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를 지배하는 중국빅테크
경제력과 AI 기술 다음으로 미국과 중국이 맞붙게 될 전장은 콘텐츠다. 게임, 음악, 영화, 드라마, 방송 등 문화콘텐츠는 문화 지배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전략 자산이다. 입고 마시고 즐기는 모든 것들이 콘텐츠다. 영화와 드라마 그리고 케이팝을 비롯한 K 콘텐츠 열풍은 한국 음식과 관광으로 확장됐다.
긍정적인 사용자 경험이 기업의 서비스와 제품의 지속적인 매출을 견인하는 것과 유사하다. 문화 지배력은 단절된 국경을 초월하고 체재가 만든 장벽마저 넘는다. 냉전시대의 소련 고위층은 코카콜라를 즐겼다. 2차 대전 중에도 적국이었던 프랑스의 식재료는 독일인들의 사랑을 받았다.
문화의 힘은 대체로 국력에 비례한다. 대한민국이 본격적으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게 된 시점부터 한류는 K 콘텐츠로 격상됐다. 30년간 세계경제의 이인자로 군림한 일본은 소프트파워 강국이다. 대영제국 시절의 영광은 사라졌지만 영국의 콘텐츠 파워는 여전하다. 그리고 초강대국인 미국의 문화는 성역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중국만큼은 예외였다. 짝퉁과 표절이 난무하고 저작권 개념이 없는 불량 국가라는 오명을 안고 살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시대가 변하면서 중국이 신흥 강자로 급부상하게 됐다. 중국 1세대 IT기업 중에서 BAT로 불리는 알리바바와 바이두는 막강한 콘텐츠 사업으로 중화권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
14억에 이르는 중국인들은 전 세계 콘텐츠 시장의 최대 소비자다. 콘텐츠 블랙홀이라고 불러도 과장이
아니다. 수많은 취향을 가진 이들이 콘텐츠를 소비하고 재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몇몇 기업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그중에서도 선봉장이자 구심점은 IT기업 텐센트다.
오늘날 텐센트는 중국의 문화 지배력을 전 세계로 확장하는 허브임과 동시에 가장 거대한 플랫폼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K 콘텐츠 시장을 막후에서 지배하고 있다는 점이 한국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위협이다. 지분투자를 통해 확보한 수십여 개의 기업을 토대로 텐센트는 글로벌 콘텐츠 사업을 지배하고 있다.
국내 미디어 콘텐츠 기업들의 대주주로 군림하게 되면서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도그마가 됐다. 경영과 운영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허울뿐이다. 텐센트는 TME(텐센트 뮤직엔터테인먼트)로 스포티파이와 함께 세계 음반시장을 양분한다. 유니버설뮤직, 스포티파이, 워너뮤직 등 글로벌 음반사들의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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