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시간은 모두 한정된 자원이다
고통에서 가장 빨리 벗어나는 법은 이해하지 않는
것이다. 애써 받아들이려는 마음을 버리고 나면 내면은 평온해진다. 이해되지 않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이상으로 고통을 받을 필요는 없다. 어려운 문제를 쉽게 풀 수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범한 범인(凡人)이다. 모르는 문제를 하염없이 고민한다고 답은 나오지 않는다. 답을 모를 때는 그냥 넘어가는 편이 낫다. 억지로 붙잡고 있다 보면 시간만 낭비할 뿐이다. 시간이 한정된 자원이라는 사실을 다들 잘 알고 있다. 마음도 시간과 같다. 사건이나 사람에 너무 마음을 쓰다 보면 나를 돌볼 여력마저 사라진다.
마음은 무제한이 아니다. 그래서 평소에 마음을 아끼는 연습이 필요하다.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나 사람을 만나면 이해 대신에 납득을 선택하면 된다. 깊이 파고들지 않고 넘기는 태도는 내면의 평온함을 지키는 좋은 방법이다. 사람에게 필요 이상으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아도 괜찮다. 모든 인간관계가 전부 다 인연은 아니다. 신경을 너무 많이 쓰면 몸과 맘이 상한다. 의무와 책임이 따르는 필연적인 인간관계라도 예외는 없다. 남보다 내가 먼저다. 이기적인 것이 아니다. 이타적인 사람이 되려면 나를 잘 챙기는 것이 먼저다. 배려와 존중은 안정적인 내면에서 나온다.
사람에 대한 배려심과 애정이 있는 사람들이 사람으로 인해 크게 힘들어한다. 납득하기 힘든 타인을 이해하려고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면서 고심한다. 상대방의 표현이나 행동을 두고 의도를 파악하려고 계속해서 고민한다. 하지만 생각을 반복해도 답은 나오지 않는다. 남은 결국 그냥 남이다. 남은 내가 될 수 없다. 나도 남이 될 수 없다. 속으로 하는 생각이나 깊은 곳에 숨겨둔 본심은 무슨 수를 써도 알 수 없다. 알 필요도 없고 안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다. 문제를 푼다고 보상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다. 이해하려고 애쓰면서 시간과 감정만 낭비하게 된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나 사람은 맘에 담아두지 말자.
누구에게나 삶은 희극과 비극이 뒤엉켜있는 복잡한 드라마다. 그래서 사람을 향한 판단은 종종 오판을 낳고 추측은 억측이 되기 쉽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은 상상의 영역이다. 편견이나 선입견은 대체로 멋대로 떠올린 상상에서 비롯된다.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풍부한 상상력은 좋든 나쁘든 대체로 한쪽으로 기울어진다. 심리적인 균형이 무너지면서 상상력은 오해와 착각으로 변질된다. 그리고 오해는 늘 크고 작은 갈등을 부른다. 좋은 의도로 시작해서 나쁜 결말을 맞이하면 서로의 마음만 괴로워진다.
사람 속은 본인도 모르는 미지의 영역이 대부분이다. 남도 모르는 타인의 내면을 사서 고생하면서 탐색할만한 가치가 있을까? 피를 나눈 가족 간에도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존재한다. 말투, 행동, 습관, 버릇 같은 부분을 가족이라고 다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한 지붕 아래 밥을 같이 먹고사는 친족 간에도 벽이 있다. 남은 그보다 더할 수밖에 없다. 사람을 볼 때 나는 눈에 보이는 부분만 본다. 내면을 들여다보고 싶은 궁금증이나 호기심이 올라오면 빠르게 외면하고 단념한다. 타인의 삶을 추측하는데 나의 에너지를 쓰지 않는다.
마음은 한정된 자원이다. 남에게 마음을 너무 많이 쓰다 보면 나에게 써야 할 몫이 줄어든다. 외부의 자극이나 충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내면의 면역력과 내구도가 동시에 하락한다. 회복속도가 떨어지면서 대인관계에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일상이 점점 더 피곤해지고 삶은 고단해진다. 나를 힘들게 만드는 사람이나 사건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태도는 회피나 냉정함이 아니라 생존기술이다. 타인의 삶은 보기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무겁다. 서로를 위해서 그리고 나를 위해서 적당한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 나를 먼저 챙기자. 스스로에 대한 존중은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현명한 방법이다. 필요 이상으로 무리하지 말자. 사람 때문에 너무 애쓰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