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3
명절 마다 유독 그리워 진다
생각 한 적 없다고 생각 했는데, 입 밖으로 꺼낸 적 없는데 아빠가 꿈에 나왔다
꿈에서 가족들이 관심을 안줘서 비상구 계단으로 나와 천천히 1 층으로 내려 가고 있었는데
누군가 따라오는 느낌이었다
무서워서 가만 멈추고 귀 기울이니 내쪽으로 오는 발 소리 였다.
발 소리가 멈춰 떨리는 마음에 비상구 계단 구석에서 나와 입구를 보았더니 아빠가 있었다!
“여기서 뭐해” 라는 아빠 말에 아빠 얼굴을 보았는데 이마에서 피가 흐르고 계셨다.
정황과는 무관하게 뭔가 나에게 알려주고 싶어서 이런 모습으로 나오신걸까 싶었다
“그냥” 이라 대답하니 아빠가 그 두텁던 손으로 내 손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 비상구 계단 문을 막 열것 처럼 잡으셨다
느낌상 이 문을 열면 아빠가 사라질 것 같아
그때부터 문을 열지 말자고 떼를 쓰고 시간을 벌려고 했다
그럼에도 더이상 미룰 수 없어 아빠에게 잠깐만 잠깐만을 외치며 맨 시맨트 바닥에 큰 절을 하고 무릎을 꿇고 앉았다
아빠를 올려다보며 “미안해 평생 잘 못해서..” 하자
아빠가 일으켜 세웠다
신기한게 꿈을 꾸면서 꿈이라 인지하는 경우가 흔하지 않은데 아빠의 등장 만으로 꿈 임을 알게 된 것 같다.(아빤 더이상 안계신게 맞으니까)
근데 그 순간 평소에 아빠를 꿈이든 어디서 만난다면 꼭 빌고 사과 드리고 싶던 게 생각나 다짜고짜 무릎을 꿇었던 것 같다
말 없이 문을 열자 정말 다른 풍경이 펼쳐졌는데 마치 기차역 승강장 같은 곳 에서 서로 사람들이 껴안고 울며 이별을 준비하는 모양새였다
아빠가 또 사라지려나 보다
난 필사적으로 아빠 몸통에 매달리고 옷깃을 잡고 울면서 안돼 가지마!! 라고 소리쳤다
몇분 동안이나 지속 됐는데 느낌상 더이상 시간을 끌 수 없는 느낌이었다
좀 더 일찍 꿈에 나오지 꿈 다 끝나갈 때 나왔단 바보같은 원망도 잠시 해뵜다
“아빠 !! 가기 전에 우리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해봐!! 아빠!!! 우리에게 하고 싶던 말이나 아무거나”
그러자 아빠는
“고마워” 라고 답했고 그 대답 이후 아빠는 갔다
마음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꿈에서 마치 아빠를 가야하는 걸 내가 막을 수 없다는 걸 알았는데 우린 아직 못다한 말이 있는데 ..
고마워 라는 말 하나에 모든 걸 알 수 있을 듯 또 더 궁금해졌다
꿈이라는 게 내가 그리워 하는 이에 대한 생각이 많아 뇌에서 남은 잔상을 보여주는 것인지
진짜로 어떤 이들과 연결 될 수 있는 또 다른 세계로 의식이 연결 됐던 건지
별 꿈에 의미 부여와 근원지에 대해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뭐가 되었든 아빠에게 사죄하고 빌고 싶었다
그런 내 마음을 안 아빠가 기꺼이 날 용서하러 와주신 건지 아니면 이런 마음이 무거워 스스로 내가 나에게 아빠라는 꿈을 상상해 사과하는 자기위로였는 지 모르겠다
난 미안하다고 울었는데
아빠는 고맙댄다
아빠가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