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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용마 Sep 21. 2023

퇴사 후 약 2달이 지났다.


2달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퇴사한 지 모르는 사람도 있고, 퇴사 후에 뭐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도 많다. 7월에 퇴사하고 현재는 프리랜서 60% + 개인 사업 40% 비중으로 일하고 있다.   


내가 무슨 일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에겐 자세히 설명하지 않는다. 그래서 몇몇 친구들은 퇴사 후 그냥 놀고 있는 줄 안다. (백수라고 소개하면 더 이상 아무것도 묻지 않는다. 쟤 뭐 먹고살려고 하지? 걱정뿐)


어떻게 알았는지 퇴사 후 연락 오는 사람들이 많다. 시간도 많겠다. 한 번씩 만나 그동안 못 나눈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날 찾아주는 사람들은 언제나 반갑다.


몇몇 기업들과 다양한 형태로 일하고 있다. 프리랜서가 좋은 건 '일의 양'에 따라 페이를 맞출 수 있고 페이에 따라 '일의 양'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많이 일하면 많이 벌고 적게 일하면 적게 버는 걸 선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개인 사업은 사실 그동안 개인적으로 하던 강의, 모임, 컨설팅 등을 묶은 건데, 컨설팅을 제외하고는 주업이 되긴 어려울 것 같고 용돈 혹은 부업 수준의 형태로 꾸준히 가져가야 할 것 같다. 주변에서 일하자고 하는 사람도 늘고 있어서 지금보다 비중도 줄어들 것 같다.   


그동안은 직장인이어서 걱정하지 않던 세금을 크게 신경 쓰고 있다. 개인연금, 청년소장펀드, 청약, ISA 등 비과세/세액공제/소득공제되는 건 돈 있을 때마다 모두 때려 박는 중. 사실 내년에 세금이 많이 걱정된다.    

나름 합리적인 제안도 잘하고, 설득도 잘한다 생각했는데 여전히 내 가치에 맞는 조건을 제시하거나, 제시받는 건 어렵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 같다. 직장인일 때는 '너 연봉 OOOO야, 따를 거야 말 거야?'라는 회사의 질문에 예, 아니오 밖에 없었으니. 그런데 밖에서는 스타트업, 사업씬에 있으면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계속 공부해야 할 부분.


개발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이후에 책도 쓰고, 다음에는 기획자도 하고, 마케터도 하고, 전략기획도 하고, CSO도 하고, 그 외 주주관리도 하고, 인사담당도 하고, 데이터 관리도, 조직관리도 하면서 일하니 어느 순간 내 커리어가 어디로 향할까?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었는데 편협한 생각이었다. 그냥 내가 걸어온 길을 모두 엮어서 필요한 사람에게 팔면 되는 거였다. 다행히 요즘은 그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이 많아서 행복하다. (커리어가 이것저것 다 섞은 짬뽕 같아도 잘 버무리면 맛있는 짬뽕이 됩니다.)   


그래서 요즘은 지치지 않고 계속해서 알리는 게중요하다. 나는 잘 모르는데, '종종 WF 템플릿 잘 쓰고 있습니다', '글 잘 보고 있습니다' 같은 감사인사를 건네주시는 분들이 있다. 꾸준함에서 오는 회신이라고 본다. 조금 하다 멈추면 알아봐 주는 사람이 없다. 지지부진해도 꾸준히 지속하면서 알리다 보면 알아봐 주는 사람들이 생긴다. 정말 알리고 싶은 거라면 대놓고 알리고, 상대가 알아서 알아주길 원한다면 알아볼 수 있을 때까지 계속 노출되는 시간을 늘려야 할 거다.  


일의 형태가 다양해질수록 기록을 잘해야겠다고 느낀다. (레퍼런스 차원에서) A에게 B의 자료를 보여주고, B에게 A의 자료를 보여주고 C에게 B를 보여줘야 하는 일이 잦다. 한 회사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은 다른 회사의 정보가 귀하다. 그래서 나처럼 다양한 회사에 걸쳐 일하는 사람들이 한 번씩 보여줘도 큰 도움이 된다. (물론 개인정보, 기밀사항은 제외)   


업종이 달라도 필요한 기술은 비슷하다. 특히 비슷한 사람들로 고착화된 업종일수록 나처럼 다방면으로 일을 전개하는 사람을 신기해한다. (반대로 나는 한 분야에 오랜 시간 일하는 사람들 신기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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