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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용마 Jul 23. 2023

4년 만에 두 번째 퇴사를 했다.


2018년에 첫 회사를 2년 9개월 만에 나오고 올해 7월에 두 번째 회사를 4년 2개월 만에 나왔다.


회사를 다닐 때 '글 쓰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늘 여유가 없다 보니 퇴사하고 열심히 기록을 남긴다. 5년 전에 퇴사를 할 땐 브런치북 <스물아홉에 쓰는 퇴사일기>를 남겼다. (지금 다시 읽어봐도 재밌다)



생각을 남긴다는 건 참 재밌는 일이다. 그래서 두 번째 회사를 나온 2023년 7월에도 간단하게 생각을 남겨본다.



하나. 사람들을 만날 여유가 생겼다.

회사 다닐 땐 뭐가 그리 여유가 없었는지 늘 보는 사람들만 보고 언젠가 봐야지 했던 사람들은 안 보게 되더라. 한 가지 확실한 건 만날 시간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냥 마음의 여유가 없다. 직장 내에서도 밖에서도 뭔가 해야 한다는 마음 때문에 정말 필요한 사람들이 아니라면 시간을 내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 퇴사하고는 그동안 '언젠가 봐야지' 했던 사람들을 하나둘 만나고 있다. 오랜만에 만나니 그동안 쌓인 근황 푸는 것만으로도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


(혹시나 글을 읽는 분들 중에 저를 아는 분이라면 언제든지 편하게 연락 주세요. 지금이 가장 한가합니다 ㅎㅎ)



둘. 그동안 '~해야지' 했던 것들을 시도하고 있다.

하고 싶은 건 늘 많았다. 책도 내고 싶고, 유튜브도 하고 싶고, 블로그도 잘하고 싶고, 강의/모임도 꾸준히 하고 싶다. 그런데 사람 마음이라는 게 간사한 게 본업이 있으면 나머지 일들은 휴식시간과 경쟁해야 된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드문드문 이어가지만, 본업에서 일이 많아지거나 컨디션이 좋지 못하면 금세 중단된다. 


지금은 연습 삼아 계속 올려보고 있다. 올해 4월에 일본 여행을 갔을 때 영상을 열심히 찍었는데 막상 한국에 와서 편집해 보니 딱히 쓸 게 없더라. 애초에 한국에서 많이 찍고 편집도 하면서 감을 잡고 여행을 갔어야 했다. 


그러니까 여행 가서 영상 찍어오면 그때부터 유튜브 해야지, 글 좀 쓰고 나면 책 내야지 같은 건 애초에 달성될 수 없는 다짐이었다.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조건 없이 바로 해야 된다. 그래야 필요할 때 제대로 할 수 있다.


지금은 파이널컷도 배우고, OBS도 배우고 있고, 아임웹/워드프레스 등의 구조도 하나둘 파악하고 있다. 


아래는 요즘 열심히 올리고 있는 사이트와 채널들.


유튜브 <세모오네모>

워드프레스 <Paterson>

네이버 블로그

디지털정리력클럽


셋. 사업자를 냈다.

4년 넘게 스타트업에 일하면서 쇼핑몰이나 회사 구조에 대해 많이 배웠다고 생각했는데, 나와서 사업자 등록하고 사이트 만들고 PG 신청하고 나니 아직 한참 부족하더라. 많이 배운다고 잘 써먹는 게 아니라. 써먹으면서 필요한 걸 순간순간 배워야 한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는다.


현재는 간이 과세자지만 앞으로 일반 과세자가 되고, 개인 사업자에서 법인 사업자로 전환되면 더 많이 배우겠지. 한 스테이지에 오래 머무는 것보다 다음 스테이지로 가보는 것이 중요하다. 


넷. 앞으로 뭐 하지? 보다 오늘 하루에 집중.


지난번에 퇴사할 때는 '퇴사하면 시간을 내 마음대로 쓸 수 있겠다'라고 좋아했는데, 막상 나와보니 시간이 많다고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건 아니더라. 소속이 없다면 몇 시에 일어나지? 점심은 언제 먹지? 언제 퇴근하지? 언제 잠잘까? 모든 걸 내가 정해야 된다.


문제는 스스로 정한 건 스스로 잘 안 지킨다는 거. 이 중요성을 알기에 습관모임을 만들어 하루 루틴을 열심히 세팅 중이다. 하루 흐름이 안정적이면 남는 시간에 틈틈이 미래를 만들면 된다. 일단 운동, 플래너, 독서, 기록은 내가 어디에 있든 무조건 오래도록 가져야 하는 습관이기에, 현재는 루틴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다섯. 삶의 형태는 다양하다.

개발자였던 전 회사에서 나온 날, 처음 한 것은 평일 낮에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일이었다. 다들 회사에 있을 테니 극장에 사람이 없을 줄 알았다. 가보니 바글바글했다. 당황했다. '왜 이리 많아?' 


내가 직장인이니 사람들도 이 시간에는 모두 직장에 있겠다고 생각했다. 편협한 시야였다. 특히 2020년대 넘어가면서 삶의 형태는 전에 비해 훨씬 다양해졌다. 근무 형태도 대면 근무뿐만 아니라 선택적 대면 근무, 재택근무, 혼합 근무 이상으로 많고 풀타임, 파트타임, 프리랜서, 계약직, 자문, 회사계약 등 일하는 형태도 다양하다. 모든 사람이 직장에서 풀타임 대면근무만을 고집할 필요가 없어졌다.


열심히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원할 때 열심히 쉬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려면 시간을 내가 선택할 수 있어야 하고 평소에 시간을 잘 써야 된다. 앞으로는 그렇게 살아가지 않을까?


 



브런치에 한동안 뜸했습니다 :) 4년 넘게 다닌 스타트업 경험을 새로운 매거진으로 준비해서 돌아올게요.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한 번씩 살펴봐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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