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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JH Jun 20. 2021

[소설] 100조 원의 사나이_19

"운영팀장 왜 그렇게 소리를 지르고 그러나?"

"아니, 유의 및 거래 정지 종목 상장사에서 모두 줄 소송을 이어 가고 있는데 백 대표님은 너무 차분하신 것 아니에요?"

"거래 정지 종목이 아니야. 정확히 말하는 것이랑 천지차이야. 원화 마켓 거래 정지야. 그리고 소송은 법무팀에서 알아서 할 것인데 유팀장이 너무 걱정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우리 BTC 마켓도 좀 살려보자고."

"아니, 1:1 문의량이 너무 많은데 일일이 어떻게 대응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요?"

"고 팀장한테 답변 봇에 질문 카테고리 더 추가해 달라고 하고 법무팀에서 문구 받아서 1일 뒤 자동 답변되도록 해"

"아니 그런데 왜 저는 이렇게 결정되고 공지사항 나갈 때까지 모르게 하셨습니까? 그럴 거면 팀장 직책을 주지도 말았어야죠."

"솔직히 운영팀장은 반대했을 것 아닌가? 그리고 대부분 운영팀장이 적극 추천했던 회사야."

"저는 추천 형식에 맞게 끔 추천했을 뿐입니다."

"여기가 무슨 인큐베이팅 회산 줄 알아? 코카콜라나 나이키 같은 회사가 아니고 이름도 없는 회사 상장시켜서 서비스 홍보 목적으로 만든 줄 알아?"


"백 대표님, 고 팀장님 오셨습니다."

"어, 그래 빨리 들어오라고 해"

"아. 대표님 부르셨습니까?"

"유팀장, 고 팀장 왔네. 고 팀장 이번 원화 마켓 상장 폐지 종목에 대해서 이야기 좀 해 주게"

"아... 네. 유 팀장님. 우선 ERC20 코인은 예전에는 3시간 걸렸지만, 요즘 5분이면 코인을 만듭니다. 해당 코인을 만든 회사가 유명 회사면 모르겠는데, 제대로 된 제품 만들어서 대중에 이미 널리 알려진 회사가 아닌데 마치 블록체인 기술이 있는 것처럼 포장되는 회사는 모두 제외했습니다."

"아니 고 팀장. 백팀장님 하고 다르게 코드를 아니까 내가 말해줄게. 내가 추천한 회사는 다른 코인/토큰 메인 브랜치에 머지한 이력이 있는 엔지니어들이 있는 회사야."

"유 팀장님, 해당 부분도 저희 팀에서 커밋(commit)을 일일이 검토했습니다. 단순 버그 패치고 설계 변경까지는 아니더라도 모듈 변경이나 삽입 부분도 없었습니다. 그러니 몇 년이 지나도록 메이 넷 하나 없는 것이지요. 지금은 상장 못하고 안 안려진 회사 인큐베이팅할 시기가 아닙니다. 만약 하더라도 블록체인 기술에 도전할 만한 역량이 되고 거기에 돈을 투자하는 회사를 밀어줘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백 대표님 개발 잘 아십니다."

"아냐 아냐 기술은 한 달 놓으면 기술자라 할 수 없는 것 맞아."

"백 대표님 그럼 그 회사들이 메인 넷으로 독립하면 다시 원화 마켓으로 들어올 수 있나요?"

"그건 맞아. 그러나 이미 너무 많은 회사들이 있는데 메인 넷을 유지할 만한 케파가 되겠어? 예를 들어 한국에 코스닥이 200개가 있다고 해. 코스닥 건물 유지나 시스템 유지를 위한 돈이 모일까? 내가 맞다고 해도 불가능하니 맞다고 하는 거야."

"유 팀장님. 백 대표님 말씀이 맞습니다. 사실 그 정도 역량이 있는 엔지니어는 다 해외로 나갔고 국내에 그 정도 판을 깔 수 있는 곳은 없어요.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 자체가 제대로 된 대중적인 컴파일러, 제대로 된 운영체제 하나 못 만들었습니다. 그걸 만들 수 있는 엔지니어들은 모두 직군 전환을 한 상태예요."

"일단 알겠습니다. 아무튼 백 대표님 나중에 다시 오겠습니다."



"고 팀장, 자네는 유팀장이 저러는 것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까지 저런 적이 없는데 대표님께 저러는 것 보면 퇴사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저희 팀 인원들이 커뮤니티를 직접 조사를 해 보니, 커뮤니티에서 답은 잘하면서 계속 물량을 털더군요. 그러면서 사람들에게는 기다려 달라고 하는 게 거래량이 줄어서 BTC 마켓에 가면 좀 더 털어 먹으려고 하는 수법이었습니다. 소각 공시, 물량 공시도 모두 지갑은 공개하지 않은 체 자기들 홈페이지에서 공시한 내용들입니다. 사용자는 해당 공시에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서 저희가 ERC20 토큰은 이더스 캔으로 모두 따라가 봤는데, 공시한 물량보다 더 많이 털었고 공시 물량의 차액만큼 매도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래 예상은 했어. 거래량이 이미 줄은 상태에서는 사람들 희망 주고 달래서 계속 매수하게 만든 다음 상장사는 돈을 챙기는 방식이지. 어차피 국내에서 현금화할 일도 없고 해외 거래소 다른 암호 화폐로 보낼 거야."

"네 맞습니다. 금융실명제 때문에 연결계좌에서 뽑지 않고 다른 암호 화폐를 송금하더군요. 어차피 하나의 계좌에서 원금이 나가던 암호화폐가 나가던 계좌 수익 여부는 뽑기 쉽습니다. 다만, 암호화폐가 들어왔을 경우는 해당 화폐의 구입 가격을 모르기 때문에 계산하기 힘들죠."

"알아. 그래서 미국 주도로 해외 거래소들과 이번에 금융 정보를 교류하는 중앙 기관이 만들어질 예정이야. 거래소도 기본적으로 은행과 연계되어 있어서 국제적인 공조가 이루어질 것 같아. 암호화폐 거래 기록은 살필 필요 없고, 현금화를 일정 금액 하는 경우 센싱이 되게 되어 있고 출금 신청 시 암호 화폐 연결 계좌면 3일 뒤 찾을 수 있게 하는 거야."

"그 3일 동안 조사를 하는 것이군요. 가상 계좌야 무한정 생산 가능하고 시간도 짧아 1억 개 생성해서 1000원씩 1000억을 찾을 수도 있지만, 일반 계좌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원리네요."

"맞아. 그 3일 동안 원화 입금 이력이 전혀 없는데 암호화폐를 받아 20억을 인출하려고 한다면 굳이 모든 전송 상황을 볼 필요도 없는 것이겠지. 그렇게 상장사가 시세 조작하고 비용이 거의 들어가지 않았던 코인 생성으로 기본 천억 씩 벌어들이는 상장사가 투자자 기망한 금액은 전액 환수해도 되거든. 거래소 90% 정부가 10% 가지기로 정해질 것 같네."

"와... 거래소가 협조 안 할 수 없는 상황이네요. 그래도 너무 비율이..."

"그래 그렇지. 그런데 90%는 피해자 입은 투자자에게 거래소 재량껏 보상하는 항목이 들어갈 거야"

"외부에서 알면 난리가 나겠는데요. 90% 돈 받아서 이것밖에 안 주냐고 할 것 같은데요."

"외부로 알려졌을 시는 형사 처벌을 진행하고 국가에서 검찰이 직접 고발하게 될 거야. 그리고 비율은 90%에서 10%로 낮아지고 국가가 90% 비용으로 범죄자를 처단하는 것이지."

"Perfect! 혀를 내 두를 만한 기획이네요."

"그래 사람들은 돈을 못 받더라도 악인이 처벌받기를 원해. 경제사범으로 분류되면 액수가 최소 수백억이라 아마 거의 감옥에 있게 될 거야"

"정말이지... 대단합니다."

"사실, 대부분은 장관님 생각이야. 장관님은 여기에서 감옥에 갈 때 다른 공범을 같이 고발하는 경우, 검거를 위한 결정적 증거를 제공하는 경우 형량을 낮춰주는 조건도 걸자고 하셨어."

"햐... 저도 나름 천재 소리 듣는데. 정말 대단하시네요."

"뭐, 장관님도 우리 거래소뿐 아니라 다른 거래소 사람들도 만나니... 다른 거래소도 제도권 안에 들고 싶어서 정부와 긴밀하게 협조하는 것 같아. 뭐, 특급 법에 암호 화폐 거래소는 한국에서 금지한다. 는 조항 하나면 끝나는 것이라."

"네. 그래서... 사실 이건 고자질하는 게 아니라 대표님. 운영팀에서는 정부 정책 탓이라는 쪽으로 여론을 몰고 가는 것 같더군요."

"알아. 유팀장은 참... 안타까운 케이스야. 아마 조만간 사표 쓸 것 같은데 이번 상장 폐지되는 회사에서 꽤 많은 돈을 받을 거야. 내부 사정도 잘 아니 국내 거래소에서 현금화할 일은 없을 거라서. 결국 한국에서 돈 찾지는 않을 테고 액수도 상당할 테니 외교부에 출입국 증명서 떼보면 어느 나라에서 현금화했는지 알 수 있어. 소급해서 처벌해도 되는 내용이지."

"국적을 버리지 않을까요. 아니, 참... 그렇게 암호화폐를 현금화할 수 있는 나라고 제도권으로 들일만한 나라라면 오히려 처벌하고 공론화시키는 것이 해당 나라 거래소 입장에서도 좋겠군요."

"맞아 고 팀장. 정치인들 뒷 돈세탁하려고 거래소 합법화시킨 나라도 있는데 그렇게 부패한 나라라고 할지라도 다른 나라에서 온 이방인이 문제라고 하는 데에는 찬성할 거야. 자기들은 불법을 저질러도 법질서를 유지하는 데는 그만이거든"

"그나저나 좀 아쉽네요. 유팀장 같이 오래 일하긴 했는데."

"우리가 유팀장이랑 따로 못한 건... 사실 유팀장은 처음부터 우리와 함께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잖아? 정해진 일만 딱딱하고 칼퇴하는 직장인이었지. 그래서 우리도 거기에 맞게끔 예절을 지켜주면 되는 거고. 잘못하는 게 있으면 정의 구현되도록 하면 되는 거야."

"대표님, 그렇게 따지고 보면 사실 우리가 더 문제인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판을 짜고 누군가는 그 위에서 놀겠지. 다만, 자네와 나는 이제 편히 살 수 있는데도 남들보다 더 열심히 일하잖아.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는데도 더 도전해서 유팀장 같은 사람 말고 진짜 괜찮은 사람들이 좀 더 나은 삶을 누리도록 노력하는 사람들이지"

"안 그래도 요즘 이 부분에 대해서 대표님과 깊게 이야기를 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 고 팀장. 내 일정 취소는 못하지만 새벽에라도 같이 한 잔 하면서 이야기해 보세. 새벽 2시 어떤가?"

"좋습니다."

"그럼, 멜로디 후르츠로 오게나. 최근 VIP2와 갔었는데, 거기 신기한 술이 있어."

"네. 무슨 술인지 궁금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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