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툐툐 May 13. 2021

코로나,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

코로나19 확진자 일기 01

세상에는 이성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 투성이다.

이번에 겪은 일이 그렇다.

이별의 아픔이 채 치유되기도 전에, 다른 병을 얻었다.



어머니는 당뇨가 있기 때문에 운동을 꼭 해야 한다. 그래서 헬스장에 다녔고, 사람 없는 시간대에만 갔는데도 그곳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되었다. 어머니의 참사랑 덕분에 출퇴근 시간, 어머니가 챙겨주시는 밥을 먹은 나도 코로나19에 감염되었다.


친한 직원이 밥도 못 챙겨 먹고 일하는 게 마음이 쓰여서, 그와 같이 점심을 먹었다. 그 밥 값은 오히려 그가 결제했었다. 평소에 나한테 고마웠다면서 말이다. 따뜻한 식사 자리였다.


정원 미달로 그림 수업을 취소하고 싶지 않아서, 내 사비를 들여 지인을 초대했고, 나도 그림 수업에 함께 참여했다. 수업은 선생님까지 4인이었고, 5인을 넘지 않았다. 그림 수업은 화기애애했고, 웃음꽃이 피었던 시간이었다. 각자의 그림을 들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나쁜 마음으로 선택하고 행동한 건 단 하나도 없었다.

방역 수칙도 전혀 어기지 않았다.



같이 밥을 먹은 사람, 같이 수업을 들은 사람, 사무실에서 나와 가깝게 앉은 직원들까지 모두 자가 격리를 하게 되었다. 그 외 사무실 같은 층에 있는 사람들은 능동 감시 대상이 되었다.


또한 전 직원들에게 사과 메시지를 보내야 했다.

“왜 코로나19에 걸리게 되었는지”를 적었고,

“죄송하고 면목이 없으며, 다신 이런 일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어떤 게 악이고 선인가.

어떤 게 가해이고 피해인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