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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녹차라떼샷추가 Sep 08. 2022

직장에서 가치관의 혼란을 느끼는 당신에게

당신은 틀리지 않았다. 단지 어울리지 않는 곳에 있을 뿐.


미션 중심으로 운영되는 스타트업 노을(Noul) 로고


노을에서 채용 중인 자궁경부암 PO 직무에 관심 있다는 분을 소개받았다. 이분은 국내 의료기기업체에서 PM 역할을 맡고 있고, 과학고 출신에 국내 최고 대학에서 석사까지 마친 수재이다. 겉으로 보면 안정적인 회사에서 인정받으며 직장생활을 하고 있을 것 같은데, 노을에 관심을 보인 이유가 궁금했다.


며칠 전, 이분이 회사로 직접 찾아왔다. 감사한 마음에 나도 시간을 내서 회사와 해당 직무에 대해서 소개했다. 노을에서는 직급/직위가 아닌 역할 중심으로 업무를 수행한다는 점, 노을의 지속가능성 철학이 어떻게 전사적 의사결정에 반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사례, 그리고 왜 노을이 자궁경부암 진단검사에 주목하게 되었는지 등 꽤나 상세한 내용들을 설명했다. 뒤에 이어지는 질문에도 성심껏 답변을 드렸다.


노을에 대한 모든 설명과 답변을 마치고 나도 이분에게 한 가지 질문을 했다. "안정적인 회사에 다니고 있는데 노을에 관심을 가진 이유가 무엇인가요?"


이분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답변을 시작했다. 현재 다니는 회사는 자신이 믿었던 가치관을 스스로 의심하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현재 다니는 회사가 돈을 많이 벌었는데, 지금은 진단검사 수요가 줄어들면서 매출이 눈에 띄게 빠졌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동료들과 리더들은 전염병이 줄어들어 다행이라는 인식보다는, 또 코로나19 같은 질병이 터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품고 있다고 했다. 이분은 글로벌 공공보건에 기여하고 싶어서 진단업계에 들어왔다고 했다. 그런데 회사는 매출 목표 때문에 글로벌 공공보건이 더 위험해지기를 바라는 상황에서 자신의 가치관에 혼란을 겪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반해, 노을은 진정성을 갖고 글로벌 공공보건에 기여하겠다는 미션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여서 마음이 움직인다고 했다. 이분이 노을에 대한 관심을 넘어 입사지원서를 제출할지는 조금 더 기다려봐야겠다.


이분이 그런 이유로 노을에 관심을 가졌다면, 노을은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운 회사가 될 것이다. 나도 비슷한 이유로 1년 전에 노을로 이직했다. 내가 지켜본 노을은 진심으로 지속가능성 철학을 고민하며, 글로벌 공공보건에 기여하겠다는 미션을 지향하고 있다. 회사에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회사가 겉으로 드러내는 말과 실제 내부 행동이 일치한다는 점이다.


개인의 가치관은 그 사람 삶의 나침반과도 같다고 나는 생각한다.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살아가야 비로소 자신의 삶이라 부를 수 있다. 어느 곳에서든 자신의 가치관이 부정당하고 있다면, 그건 자신과 맞지 않는 곳에 있다는 의미일 뿐이다. 자신이 잘못된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고 혼란스러워하거나 자책할 필요는 없다. 자신의 가치관을 유지하다 보면 자신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자리로 흘러가게 될 것이라 믿는다.


노을의 경영모델을 한 단어로 요약하면 "Mission-driven"이다. 개인의 가치관이 삶의 나침반이듯이, 노을은 기업의 미션은 조직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 노을은 글로벌 공공보건에 기여한다는 확고한 미션으로, 그에 공감하는 인재를 불러 모으고, 그 인재들이 사회의 통념을 넘어서는 혁신을 만들고, 다음 단계 미션을 지향하는 재정 기반을 만드는 선순환의 고리를 완성해 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노을은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얼마 전, WHO 산하 국제보건기구 한 곳에서 노을의 제품을 "전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디지털 현미경 플랫폼"으로 소개하는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노을에 와서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자유를 느끼며 직장 생활을 할 수 있다'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조직 생활을 위해,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의 가치관을 포기하는 건 당연하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에도 노을 같은 경영 모델을 도입하는 회사가 많아지면 좋겠다. 그렇게 되면 직장에서도 자신의 가치관대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직장인들에게 직장 생활이 괴로운 이유는 일 그 자체라기보다는, 자신의 가치관이 부정당하는 걸 어쩔 수 없이 견뎌야 하기 때문은 아닐까. 그렇게 살기에는 우리의 시간과 삶이 너무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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