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엄마는 내게 네 아빠랑 똑같다고.
아빠는 내게 네 엄마랑 똑같다고.
엄마 아빠 닮는 건 너무 좋은 데 꼭 서로 날 가지고 서로를 더 닮았다고 미룰 땐 단점을 얘기하실 때여서 그 말이 참 싫었다.
되려 아니 난 엄마 더 닮았는데???! 라며 우겨보고, 아 나도 아빠 그런 건 싫어 라며 흉도 보고,
어느 날 집에 혼자 있게 된 날이었는데
잠이 들었나? 눈을 떠보니 소파였다.
비몽사몽 몸을 일으켜 세워 앉아 멍하니 시계를 보니 해가 지고 있었다.
다들 어디 간 건지.
한 30 분 시계 보고 멍하니 잠에 취해있다 기지개를 시원하게 켜며 두 손바닥을 펴 인정사정없이 눈을 비비고 마른세수를 했다.
마른세수를 하다 말고, 일요일 낮 늘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꼬고 티브이보다 피로해진 눈을 비비던 아빠.
그리고 얼굴이 뭉개지도록 하품과 요란한 기지개를 켜던 아빠의 모습을 항상 잔소리하던 엄마가 떠올라 울음이 터져 나왔다.
마른세수로 기지개를 하던 두 손바닥으로 얼굴을 감싸고 한참을 울었다. 내가 참 아빠 같고 아빠 딸인 게 맞아서.. 눈물이 났다.
아빠의 딸인 나, 아빠를 보며 자란 나는 아빠가 없는 지금 내가 꼭 아빠와 같아진 모습을 보며 조금이나마 외롭지 않을 수 있으려나
기지개를 켜다 별안간 무슨 포인트인지 울어버리는 내 이 마음은 언젠간 괜찮아질까
아빠가 마치 같이 있는 기분으로 내가 남은 시간 덜 외로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