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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코치 신은희 Dec 16. 2022

통증을 통해 나를 바라보다

치료 다니며 알게 된 것에 대하여

어느날부턴가 왼쪽 어깨가 너무 아파왔다.

옆으로 돌아누워 자는 편인 내게, 왼쪽 어깨 통증은 치명적?이었다.


그걸 또 3주는 참아 넘기다가 집 앞 신경외과에 들렀다. 원래 있었던 목 디스크의 영향도 있고 여러모로 점점 약 섭취량이 늘어나는 중이라 수영을 권고 받았다.


운동을 선호하진 않지만 꽤나 아팠던 나는 그길로 새벽 주2회 수영반을 끊었다. 그리고 그날부터 한의원도 다니기 시작한게 이제 50여일...수영하고 나면 통증이 더 심해져 치료 받으러 가는 꼴이 되버렸다.


통증은 왼쪽 어깨에서 시작해, 왼쪽 손목, 오른쪽 허리, 고관절까지 내려왔다가 지난주엔 오른쪽 발목까지 쭉 저릿해져버려서 수영도 잠시 끊은지 열흘째.


통증의 딜레마 속에서 한의원 다니며 느낀 점을 몇가지 기록해본다.


1. 나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 원래도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 심하게 아프면서 더 명료해졌다. 하고 싶은것과 이루고 싶은게 많아서 아파도 자꾸 참고 시도하는 욕심쟁이다.


2. 통증을 느끼는건 그나마 호전가능성이 있다.

- 어이없는 소리처럼 들릴 수 있지만, 통증을 느낀다는건 나의 신경감각이 아직 살아있다는 것. 더 심각한 상태가 진전되면 종국엔 통각을 잃어버린다니....무감각 상태야말로 경계해야하는 상황이겠다.


3. 나를 키운건 팔할이 호기심.

- 어느날 의사샘이 말했다. "침이 살갖에 들어가는걸 그렇게 또렷이 바라보는 사람은 처음 봐요"   

물론 따끔하지만 궁금했다. 어떤 크기의 어떤 침이 내 몸에 어느 부위에 들어가 신경치료작용을 하는지.

생각해보면 나를 성장시킨건 다 그 호기심이었다. 궁금해서 시도하고 궁금해서 찾아보고, 궁금해서 만나보는 모든 행위들이 나를 키웠다.


4. 모든 건 연결되어있다.

- 치료를 하는데는 여러 변수가 동시다발적으로 작용한다. 내 통증이 심해질 땐 뭔가 내가 더 무리되는 일을 했거나(겨울옷 정리, 서서 2시간 강의 등), 애들이 나한테 매달렸거나, 회사업무량이 많아져서 쉬지 못했거나... 책을 너무 오래  들고 읽었거나 등등. 한 가지만 해결한다고 완치되지 않는다. 무언가 내 생활 속 건강을 악화시키는 누수지점의 근원을 찾아내는 노력을 하는게 더 치료에 도움이 될수 있다.


5. 통증은 나를 돌아보게 한다.

- 어떻게 보면 평소 나의 모든 행동과 습관, 상황들이 모여 통증이라는 결과를 나은 것이므로, 인과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나를 더 잘 알게 된다.


결국 더 오래오래 하고싶은거 다하고 살려면, 몸을 좀 아껴서야겠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선택과 집중을 더 슬기롭게 해나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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