝나면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운명.. 헬스케어 기업에 입사를 해볼까 고민하던 차에, 되면 좋고 안 되면 할 수 없고-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면접을 본 곳에서 합격 연락이 왔다.




그렇게 나는 인턴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헬스케어 기업에 입사하게 되었다.

단 한 번도 '기업'에서 근무를 할 것이라곤 생각해 본 적이 없기에, 기업에서의 사고방식은 물론 기초적인 용어도 몰랐지만, 다행스럽게도 나는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았고 질문에 질문을 더해가며 적응해 나아갔다.


내가 병원에서 기업으로 직장을 옮긴 결정적인 이유는, 내가 옳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 할 수 있는 만큼 발휘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병원은 내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상과, 병원이라는 특수성상 내 의견을 개진하고 실현하기까지에는 너무 많은 단계와 시간이 필요했고,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나에게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시도해 볼 수 있는 곳이 필요했다. 


하지만 누구나의 직장생활이 그러하듯, 내가 생각하는 이상과 현실은 큰 갭이 존재한다. 

성공한 벤처기업가가 또다시 창업해 성장세를 이루고 있던 이 기업에서 내가 맡은 분야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투자 사업이었고, 아이템은 그럴싸했지만 레퍼런스나 성과가 부족했다.


1년여간 해당 부서에서 근무했고, 타 부서로 해당 사업이 이관되면서 나는 인사팀으로 발령받았다.

(억지로 인사팀으로 옮긴 것은 아니었고.. 회사에서 내가 인사팀에 근무할 생각이 있는지 제안을 주셨고, 나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렇게 인사팀에서 또 1년이 넘는 시간을 근무하다가, 부서장님의 창업과 함께 나도 퇴사를 결심하고, 나름 장기간의 준비 끝에 퇴사하게 되었다.

이때는 대표가 되기 전의 부서장님이 꿈꾸는 사업과, 나의 가치관이 상당히 잘 맞다고 생각했고,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며 서로 이해하는 과정도 충분히 있었기에 부서장님이 창업하는 회사라면, 아주 신나게 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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