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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포 golfo Mar 07. 2020

[성장의 기록] 모든 사람은 개개인이 우주다.

작곡 선생님 - 모든 사람은 개개인이 우주다.

그동안 글을 에세이 식으로 올렸었는데, 이제부터는 기록의 형식으로 올리고자 한다.

나의 사고를 성장시켜준 여러 상황들을 시간이 될 때마다 기록할 예정이다.

예전의 일도 있으며, 개인적인 주관이기 때문에 모두에게 납득이 되는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




방학 동안 작곡 학원을 다녔었다. 가격이 꽤 있어서 한 달만 다녀보려 했었는데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너무 감동적이어서 그 이후로 한 달을 더 다녔었다.

선생님은 밴드를 하고 계시는 30대의 남성분이셨다.


선생님은 멋진 분이셨다. 나이가 조금 있으시고, 돈을 더 잘 버실 수 있으신데도, 선생님은 꿈을 포기하지 않고 밴드 활동을 하셨다.

독서도 꾸준히 하시던 분이셔서 생각도 많으시고 말씀도 잘하셨다.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지만 선생님이 피실 때 따라 나가서 같이 얘기를 하곤 했다.

감사하게도 선생님은 내 레슨 시간이 끝나도 계속 와서 봐주셨다.


어느 날은 수업을 듣기로 했던 학생이 선생님께 전화해서 마음대로 시간을 바꾸는 것을 들었다.

이유를 설명하지도 않고 갑자기 그런 요구를 아무렇지 않게 하다니. 조금 무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선생님은 웃으면서 대답하셨다.


나중에 선생님께 물어봤다. 선생님께 무례한 학생들은 없냐고.

그때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나는 모든 사람들 개개인이 우주라고 생각해.”


뒤통수를 한대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선생님은 진정한 어른이었다.

배려심이나 책임감 때문에 어른인 게 아니다. 정말 많이 생각하고 정말 많이 진심이었었기 때문에 어른인 것이다.


선생님은 다른 부가 설명을 더하진 않으셨지만, 나는 우주라는 말의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우주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었다.


1. 사람 한 명 한 명은 모두가 우주처럼 복잡하다.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 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나는 그 행동이 그 사람 안에서 어떤 연결과 작용에 의해 나왔는지 알 수 없다.

그 내면을 완전히 알 수 없기 때문에 그 사람을 함부로 판단해선 안된다.


2. 사람 한 명 한 명은 우주처럼 아름답다.

복잡해서 이해할 순 없지만, 그 한 명 한 명이 그 상태 그대로 아름다운 것이다.

잘못된 사람은 없다. 다 다르지만 다 그대로 괜찮은 것이다.


이 의미를 해석하고 나니 가끔이나마 남들을 내 멋대로 판단했던 지난날들이 부끄러워졌다.

이 날 이후 이 말은 내 슬로건이 되었다.

모든 사람은 개개인이 우주다.

나는 이 말을 마음에 새기고 모두를 우주 보듯 보기 위해 노력한다.


선생님은 내가 이때까지 살면서 만나본 사람들 중 가장 멋진 사람이었다.

조만간 한번 더 놀러 갈게요 선생님.

당분간 작곡을 다시 배울 일은 없겠지만요.


20.03.07. 골포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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