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지고 밤이 되면 어둠이 내려앉는다.
커튼을 치고 방에 불을 끄면 온통 어둠뿐이다.
어느 날엔가는 그 어둠이 너무 무서워 도로 불을 켜 방안을 환하게 밝혀야만 잠이 들고, 또 어느 날엔 그 어둠 속에 묻혀야만 안심이 될 때가 있다
실상은 빛의 밝기에 대한 문제가 아닌 내 기분, 마음에 대한 문제겠지만 그것을 안다고 해도 느낌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불을 켜고 밝을 때는 괜찮은데 불을 끄고 잠을 자기 위해 누웠을 때 작은 불빛들 조차 거슬릴 때가 있다.
무드등이나 향초 같은 은은한 빛은 그래도 좀 괜찮다.
하지만 충전기의 강렬한 붉은빛이라던가 전자기기들의 작지만 선명한 그런 빛들은 어두울수록 강렬해서 가리지 않으면 자꾸만 신경이 쓰이곤 한다.
불을 끄면 거울조차 들여다보지 않는 겁 많은 나로서는 그 작은 불빛들에 의해 결국 불을 켜고 자는 경우도 꽤 많다.
그럼에도 도저히 불을 켜고는 잠들고 싶지 않은 날들이 더러 있는데, 기분이 너무나도 다운되어서 힘이 들 때는 특히 그렇다.
그럴 때는 어쩔 수 없이 집안의 불빛을 끄기 시작한다.
끌 수 있는 빛은 끄고 도저히 끌 수 없는 빛들은 빛이 보이지 않게 덮어서 차단한다.
그렇게 빛을 없애고 나면 향이나 향초를 켜고 불을 끄고서야 눕는다.
바로 잠이 드는 건 아니다.
약간의 불면증이 있기에 눈을 감고 멍하니 누워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상상을 하다 보면 잠이 든다.
너무 힘든 날은 쉽사리 잠들지 못하는데, 약을 먹으면 다음날 유난히도 축 처지고 머리가 아파 먹지 않으려 하기에 그저 시간을 흘려보낼 수밖에 없다.
그렇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 보면, 어둠 속에서 한참을 울기도 한다.
그래도 그렇게 불을 끄고 잠이 드는 날은 끄지 않고 잠든 날보다 꽤 오래 잠이 든다.
그래서인지 가끔은 까맣고 까만 그 어둠이 포근하다고 느껴질 때도 있다.