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힘든 날.

by ruya


유난히 힘든 날이 있다.


몸도 마음도 지치고 힘들어서 그냥 다 놓고 잠들어 쉬고 싶은 그런 날.

평소엔 맑은 날은 반짝거려서 좋고, 비가 오는 날은 떨어지는 빗소리가 시원해 좋고, 구름이 잔뜩 낀 흐린 날은 차분한 느낌이 좋다고 생각하고는 한다.

하지만 힘든 날은 비슷한 날씨에도 너무나 다른 감정이 든다.

맑은 날은 햇빛이 따가운 것 같고, 비가 오는 날은 처량한 것 같고, 흐린 날은 우울한 것만 같은 느낌.


그런 날은 유독 세상이 날 힘들게 하는 것같이 느껴지곤 한다.

사람들은 날이 서서 날 찌르는 것 같고, 주변 환경은 날 답답하게 하는 것만 같다.

그저 집안으로 기어 들어가 이불에 파묻혀서 아무것도 보지 않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게 숨어버리고 싶어 진다.


몸도 마음도 지치고 힘들어서 나는 무너질 것만 같은데 시간은 너무도 잘 흘러가서 더 괴로운 날.

술에 취해 잠들고 싶어도 취한 채로 헤롱거리며 감정만 격해질 뿐 잠은 들지 못하는 날.

우울감에 질식해 죽을 것 같아서 펑펑 울고 소리 지르며 힘들다 악을 쓰고 싶은데, 소리 내어 실컷 울어 본 적이 너무 오래되어서 마음을 토해내는 방법을 잊어버린 채 멍하니 어둠에 잠식되어 버리는 날.

그렇게 절망을 끌어안은 채로 절벽 끝에 서있는 것 같은 위태로운 날.

누군가는 인생을 위해 웃고, 누군가는 살아가기 위해 울음을 참는 것 같아서 주변 누구에게도 너무 힘들다고 힘들어서 쓰러질 것 같다고, 아프다고 말할 수 없는 날.


그렇게 힘든 날들을 살아가고 버텨가며 하루하루를 쌓아가고 쌓아가며 흘려보내고 있다.


유난히 힘든 날이 있다.

언제나는 지나겠지 하며 버티는 힘든 나날들이.

이제는 좀 지나갔으면 하는 나날들이.

하루는 괜찮다가도 다음날이면 다시 힘이 들어 웃고 싶은 날이.

요즘은 내도록 유난히 힘든 날 뿐이어서 언제까지 버텨야 하는 걸까 싶은 나날들.


...... 힘들지 않은 날이 왔으면 좋겠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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