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로 돈을 번다
확률을 공부하다 보면 반드시 마주하는 두 가지 규칙이 있다.
바로 합의 확률(덧셈 법칙)과 곱의 확률(곱셈 법칙)이다.
이 두 법칙은 단순한 수학 공식이 아니다.
투자의 세계에서는 조건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전략의 진입 확률과 승률이 크게 달라진다.
따라서 합과 곱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전략을 설계하는 데 필수적이다.
합의 확률은 조건을 느슨하게 잡는 방식이다.
사건 A가 일어나거나, 사건 B가 일어나면 충분하다.
일상 속 예시
주사위에서 1이 나올 확률은 1/6, 2가 나올 확률도 1/6이다.
“1 또는 2”가 나올 확률은 1/3이다.
조금 더 복잡한 경우를 보자.
짝수가 나올 확률은 3/6, 3보다 큰 수가 나올 확률도 3/6이다.
단순히 더하면 6/6이지만, 4와 6은 겹치므로 중복을 빼야 한다.
따라서 3/6 + 3/6 – 2/6 = 4/6 = 2/3가 된다.
A: 오늘 주가 상승 확률 = 55%
B: 거래량 증가 확률 = 40%
두 조건이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가 25%라면,
최종 확률은 55% + 40% – 25% = 70%다.
합의 확률은 조건을 느슨하게 잡을수록 진입 기회가 늘어난다.
다만 겹치는 부분을 중복 계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곱의 확률은 조건을 엄격하게 잡는 경우다.
사건 A와 사건 B가 동시에 일어나야 한다.
일상 속 예시
동전 앞면(1/2)과 주사위 6(1/6)이 동시에 나올 확률은 1/12, 즉 약 8.3%다.
A: 내일 주가 상승 확률 = 55%
B: 이번 주 금리 인하 확률 = 30%
두 사건이 독립이라면 0.55 × 0.30 = 16.5%다.
곱의 확률은 조건을 좁히는 계산이다.
진입 기준이 엄격할수록 기회는 줄지만, 그만큼 신호의 신뢰도는 높아진다.
엑셀로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이론과 실제가 잘 맞아떨어진다.
합(OR)
A열: 동전 → =IF(RAND()<0.5,1,0)
B열: 주사위 6 → =IF(RAND()<1/6,1,0)
C열: OR → =IF((A1=1)+(B1=1)>0,1,0)
평균: =AVERAGE(C1:C1000) → 약 0.58 곱(AND)
D열: AND → =IF((A1=1)*(B1=1)=1,1,0)
평균: =AVERAGE(D1:D1000) → 약 0.083
RAND 함수로 만든 난수는 충분히 반복하면 이론값과 거의 일치한다.
합의 확률(OR)과 곱의 확률(AND)은 실제 시장 데이터로도 검증해볼 수 있다.
이번에는 “연속 상승”이라는 조건을 두고, 나스닥과 코스피200의 2000년 이후 자료를 분석했다.
엑셀에서
=IF(오늘상승+어제상승>0,1,0)으로 OR 조건을,
=IF(오늘상승*어제상승=1,1,0)으로 AND 조건을 계산했다.
나스닥 결과
상승 OR (오늘 또는 전날 상승): 79.8%
상승 AND (오늘도, 전날도 상승): 29.1%
즉, 둘 중 하나라도 상승하는 경우는 10번 중 약 8번에 달했지만,
두 날 모두 상승하는 경우는 10번 중 3번 정도에 불과했다.
코스피200 결과
상승 OR (오늘 또는 전날 상승): 78.3%
상승 AND (오늘도, 전날도 상승): 28.0%
코스피200 역시 같은 패턴을 보였다.
조건을 느슨하게 잡으면 확률이 크게 올라가지만, 조건을 엄격하게 잡으면 확률이 크게 줄어든다.
포트폴리오 이론
덧셈 규칙 → 여러 자산이 동시에 오를 확률 계산 시
P(코스피↑ ∪ 나스닥↑) = P(코스피↑) + P(나스닥↑) − P(코스피↑∧나스닥↑)
곱셈 규칙 → 독립 가정 시 “같이 오를 확률”
P(코스피↑ ∧ 나스닥↑) = P(코스피↑) × P(나스닥↑)
상관관계가 낮을수록 “같이 움직일 확률”이 줄고 → 분산 효과가 커진다.
리스크 관리
덧셈 규칙 → “여러 전략 중 하나라도 망할 확률”
곱셈 규칙 → “여러 전략이 동시에 망할 확률”
예: 전략 A 망할 확률 10%, B 망할 확률 15%라면
동시에 망할 확률 = 0.10 × 0.15 = 1.5%
둘 중 하나라도 망할 확률 = 0.10 + 0.15 − 0.015 = 23.5%
정리
합의 확률: 조건 하나만 만족 → 확률이 커지고 기회가 늘어난다.
곱의 확률: 조건 모두 충족 → 확률이 작아지고 기회는 줄어든다.
실제 시장 데이터에서도 OR과 AND의 차이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분산투자는 OR의 구조를 통해 안정성을 높이고,
리스크 관리는 AND의 위험을 통제하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