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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준 Mar 03. 2022

4. 코로나가 숙박 공급에 미친 영향

        코로나19 시대에 있어 가장 호텔 시장에서 가장 큰 변화라 한다면 기존 호텔의 폐업 도는 용도 변경일 것입니다. 감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각 국에서 국경을 폐쇄했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코로나19 이전 가장 수익률이 좋았던 서울 시내 역세권에 위치한 3~4성급의 호텔들이 가장 많은 타격을 입었고 과거 메르스 같은 유사 위기 경험을 통해서 몇 달 정도면 끝나겠지 하고 버텼던 여러 호텔들이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2020년 12월 31일 기준 전국 관광숙박업 등록현황을 살펴보면 4성급 호텔은 111개소, 3성급 호텔은 211개소로 각각 2019년 대비 약 10% 정도로 줄었습니다. 1년 만에 시장이 10%나 감소한 것입니다. 아직 호텔협회에서 2021년 관광숙박업 등록현황이 업데이트되지 않았는데 아마도 2021년은 더 줄었지 않았을까 예상됩니다. 특히 서울의 경우는 그 감소폭이 15%나 되어 전국 평균 대비 더 많은 호텔들이 폐업을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에 제주와 같은 관광지의 호텔의 경우 1~5성 호텔과 등록 없는 모든 호텔을 포함하여 총 127개소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전체 관광호텔 등록수의 변화는 없었습니다. 또한 5성급 호텔의 경우는 적국적으로는 4개소, 서울의 경우 1개소가 폐업하여 약 5% 수준의 감소가 있었습니다. 이는 3~4성급 대비 50% 수준에 불과한 수치로 우리나라의 상당수의 5성급 호텔을 대기업이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코로나19와 같은 위기상황에서 대기업이 버텨주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1] 


        그러면 이렇게 감소한 호텔은 어떻게 되었을까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호텔이란 부동산의 일종으로 말 그대로 움직일 수 없는 자산이라서 쉽게 다른 상품으로 치환되기가 어렵고 또 한다 하여도 상당한 기간과 비용이 소요됩니다. 하지만 여러 신문 기사들을 살펴보면 상당수의 호텔이 오피스텔과 같은 주거시설로 전용되거나 완전히 새롭게 다른 용도로 개발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호텔의 하드웨어 특성상 오피스텔로의 전환이 상대적으로 용이했을 것이고 만약 위치가 좋고 용적률에 여유가 있는 토지를 보유한 호텔은 수익성이 좋은 복합 아파트와 같은 주거시설로 개발을 고려했을 것입니다.[2] 대표적인 예가 더랜드 컨소시엄이 인수한 서울 강남에 있는 쉐라톤 팔레스 호텔일 것이고 강북에는 이지스 자산운용에서 인수한 밀레니엄 힐튼 호텔입니다. 

출처: 매일경제 2022년 1월 26일 자 “용도변경 덕분에… 서울시내 중소형 호텔 M&A 급물살

다행히 오래전에 개발되어 용적률에 여유가 있거나 교통 요지에 입지 한 호텔은 타용도로 전환 시 개발이익이 예상되어 디벨롭퍼들의 콜을 받지만, 그렇지 않은 서울 시내 상당수의 호텔들은 과거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고 호텔로 개발되었는데 이들에게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용도 전환을 허가하는 것에는 많은 문제가 예상됩니다.[3] 그렇다고 빈 객실로 호텔을 오랜 기간 남겨두는 것도 올바른 방법은 아닐 것 같습니다


        이러한 인허가를 완전히 바꾸지 않고 다시 말하면 건물을 새로 짓거나 아니면 대규모 대수선을 거치지 않거나 혹은 개별 분양 등의 건물의 오너십을 변경하지 않고 호텔을 새로운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공유 주택 혹은 셰어하우스로 불리는 공동 주택입니다. 사실 호텔과 주택은 기능상 큰 차이는 없습니다. 둘 다 사람이 거주하는 공간입니다. 마침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청년 주택 문제가 사회문제로 되면서 서울 호텔 공실 문제와 청년 주택문제가 맞아떨어진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2021년 LH공사에서 오픈한 ‘안암생활’을 들 수 있습니다.[4] 기존 도심의 관광호텔을 LH공사에서 리모델링하여 청년들에게 임대주택으로 공급한 사례입니다공유 주방공유 세탁실코워킹 스페이스를 마련하여 입주한 청년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성공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사실 이는 공공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사례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하지만 꼭 공공뿐 아니라 사기업이 참여한 경우도 있습니다셀립이라는 스타트업은 신길역 근처에 있는 관광호텔을 리모델링하여 셀립 여의라는 이름으로 주로 공유 숙박시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5] 이 회사는 이미 종로은평여의 3개 지점을 오픈했으며 앞으로 청년들이 선호하는 마포홍대용산 지역에 더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이 또한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모델로 자리 잡았다라고 할 수 없지만 의미 있는 호텔의 전용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이러한 호텔의 용도변경 또는 전용 사례는 호텔의 공급 수를 줄이는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호텔의 비탄력적인 특성을 고려하면 앞으로 코로나19가 Endemic 상황으로 전환되고 다시 관광객이 증가할 때는 또다시 호텔 공급의 문제가 발생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코로나 시대에도 공급이 증가한 호텔이 있습니다. 바로 소형호텔입니다. 소형호텔업은 2014년에 관광객의 유형이 단체여행에서 개별여행으로 변화하고 다양하고 특색 있는 개별 숙박시설의 활성화를 위해 관광진흥법이 개정되어 등장했습니다.[6] 앞서 팬데믹으로 인하여 1년 만에 약 10%의 관광호텔 수가 줄었다고 말씀드렸는데 소형호텔은 오히려 약 10% 증가했습니다한국호텔업협회 관광숙박업 등록 현황에 따르면 소형호텔은 2020년 총 41개의 소형호텔이 등록되어 코로나 이전 2019년 대비 5개소가 증가하였습니다이러한 소형호텔의 객실 수는 총 1,044실에 이릅니다.[7] 아직 1,000개소, 13만실에 달하는 관광호텔업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의미 있는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예를 들어 스테이폴리오(www.stayfolio.com)라는 스타트업은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는 소형 숙박시설들을 큐레이팅 하여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업을 영위하고 있고 그 실적은 계속 좋아지고 있습니다물론 에어비엔비나 익스피디아 같은 여타 다른 글로벌 숙박 업체들도 이러한 숙박시설에 대한 예약을 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숙박시설이 인기를 얻게 된 것은 대규모 숙박시설이 들어가지 못하는 숨겨진 지역에 숙박시설이 지어지고 그들만의 독특한 매력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과거에는 이러한 지역과 시설들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지만 디지털 시대인 지금은 인스타그램과 같은 여러 매체를 통하여 정보를 습득하고 발달된 내비게이션을 통하여 어려움 없이 이러한 곳을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이러나 저라나 호텔 공급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것은 바로 기관들의 투자일 것입니다. 그리고 코로나19는 이런 기관투자자들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많은 기관투자자들이 이번 코로나19 시기를 겪으면서 호텔 투자에서 손실을 보았고 이들에게 호텔은 위험한 자산이다라는 인식이 각인되었을 것입니다. 기관투자자들의 입장에선 팬데믹 시대에 오피스, 주거 등의 일반적인 부동산 자산 대비 호텔 자산 가격 하락이 워낙 컸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더 드루’ 프로젝트입니다.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하나금융 투자 등 국내 여러 유명 기관투자자들이 조 단위의 호텔 개발 사업에 투자했지만 코로나가 터지고 호텔 준공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메자닌에 투자했던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끝내 디폴트 상황을 맞았습니다.[8] 물론 호텔 자산이 인플레이션의 헷징 수단으로써 매력적이고 경기가 좋을 때는 추가 수익도 높지만 이러한 위기를 맞으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영역이 아닐 수 없습니다그리고 리스크를 심사하는 입장에서는 앞으로 제2의 코로나가 없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기관투자자들의 호텔 투자에 대한 비관적 관점은 상당기간 동안 계속될 것이라 생각합니다이는 국내 호텔 투자 시장에도 적용됩니다과거 3~4성급의 비즈니스호텔에 기관투자자들이 많이 투자하여 호텔 공급이 많이 이루어졌지만 앞으로는 그런 사례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물론 일부 투자자들은 역발상 하여 이렇게 어려운 코로나 시기에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호텔을 매입할 수 있는 기회를 찾고 있을 수도 있지만 이런 용감한 투자자가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습니다.[9] 그리고 이러한 시장이 활성화되려면 이러한 위기 때 경쟁력이 없는 일부 호텔들은 좀비 기업이 되지 않고 도태되는 것도 어쩌면 호텔 시장의 건전화를 위해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1] 관광숙박업 등록현황, 한국호텔업협회, http://www.hotelskorea.or.kr/datacenter/index_1.php?code=2

[2] 김명환, “용도변경 덕분에… 서울시대 중소형 호텔 M&A 급물살”, 매일경제, 2022.01.26 https://www.mk.co.kr/news/stock/view/2022/01/80343/

[3] 김영애, “서울시, 용적률 인센티브로 54개 호텔 확충”, 환경일보, 2014.11.14 http://www.hkb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9149

[4] 조재휘, “LH 맞춤형 쳥년주택 안암생활, 관광호텔 리모델링한 호텔형 임대주택”, 시선뉴스, 2021.02.23 https://www.sisu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7585

[5] 강경록, “살아보고 계약하세요… 순라, 은평 이어 셀립 여의 오픈”, 이데일리, 2021.08.27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515366629151584&mediaCodeNo=257&OutLnkChk=Y

[6] 호텔&레스토랑, “호텔업 내 의료관광호텔업과 소형호텔업 신설”, 호텔앤레스토랑, 2014.11.27 http://www.hotelrestaurant.co.kr/news/article.html?no=446

[7] 관광숙박업 등록현황, 한국호텔업협회, http://www.hotelskorea.or.kr/datacenter/index_1.php?code=2

[8] 임세원, 강도원, “4년부터 호텔 투자 붐… 코로나 장기화에 곳곳 부실”, 서울경제, 2021.02.12 https://www.sedaily.com/NewsView/22IH8C6JM6

[9] 이호, “베트남 다낭 호텔들 속속 매물로… 국내 기관에 러브콜”, 헤럴드경제, 2021.07.29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21072900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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