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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기사 Feb 19. 2021

기술사 취득기 #5 기술사를 취득하면 좋은 점은?

혹자는 기술사를 취득해봤자 좋은 게 별로 없다고 말한다. 그만큼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서 딸만큼 이득이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즉 ‘가성비’가 떨어지니 차라리 그 시간에 영어 공부나 재테크 등 다른 자기 계발을 하겠다고 말한다.


기술사가 아닌 사람이 하는 이런 이야기는 이솝우화에 '포도를 따먹지 못한 여우'와 다름이 없다. 기술사가 이렇게 말을 해야 진정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주변에 기술사를 따고 나서 ‘괜히 했다’또는 ‘가성비 떨어지니 하지 마라’라고 말하는 사람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모두 각자의 이유로 기술사 공부에 뛰어들었을 것이다. 나의 경우는 원하는 직장으로 이직하기 위해서 공부를 했고, 결과적으로 자격증 취득 후 그 목표를 이루었다. 이것만으로 공부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받았지만 이외에도 내가 생각하는 기술사 취득의 장점을 몇 가지 써보겠다.


첫째는 앞서 말했듯 원하는 곳으로의 이직이 쉽다. 나의 경우 한 곳에 정착해서 일할 수 있는 곳을 찾아보니 공공기관이나 대학교 교직원 자리가 눈에 들어왔다. 기술사 취득 후에는 원하는 직장에 서류 전형은 100% 통과를 했고, 6군데 중에 4군데에서 최종 합격통보를 받았다. 서류 전형에서 가점이 있는 것은 물론이고, 면접 전형에서도 기술사 2차 시험을 준비했던 경험을 살리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둘째는 자격증 수당이다. 내가 다니던 건설회사는 기술사 취득 시 수당으로 한 달에 30만 원을 주었다. 50만 원까지 주는 건설사도 있다고 들었다. 회사에서 해당 업을 유지하기 위하여 자격면허가 필요하고, 일정 규모 이상은 기술사를 필수로 요구하는 경우가 있기에 공부를 독려하는 차원의 수당이라고 생각이 든다. 월 30만 원이면 1년에 360만 원이니, 앞으로 20년 정도 직장생활을 한다고 가정하면 남들보다 7천2백만 원을 더 버는 셈이다. 공무원, 공기업, 공공기관 등에서는 기술사 취득 시 호봉을 더 인정해준다. 직장 내 승진 또는 연봉 협상에서 가점이 있는 것은 물론이다.


셋째로 부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루트가 많다. 이것은 본인이 얼마나 자격증을 활용하느냐의 문제인데, 조금만 노력하면 각종 외부 강의와 멘토링, 자문위원, 감정, 감리 등을 통해 부가적인 수입의 창출이 가능하다. 이는 직장 은퇴 후에도 본인이 프리랜서로서 할 수 있는 것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넷째로 기술사사무소 개업이 가능하다. 이는 많은 기술사들이 꿈꾸지만 쉽지 않은 선택임을 알고 있다. 본인이 사무소를 개업하여 실제적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명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고, 돈벌이가 될까에 대한 의문이 있기 때문이다. 명확한 방향성과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면 망설일 이유가 없겠다. 어쨌든 자기 사업을 시작하기 수월해진다는 것은 확실하다.

  

다섯째로 과학기술인 공제회(SEMA)에 입회가 가능하다. 정부부처 산하 공제회이자 7대 공제회 중의 하나로, 사학연금만큼은 아니더라도 연금 이율이 괜찮은 편이다. 예금이나 적금도 시중 은행보다는 금리가 높은 편이며, 이외에도 다양한 복지 혜택이 있다. 나 역시 매달 퇴직연금과 적금에 열심히 돈을 붓고 있는 중이다.


여기까지는 실용적인 사항이었고, 내게 기술사 취득이 더욱 값졌던 이유는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과 주변의 인정이라고 생각한다. 기술사를 취득했을 때 부모님이 고생했다며 안아주시는데, 특히 아버지가 그렇게 기뻐하시는 모습은 처음 보았다. 대학교를 붙었을 때나 군대를 전역했을 때와 비교할 수 없이 크게 자랑스러워하시는 모습에 정말 따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회사 명함을 드렸을 때 받는 사람의 반응이 달라지는 것도 경험했다. 이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취득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회의나 발표 등에서 내가 하는 말에 무게가 실리고 존중을 받는 것은 물론이다.


세상엔 타인의 노력을 폄하하고 깎아내리기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 사람들과는 자연스레 멀어지고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삶으로 증명해 본 사람들과 인맥이 넓어진다. 학원에서 함께 공부하고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들과 정기적으로 만나며, 계속해서 서로에게 도전과 영감을 주고받고 있다. 한국기술사회나 본인 분야 기술사회에 가입하여 다른 기술사들과 활발하게 교류하시는 분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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