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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효샘 Apr 10. 2018

접촉성 피부염, 원인은 꽃가루!

꽃놀이냐 사람구경이냐, 꽃비냐 꽃가루냐.

접촉성 피부염, 원인은 꽃가루!


일요일에 벚꽃을 보고 왔다. 요르단 다녀오고 구미 강의까지 다녀온 터라 몹시 피곤했다. 그래도 아이들 원하는 거니까 따라나서긴 했는데,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강남역 한 복판에 서있는 것 같았다. 사람 많은 데 바람까지 부니 온갖 먼지와 꽃가루, 꽃잎이 뒤섞여 난리였다. 정체불명의 먹을거리 좌판과 사람들 머리 위로 덧입혀진 미세먼지, 그리고 꽃가루까지. 사람 많은 걸 싫어하는 나로서는 딱 질색인 풍경이었다.


집에 돌아와 어지러운 머리를 진정하느라 그대로 잠이 들었다. 세 시간쯤 잤을까. 자고 일어나니 얼굴이 가렵기 시작했다. 개콘이 끝날 즈음 되니 자잘한 트러블이 손으로 만져졌다. 새벽까지 가려워서 자다 깨다 했다. 그리고는 어제, 월요일 출근해서 내내 가려웠다. 오톨도톨 빨갛게 뭐가 잔뜩 올라왔는데 꾹 참고 하루를 버텼다. 그리고 오늘, 얼굴에 벌레가 기어 다니는 것처럼 가려운 데다가 두드러기로 온통 뒤덮여버렸다. 가려워서 잠도 잘 못 잤다.


병원에선 사람 좋아 보이는 의사선생님이 말해주었다.

“전형적인 접촉성 피부염입니다.”

“저는 피부염을 일으킬 것과 접촉한 적이 없는데요.”

“이건 꽃가루 알러지예요. 꽃가루가 날아다닐 때 외출해서 꽃가루와 접촉하면 심해집니다.”

“아, 그럼 저에게 꽃가루 알러지가 있었다는 이야긴가요?”

“그렇지요. 그런데 환자분만 그런 게 아니에요. 어제 하루 동안만 서른 명 넘는 환자가 똑같은 증상으로 다녀갔어요.”


먹는 약과 바르는 연고를 처방해주었다. 처방된 약을 꼼꼼하게 읽어보았다. 한 알은 위장약, 한 알은 항알러지 약, 나머지 한 알도 항알러지 약이다. 한 봉지 먹었지만 차도는 없다. 여전히 가렵고, 얼굴 가득 뭔가 기어 다니는 느낌이다. 나 같은 사람이 그렇게 작은 병원에 서른 명이 넘었다면 이런 증상으로 고생하는 동지들이 많다는 뜻이다. 흠. 예민한 피부는 역시 뭐가 달라도 다른 모양이다. 다른 가족들은 아무렇지 않은데 혼자만 잔뜩 뭐가 나서는 빨갛게 부어올랐다. 애들이 나 안 닮은 게 그나마 다행이다. 꽃가루, 너는 앞으로 경계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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