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은 질병이 아니라 재앙이다
비만은 단순한 질병이 아니다. 국가성장동력을 좀먹는 사회적 병폐다. 수많은 합병증을 동원하는 비만은 의료보험의 재정건전성을 떨어뜨리고 근로자들의 경제활동을 저해한다. 미국은 지난 2001년 비만을 국가위기로 규정했다.
WHO는 2004년 비만을 전 세계적인 유행병으로 정의했다. 동시에 암, 당뇨, 심장병과 동급의 중대 질병으로 분류했다. 미국은 사망원인 1위인 심장질환과 2위인 암이 비만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를 토대로 미국립보건원과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비만을 미국인 사망원인 2위로 지정했다. 비만이 초래하는 경제적 손실이 무려 2400조 원에 달한다는 WOF의 연구결과도 있다. 비만은 마약문제와 닮았다.
사회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고 개인의 삶을 피폐하게 망가뜨린다. 게다가 지구상의 그 어떤 나라도 비만과의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마약중독을 치료하는 부프레노핀이나 날트렉손 등이 나왔지만 근본적인 해법이 되지 못했다. 비만도 마찬가지다.
비만치료제인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세계적으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WHO는 2030년까지 비만인구의 10% 정도만 효과를 볼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비만의 증가폭이 감소폭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비만에 대한 인식이나 관점에 관한 변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비만이 질병이자 사회적 재난이라는 공감대는 여전히 찾아보기 어렵다. 그저 많이 먹어서 체중이 늘었다는 안일한 인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비만은 일종의 중독이자 장애라고 보는 관점이 의학계에서 정설로 받아들여졌다.
WHO와 의학계는 비만을 신경정신과적 문제와 뇌의 호르몬 체계 문제가 얽힌 복합적인 질병으로 본다. 식사량을 조절하지 못하는 의존성 질환이자 일종의 행위중독이다. 폭식장애와 음식중독은 알코올, 마약 중독과 매우 유사한 기전을 갖고 있다.
실제로 의학계는 비만과 공존하는 식이장애를 정신질환으로 분류한다. 본인의 의지로 식사량을 조절할 수 없고 체중감량에 지속적으로 실패하는 만성비만환자들은 국가차원에서 개입해야 한다. 개인의 의지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장애와 중독이라는 병리학적인 관점으로 대전환해야 만한다.
지방소멸, 고령화, 경제활동인구감소, 낮은 출산율로 국가존립이 위협받는 한국은 비만이 치명적인 걸림돌이다. 성장세가 꺾인 한국의 대내외적 경제상황은 국제정세의 반사이익과 반도체업계의 실적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노동력과 인재수급에 문제가 생기면 첨단산업도 쇠락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비만이 동반하는 다양한 질병으로 인해 의료보험재정이 악화되면 국가경제의 건전성도 망가진다. 비약이나 과장이 아니다. 비만과 관련된 의료비로 8조 원에 달하는 손실 발생하고 있다.
전체손실규모의 50%를 차지한다. 특히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비만이 초래하는 만성질환진료비가 건강보험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됐다. 게다가 저소득층의 비만진료비가 고소득층보다 1.5배나 높아서 재정은 악화일로를 걸을 수밖에 없다.
이대로 가면 2030년에는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인해 무려 190조 원에 달하는 지출이 발생한다. 비만으로 인한 노동인구의 활동력이 줄어들면서 2030년대 중반 100조 원이 넘는 사회경제적 손실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된다.
반도체산업이 경제성장을 견인해도 비만으로 인한 국가성장정체와 공중보건붕괴를 막을 수는 없다. 부동산버블, 국가부채, 안보위기보다 비만이 더 무거운 국가위기다. 어떤 문제보다도 해결이 시급한 국가적 재난이다.
질병이자 재난이라는 인식을 개선하려면 명칭뿐만 아니라 관점도 바꿀 필요가 있다. 비만이 아니라 섭식장애 혹은 섭식중독이라는 심각성이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단어를 써야 한다. 의료계와 정부는 비만에 대한 국가적 인식개선 작업을 대대적으로 벌여야 한다.
마약, 알코올, 도박중독 같은 사회문제로 규정하고 위험군과 대상자들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노력도 필수다. 체중감량을 미용의 영역으로 분류하는 시대는 끝났다. 체중감량과 체중조절은 자기 관리가 아니라 생존과 존립의 문제다.
국가차원에서 페널티와 리워드를 제공하면서 비만을 정복해야 할 때다. 기아는 사회구조적 재난으로 보면서 비만은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는 낡은 관점을 당장 폐기해야만 한다. 한국인들은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비만은 개인의 건강한 삶을 망가뜨리는 경제사회적 재앙이다. 그리고 동시에 사회의 발전을 저해하는 심각한 재난이다. 한국은 비만을 비롯한 중독문제로 국가디폴트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도박중독은 230% 치솟았고 마약사범 적발건수는 매년 신고점을 갱신 중이다. 특히 미래경제성장인구의 핵심축인 20대의 마약중독 건수는 130% 폭증했다. 알코올 중독 유병률은 세계 평균과 비교하면 무려 200%나 높다.
비만이 섭식장애이자 일종의 행위중독이라는 특성을 감안하면 위의 중독문제와 같은 선상에서 볼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의 비만인구 증가율은 세계최상위권이다. 10년 연속 상승 중이다. 특히 경제활동인구의 주축인 3.40대 남성의 53%가 비만으로 집계됐다.
비만합병증으로 한국의 핵심경제활동인구의 50%가 10년 안에 망가지게 된다는 의미다. 비만유병자는 비만 판정을 받고 평균 5~8년이 경과하면 당뇨, 고혈압, 심혈관질환이 발병한다. 일반인대비 발병률이 약 8배나 높다.
노화속도가 거의 2배나 빠르므로 노인성질병과 퇴행성 질환으로 인한 막대한 의료비 부담이 발생한다. 글로벌 의학계는 중고도비만을 합병증이 발병한 상태로 본다. 뒤늦게 체중감량을 해도 신진대사나 호르몬체계가 망가진 상태라 비만유병자는 관리가 필수다.
비만으로 인해 입은 피해는 복구되지 않는다. 췌장기능이 저하되고 피부노화가 심해지는 데다 비가역적인 혈관과 관절 손상을 동반한다. 특히 뇌의 시상하부가 체중감량을 비정상적인 기아상태로 규정하여 기초대사량 문제가 평생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
비만유병인구는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므로 사망할 때까지 의료비부담을 지속적으로 가중시킨다. 2026년 기준 관리가 필요한 국내 비만인구는 무려 1500만 명이다. 잠재적 유병자만 1000만 명에 육박한다.
2030년대 한국은 인구의 70%가 비만상태에 놓이게 될 것이다. 평균 10년 내에 비만합병증으로 인해 의료비 지출이 폭증한다는 통계를 감안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암울하다 못해 불투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이나 사회는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현실을 바꾸려면 당장 국가차원의 강도 높은 개입과 개혁이 필요하지만 역대 어느 정부도 비만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았다. 기아로 시름하던 최빈국이 경제성장의 기적을 달성하고 비만으로 고사하는 최악의 엔딩이 바로 대한민국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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